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 기획 : 방송사 사장 연속 대담(3)-SBS 송도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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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 기획 : 방송사 사장 연속 대담(3)-SBS 송도균 사장
“수익성 좇는 것 부정적으로만 봐선 안돼”
  • 이서라 기자
  • 승인 2004.02.04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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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PD연합회 이강택회장·안주식 편집주간PD연합회는 의 신년특집기획인 방송사 사장 연속 대담 세 번째 순서로 SBS 송도균 사장을 만났다. 송 사장은 “문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외주전문채널에 대해 반대한다”며 외주정책에 대한 지론으로 말문을 연 뒤 “지금은 외주비율로 규제할 때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외주시장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자연스럽게 둬야 한다”고 말했다. 대담은 지난달 27일 SBS 여의도사옥에서 이뤄졌다.- 최근 목동 신사옥 이전을 계기로 ‘제2의 창사’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계신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요?“창사 초기엔 벽돌창고를 빌려서 드라마 제작을 하기도 했고, 농구 연습장으로 지은 공간을 스튜디오로 개조해 쓰기도 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프로그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야간작업을 하는 등 지난 13년간 정상적인 작업환경이 아니었지요. 하지만 이번에 목동에 스튜디오가 7개 더 만들어지면서 총 14개가 됩니다. 이정도 규모면 현재의 편성시간은 물론이고 낮방송하기에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13년동안 실력과 조직력을 쌓았고 스튜디오까지 갖췄으니 이제부터 하고싶었던 일을 해보자 하는 의미에서 ‘제2창사’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조직력과 시설 갖춰 ‘제2창사’ 개막 - 프로그램 운영은 어떤식으로 하고 계십니까?“제작에 간섭하지 않고 사후평가를 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대해 잘 모릅니다. <왕의 여자>가 <대장금>에게 (시청률에서)뒤지고 있다는 것과 <천국의 계단>이 잘 나가고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에 간섭을 하는 게 도움이 안될것이라 생각해 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율적인 시스템은 좋지만 상업방송이다보니 시청률 경쟁이나 상업주의 등에 포섭되는 측면이 있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공익성 측면에서는 아무래도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지 않겠습니까?“시청률 경쟁을 말씀하셨는데,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아무도 안봐주면 소용없지 않습니까? 시청자가 좋아하는 게 모두 선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최근 <환경의 역습>은 20%이상의 시청률이 나왔습니다. 유익하다고 여겨지는 프로그램은 시청률도 높지요. 폭력성이나 선정성을 통한 시청률이 아니라면 시청률은 시청자의 요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역시 어려운 화두는 ‘공익’입니다. 이 사회가 규범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공익의 개념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TV에 기대하는 뉴스, 정보, 생활의 지혜 등을 공중파 방송의 윤리적 틀속에서 PD들의 창의력에 의해 자유롭게 표현된 게 공익이라 생각합니다.”- 연예정보프로그램에 대해 타인의 삶을 관찰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하셨는데요, 한편으론 취재경쟁이 일면서 연예인 인권침해라는 상황까지 오게됐습니다. 여기에 SBS가 일조했다는 비판도 있지 않습니까?“물론 방송사가 하나만 있다면 BBC처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것이 시청자가 원하는 역할을 다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겁니다. 일본을 예로 들면 시청자들은 NHK의 역할뿐 아니라 후지TV나 NTV의 역할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충족시켜주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고, 그게 옳은 방향인지를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시청자들의 오락프로그램에 대한 욕구가 있는 한 윤리코드가 분명한 공중파방송이 충족시켜주는 게 시청자복지를 위해 옳지 않겠습니까?”- 상업방송의 긍정적 역할이 있겠지만 한편으론 지나친 상업성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그런 차원에서 노조에서 노사공동의 편성위원회 설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기본적으로 취지에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편성위원회의 맹점이 권한과 책임의 한계를 뭉그러뜨린다는 겁니다. 편성표에 따라 연간예산이 나오고 인원과 조직이 결정되는 등 편성표는 회사 그 자체이기 때문에, 보도 편성 등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는 모두 공방위에서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공방위 결정 사항 반드시 시행- 현업에서 일하는 제작진이 구체적인 문제를 적시에 해결하도록 하는 장치로서 편성위원회를 얘기하고 있는데요.편성위원회라는 명칭이 주는 오해의 소지도 있습니다. 2년에 한번씩 경영성적을 평가받아야 하는데, 편성표가 그 자료가 됩니다. 하지만 노조가 그 책임을 공유할 순 없을 겁니다. 노조에 회사의 경영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이죠. 공방위에서 결정된 사항은 반드시 시행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최근 6년간 부분개편에서 6개월 미만의 조기종영률이 50%를 넘고 있는데요.“꼭 나쁜 거라고 보진 않습니다. 장기 프로그램은 스테이션 이미지나 브랜드 가치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경우 방송을 장기간 했는데, 오래하는 것은 회사로서도 이익입니다. 제작비는 덜 들고 브랜드가치는 높아지며 시청률 측면에서도 긍정적이기 때문이지요. 