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 PD, 드라마 '주 68시간' 촬영 해봤더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용석 SBS PD "주 5일 촬영에 스태프들 생기 넘쳐"...'제작비 증가' '드라마 다양성 축소' 우려도

▲ SBS 드라마 <해치>를 연출했던 이용석 SBS PD ⓒ이용석PD개인SNS

[PD저널=김혜인 기자] 오는 7월부터 지상파 방송사에도 '주 52시간 근무'가 적용되는 가운데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해치> PD가 '주 68시간 근무'를 지켜 드라마를 촬영한 소감을 밝혔다.

이용석 SBS PD는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지난달 30일 24부작(48회)으로 종영한 <해치>를 일주일 중 4일은 아침 8시에 촬영을 시작해 밤 11시에 마치고, 하루는 8시간 촬영하는 형태로 주 68시간을 맞췄다고 적었다. 

방송사 내부에서도 '초장근로' 환경으로 손꼽히는 드라마 현장에서 '주 68시간' 촬영은 아직도 남의 이야기다. 26년차 PD인 그는 근로시간 단축의 취지와 박정훈 SBS 사장의 주문에 '주 68시간'을 현장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 PD는 '8시간 휴게시간 보장', '촬영 지연될 경우 사전 양해'도 스태프들에게 약속했다. 

이 PD는 "체력을 극한까지 써가면서 졸음과 싸우면서 일하지 않는 경험은 처음이었다"며 "촬영 현장 여기저기에서 졸고 있는 스태프가 없어 현장에 생기가 넘쳤다"고 전했다. 

촬영 시간이 줄어들면서 촬영 일수는 증가했다. 

이 PD는 “통상 24부작은 150일 정도로 촬영 일수를 예상한다. 사극은 지방 촬영이 많고 촬영 준비에 시간이 많이 들어 촬영 일수가 더 나오는 게 당연하다”라며 “<해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면서 20일을 늘린 170일 일정으로 예산을 수립했다”라고 했다.

'주 68시간 촬영'으로 제작 현장의 긍정적인 변화를 체험했지만 과제도 산적하다. 

그는 “결론적으로 연출자로서 이런 환경에서 일하는 것이 좋았다”면서도 “경력 26년이 넘어가는 숙련된 연출이고 비교적 촬영 속도가 빠른 편인데도 근무 시간을 겨우 지켰는데 대한민국 드라마 대부분의 연출자나 제작진은 맞추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촉박한 드라마 촬영 시간 문제와 함께 제작비 부담 문제도 나선다. 

이 PD는 "촬영 일수가 늘어나면 제작비도 추가로 들어가는데 (지상파의 경우) 드라마의 수익성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며 "<해치>도 방송사의 입장에서는 수십억의 적자를 봤다”고 털어놨다. 

이용석 PD는 <PD저널>에 “방송사가 근무시간 준수를 위해 제작비를 늘리면서까지 드라마를 제작하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지금처럼 예능이 늘어나거나 돈이 덜 드는 드라마만 제작해 장르의 다양성이 훼손될 우려도 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