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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과 프로듀서?

|contsmark0|프로듀서연합회보는 이번호부터 pd가 쓰는 대중음악칼럼을 신설합니다. 이 칼럼을 맡아 쓰게 될 필자는 kbs-2fm에서 좥윤상의 0시의 스튜디오좦 를 제작하는 김우석 pd입니다. 김우석 pd는 91년 kbs에 입사해 좥fm인기가요좦, 좥fm매거진좦, 좥세계의 유행음악좦, 좥팝스다이얼좦, 좥손범수의 팝스팝스좦, 좥조규찬의 팝스팝스좦 를 연출한 바 있습니다. pd가 쓰는 대중음악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편집자주>
|contsmark1|대중가요가 우리나라 문화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강력하다. 일단 문학, 고전음악, 미술 등 상대적으로 향위층이 얇은 양식들과는 달리 그 수용자층이 거의 전 국민에 육박한다. 물론 대중의 하위문화를 형성하는 양식 중에는 영화를 비롯한 영상 매체가 더욱 강력하리라는 추측도 가능하지만, 수용자가 영상 매체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수용의지가 다분히 필요하다. 즉 영상이라는 형태의 표현물은 대중이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선택적으로 수용할 수 있지만, 음향 매체는 수용자의 열려 있는 귀에 무조건적인 전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중의 입장에서는 듣기 싫어도 그저 들려오는 이유로(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억지로 듣게 되는 경우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리고 현재의 거의 모든 대중 매체가 시·청각을 동시에 지원하기 때문에 시각적 자극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수용자도 청각적 자극을 피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이렇듯 수용자의 의지와 상관 없이 우리이 귀를 쉴 새 없이 두들겨 대는 음향들의 대부분은 바로 대중음악이다. 더구나 명확한 문법구조를 가진 자연언어와는 달리 논리적 사고를 전혀 요구하지 않는 음악의 전달 및 이해의 방식은 무의식 속에서 삶의 스타일을 지배할 정도의 힘을 가진다. 굳이 음악·쇼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tv와 라디오를 통해서 수많은 음악들이 흘러나오며, 길을 걸어 가거나 백화점에서 쇼핑을 할 때도, 대중교통 수단 안에서, 우리나라 국민 중의 그 어떤 사람도 이 무서운 음악의 융단폭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쯤되면 대중음악은 사람들의 의식과 무의식 속에 대단히 강압적인 지배력을 행사한다고 말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백마디 웅변보다도 한 소절의 음악이 더 무서울 수가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대중음악이라는 것은 놀이의 수단이기도 하고, 하위문화의 강력하고도 상징적인 표제이기도 하며, 또한 대단히 잘 팔리는 상품이기도 하다. 이렇듯 상당히 다양한 효용을 지닌 음악이라는 상품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대부분의 물건들과 마찬가지로 나름대로의 유통구조를 갖고 있는데, 그것이 다분히 테크놀로지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에 차이점이 있다. 즉, 대중음악은 원시적인 유통구조를 가진 구체적 상품과는 달리 매개자(media)에 대한 의존도가 현저하게 높다는 것이다. 구체적 상품을 만드는 제작자가 매개체를 이용하는 방법은 돈을 내고 광고를 사는 방법밖에 없지만, 대중음악은 항상 매개자 본연의 중심에 위치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이다.그렇다면 대중음악의 전달과 유통을 담당하는 구성요소는 대략적으로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음악을 만들어내는 가수, 연주자, 제작자가 생산자에 해당될 것이고, 음악을 듣고, 구입하는 수용자가 있다. 그리고 음악의 유통에서 가장 중요한 매개자가 등장하는데, 주로 홍보(marketing)와 판매(sales)의 기능을 수행하는 매개자들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음반 도매상, 동네 레코드 가게, 영화관, 음악 카페, 시장의 옷가게, 패스트푸드 음식점, 심지어는 버스 기사 아저씨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매개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 어떤 매개자도 대중매체(mass midea)의 영향력에 필적하지 못한다. 신문, 잡지를 비롯한 인쇄매체와 공중파와 유선을 포함한 방송매체는 월등한 전달력으로 대중음악 유통의 일익을 담당하는데, 그 으뜸은 역시 공중파 방송이다. 공중파 방송은 단위 프로그램으로 나뉘어지고, 그 프로그램들을 책임지고 만드는 당사자들은 바로 우리 프로듀서들이다. 레코드 가게 주인처럼 돈받고 물건을 팔지만 않다 뿐이지, 부지불식간에 우리는 대중음악을 다루는 거간의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자,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다면, 이건 절대로 웃을 일이 아니다. 이미 프로듀서는 대중음악이라는 거대한 바퀴(circle)에서 국외자일 수가 없다. 게다가 대중음악은 우리가 그토록 받들고 봉사하려는 국민에게 막강한 영햐력을 행사할 수도 있는 물건이기 때문에 절대로 함부로 다루어서도 안된다. 나아가서 만약 대중음악이 순기능보다 역기능을 더욱 크게 발휘하고 있다면, 그 생산자와 수용자의 기호가 기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면, 그리고 대중음악에 관한 전반적인 상황이 그것의 발전보다는 퇴화에 가깝게 진행되고 있다면, 우리 프로듀서들은 그것에 대해 적어도 33% 이상의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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