50%에 이르는 프로그램을 6개월이내에 조기종영했다는 것은 회사로서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는 의미입니다. 방송 6개월이면 충분한 프로그램이 있고, 어떤 프로그램은 내부 구성원들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가운데 담당PD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신뢰도 하위점은 역사 반영- 시청률이 안나온다 싶으면 폐지하는 경향이어서, 좀 더 지켜봐주면 자리를 잡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단기적 수익성의 매몰 아니냐, 프로그램을 몰가치적으로 보는게 아니냐 하는 지적 같습니다. “아무려면 방송사 사장이 그렇게 하겠습니까? 다만, 수익성을 좇는 것에 대해 ‘부도덕한 것’, ‘부정적인 것’만으로 여기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열심히 경영하고 이익 남기는 것은 시청자들을 위한 사장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그해 손익분기점 0원을 만들어 작은 스튜디오 그대로 가자고 하는 게 시청자를 위한 건 아니지요. 비용 절약하는 게 힘들었지만 우리 사옥을 지었으니 사원들이 자부심과 희망을 갖고 좋은 작품을 만들지 않겠습니까?”- 지난해 초 SBS 노조에서 실시한 설문에서 타사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면 ‘옮기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90%에 육박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유를 어떻게 보십니까?“개국 당시 다양한 방송사 출신 인력으로 조직을 구성했습니다. MBC의 경우 공채 8기까지 정년퇴임하고 있는데, 그런 회사의 내부 단결력과 SBS를 비교하는 건 무리라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은 화학적 결합이 거의 다 됐고 공채를 선발한 지 12년 되기 때문에 이번 신사옥 이전을 계기로 힘들었던 문제들을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각 매체에서 실시하는 신뢰도 조사에서 SBS는 매번 하위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이해는 하지만 억울하기도 합니다. 신뢰도란 게 상당한 역사가 필요한데 동아일보나 KBS같이 오랜 세월동안 쌓아온 스테이션 이미지와 13년된 방송사의 신뢰도가 같아지길 바란다는 건 무리입니다. 또 개국 초기 취약한 분야가 보도였는데, SBS의 영향력이나 신뢰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봅니다. 항의성으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영향력’이라 했을 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물도 꼽히더군요. 그런 여론조사는 믿을만하지 못하죠.”- SBS는 소수정예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기획시간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합니다.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여유인력이 없고 ‘전투사단’만 있으니 피곤할 겁니다. 하지만 작가, VJ 등 필요인력을 자체적으로 뽑아 자생을 하더군요. 요즘은 원고를 전부 작가에게 맡기고 있어, PD는 프로그램의 경영자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회사는 회사대로 비용이 많이 들어 ‘과연 옳은가’ 문제제기 했더니 ‘인원을 50% 늘려달라’고 요구하더군요. - 지난해 부산방송과의 지분문제에서 보듯 지역민방 입장에서는 SBS가 지역민방을 계열사화하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지역민방과 우리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를 받아 방송하는 것으로 설정됐습니다. 경영간섭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단, 뉴스를 20분으로 받도록 균형있게 편집하는데 한 지역에서 10분만 받겠다고 해서 받지 말라고 했던 것과 SBS 프로그램에 로고표기를 하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지역민방의 경영권은 침해할 수가 없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프로그램을 주지 않는 것밖에 없습니다.”- 개혁적인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지 1년이 돼 갑니다.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이사회에서 발언도 많이 하시고, 이사회로는 부족하다 싶어 사장이 사외이사들과 매달 시간을 갖고 의견을 듣습니다. 그분들이 요구하는 것을 100% 신속하게 프로그램에 반영하는 것은 미흡했지만, 워낙 옳은 말씀들을 하시니 토론프로그램 신설 등 내부에서 실현된 것도 많습니다. 4년 정도 지나면 업적이 SBS역사에 상당한 족적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종합적으로 방송산업 이해해야- 디지털 시대를 맞아 컨텐츠 등 회사 경영측면에서 여러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디지털화로 제작 원가가 높아지지만 그만큼 매출이 올라가는게 아니기 때문에 결국 방송사의 수지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디지털로 가면서 수익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는 T 커머스, 유료화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중파 방송사의 유료방송 도입을 부도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익모델을 창출하는데 있어 어려운 부분인데, 이젠 종합적으로 보고 방송산업을 이해해 줄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DTV에 대해선 어떤 입장을 갖고 계십니까?“SBS는 디지털투자가 완료됐고 전환도 끝난 상태입니다. SBS의 목소리가 안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SBS는 논쟁에서 한발짝 빠져있기 때문일 겁니다.”- 2004년 신년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언론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것입니다. 사실 그간 역량이 못미쳤는데 많은 시청자들이 SBS에 대해 이제는 언론기관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고 스스로 우리 존립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한편 인터뷰 이틀 뒤 있은 인사에서 윤석민 SBSi 대표이사가 경영위원으로 영입된 데 대한 의견을 추가로 질문했지만, 송사장은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 외에 개인적으로 답변하기엔 곤란하다”는 뜻을 전해왔다.정리=이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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