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통신재벌' 인수합병에 공동행동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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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등 166개 단체, 과기정통부 장관 면담 요구..."공청회 열고 이해당사자 의견 수렴 해야"

▲ 30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방송통신 공공성 강화와 나쁜 인수합병 반대 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최근 유료방송 시장에서 통신사 주도의 인수합병 시도가 본격화한 가운데 166개 언론‧시민사회단체가 "통신재벌만 배불리는 나쁜 인수합병엔 반대한다"며 공동행동에 나섰다.

'방송통신 공공성 강화와 나쁜 인수합병 반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30일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 면담을 공식 요청했다.

30일 공동행동은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방송통신의 공적 책무, 지역성‧다양성‧공익성과 지역일자리 보장이 없는 '나쁜 인수합병'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방송통신 공공성을 공론화하고 나쁜 인수합병을 저지하기 위한 활동에 우선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정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위한 심사에 돌입한 가운데 SK브로드밴드도 티브로드 인수합병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는 등 최근 유료방송 시장은 통신사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그동안 제도에 가로막혀 인수합병에 뛰어들지 못했던 KT도 정부가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 유지 기조를 보이면서 딜라이브 인수합병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민사회는 이 같은 유료방송 시장 재편이 방송의 공적 책무를 고려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공공성과 공익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8일에도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희망연대노동조합 등 153개 시민단체는 통신사 주도의 '땅따먹기' 식 인수합병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과기정통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LG유플러스-CJ헬로 인수, 공공성‧다양성 확보해야")

이 같은 우려에도 최근 과기정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유료방송 규제개선 방안'을 보면 정부는 공정성 확보보다는 규제 완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30일 기자회견에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과기정통부가 역할을 방기하고 시장 논리에 편승했기 때문에 국민의 통신이용 공공성 문제는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며 "(LG유플러스-CJ헬로 인수합병) 심사를 일단 중단하고,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합의된 기준에 따라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지호 전국언론노동조합 KT스카이라이프 지부장도 "(통신사 주도의) 인수합병에서 얻는 것은 통신사업자들의 돈, 잃는 것은 지역주민의 목소리, 사라지는 것은 정부의 역할과 시청자 주권"이라며 "정부가 뒷짐을 지고, 시장과 사업자 편만 든다면 정부는 왜 필요하고 세금은 왜 내야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방송의 공적 책무에 대한 고려 없이 지금과 같은 인수합병이 진행될 경우, 지역성과 다양성 등 방송의 중요한 가치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는 다시 한 번 제기됐다.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플랫폼 사업자 주도로 콘텐츠가 유통된다면 진짜 국민이 원하는 것, 알아야 할 것이 아니라 '돈이 되는' 콘텐츠만 유통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현재 인수 신청 기업이 제출한 계획보다 강한 차원의 책무와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지역케이블의 공적 기능 강화는 물론이고 노동자를 추가 고용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등의 의무를 (인수 조건으로) 부과할 필요가 있다"며 "통신3사의 재무구조를 고려하면 이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며, (공공성 강화 요구는) 최소한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공동행동은 국회 토론회와 캠페인 등을 통해 방송통신 공공성에 대한 논의를 펼쳐 간다는 방침이다. 공동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밀실 심사가 아닌 공론화된 자리에서 이해 당사자 간에 다양한 의견이 수렴될 수 있도록 공청회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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