MBC 드라마 대수술…출혈경쟁 벗어나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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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봄 개편 '월화드라마 잠정 중단' '주말특별기획 폐지' 방향 ..."방송사 소모적 경쟁 불필요"

▲ ⓒ MBC

[PD저널=이미나 기자] MBC가 월화드라마와 주말드라마를 없애고 경쟁력 있는 작품에 집중 투자하는 방향으로 드라마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MBC는 <어차피 두 번 사는 인생>의 방영이 끝나는 오는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월화드라마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토요일에 연속 방영되는 주말특별기획도 내년 2월 말까지만 방영된다. 기존 오후 10시대였던 편성 시간도 오후 9시대로 옮기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MBC는 내년 3월로 예정된 봄 개편을 앞두고 미니시리즈 두 편을 주축으로 드라마 슬롯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MBC 관계자는 "주말특별기획은 폐지로 가닥을 잡은 상태지만, 작품에 따라 탄력적으로 주중에 편성하거나 유연하게 편성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며 "월화드라마의 경우 제작을 재개할지 금토드라마로 변경할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MBC 드라마 편성 변화에는 드라마 시장에서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출혈경쟁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연간 제작·방영되는 드라마는 2016년 89편에서 2017년 109편, 2018년에는 약 130편으로 크게 늘었다. 드라마 수익성과 품질 악화 우려에도 방송사와 제작사들이 출혈을 감수하면서 드라마를 찍어내는 구조였다.   

MBC 또 다른 관계자는 "드라마 시장에서 경쟁이 과열되면서 각 사가 ‘치킨 게임’으로 치닫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소모적인 경쟁은 불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조직개편, 이번 드라마 편성 변화에 이어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 강화와 수익성 제고 등을 위한 전략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지난해 시작된 개혁 과제들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실행하거나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MBC는 지난 2월부터 드라마 역량 강화를 위한 내부 TF팀을 꾸려 논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MBC의 드라마 ‘새 판 짜기’는 젊은 시청자 잡기에 나선 MBC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달 봄 개편부터 MBC는 2049 시청자를 겨냥한 프로그램을 전진 배치하면서 채널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최승호 사장도 직접 사내게시판을 통해 "젊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며 "앞으로 우리는 2049 시청자들이 공감할 강력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관련 기사: 최승호 사장 "젊은 시청자 못 잡으면 MBC 미래 없어")

전통적으로 MBC는 월화드라마엔 사극이나 시대극 등 50부작 이상의 작품을, 수목드라마엔 트렌디한 미니시리즈를 각각 편성해 왔다. 짧은 호흡의 작품을 선호하는 최근의 시청 패턴도 이번 개편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MBC 관계자는 "무거운 내용에 '대작' 중심의 월화드라마는 수익성 면에서도 제고가 필요한 데다 시청자 유입도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정해진 슬롯을 채우기에 급급하기보단, 젊은 시청자의 변화된 시청 패턴에 맞춰 지상파 드라마도 변화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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