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쥐락펴락하는 백종원, 인기 언제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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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에 이어 tvN '고교 급식왕' JTBC '양식의 양식' 출연 예정... 프로그램 차별화 관건

[PD저널=김혜인 기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하는 출연자들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한마디에 희비가 엇갈린다. 백종원 대표에게 호평을 받은 출연자의 가게는 금세 인파가 몰리고, 분노를 유발하는 출연자에게는 거센 비난이 쏟아진다.

방송가에서 백종원 대표의 영향력은 그의 본업인 요식업에 버금간다. 현재 백 대표는 유재석, 강호동 등 내노라하는 스타급 연예인을 제치고 제작진이 선호하는 진행자로 꼽히고 있다. 프로그램 기획단계부터 제작 과정을 꼼꼼히 챙겨 '백종원 CP' '백종원 메인작가'라는 수식어도 따라다닌다.   

백종원 대표는 수요 예능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 이어 내달 tvN<고교 급식왕>, 오는 10월 JTBC <양식의 양식>에서도 얼굴을 비출 예정이다. 

2015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으로 방송 활동을 시작한 백 대표는 두달 이상 공백기를 넘기지 않고 꾸준하게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요리와 요식업 분야에서 확실한 콘텐츠를 보유한 데다 트랜드와 여론을 읽는 감각까지 갖춘 점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시즌2를 준비 중인 박희연 PD는 백 대표에 대해 “요리뿐만 아니라 식재료 등 음식에 관해서라면 독보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다”며 "단순히 아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청자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재밌게 표현하는 능력도 뛰어나다"라고 말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백종원이 요리 연구가로서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모습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다 보니 시청자들의 호감이 커지고 프로그램 섭외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1월부터 5월 12일까지 온라인에서 방송 프로그램과 함께 언급된 출연자를 조사한 결과 백종원 대표는 박보검, 김남길 등의 배우를 누르고 남자 출연자 가운데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2018년부터 출연중인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25일까지 총 2회 방송된 파일럿 프로인 SBS <백종원의 미스터리 키친>, 오는 6월 방송 예정인 tvN <고교 급식왕>

브랜드가 된 '백종원 예능'의 고공행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백종원 대표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다른 프로그램과 다르게 백 대표 의존도가 특히 높은 편이다.

SBS는 <골목식당>뿐만 아니라 <백종원의 3대천왕>, 최근 <백종원의 미스터리 키친>까지 백 대표의 이름을 내세운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tvN도 백 대표가 요리 레시피를 전수하는 <집밥 백선생>을 시즌3까지 제작했다.   

백 대표는 자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제작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SBS가 2부작 파일럿으로 내보낸 <미스터리 키친>도 <골목식당> 제작진과 식사를 하다가 나온 아이디어가 제작까지 이어진 사례다. 

<미스터리 키친>을 연출한 이관원 PD는 “(백 대표가) 평소에 제작진과 가깝게 지내기 때문에 대화에서 기획이 시작된 것"이라며 "제작진만큼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을 하는 진행자라서 도움을 많이 받는다”라고 말했다.

백 대표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만큼 위험 부담과 차별화에 대한 압박도 크다.

백 대표가 자의 혹은 타의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경우 프로그램까지 위기 상황을 맞게 된다. 시청자의 충성도가 높고 영향력이 큰 출연자들이 하차할 때마다 프로그램이 존폐 논란에 휩싸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또 백 대표를 내세운 프로그램이 계속 나오면서 차별화 여부가 성패를 가르는 기준으로 떠오른다. 백 대표도 선보인 '먹방'과 '쿡방'은 한때 방송가에 넘쳐나는 콘텐츠였지만 이제는 시들해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백종원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는 다양한데, 시청자들이 식상하게 느끼는 이유는 비슷한 포맷이 반복되기 때문"이라며 "같은 출연자가 나오는데 차별성도 없고 새롭지 않으면 시청자는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은 건 시청자에게 유용한 요리 정보와 비즈니스 마인드, 인간적인 매력이 통했기 때문인데, 너무 많은 프로그램이 쏟아지다보니 시청자들도 싫증을 느낄 수 있다"며 "방송사 차원에서는 자기만의 콘텐츠를 가진 전문가 예능인을 발굴하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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