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이합집산…2강 구도 재편되나
상태바
'토종 OTT' 이합집산…2강 구도 재편되나
'웨이브' 이어 JTBC-CJ ENM, 내년 초 통합OTT 론칭 목표로 합작법인 설립 추진
"글로벌 시장 환경에 따른 전략적 선택"...통신사 연합 가능성에 촉각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9.09.17 13: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CJ ENM, JTBC
ⓒ CJ ENM, JTBC

[PD저널=이미나 기자]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통합 OTT '웨이브'가 18일 출범하는 데 이어 JTBC와 CJ ENM도 합작법인을 세우고 OTT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국내 OTT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글로벌 OTT 사업자에 맞서 지상파와 대표적인 비지상파 사업자가 2강 체제를 구축하면서 국내 OTT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JTBC와 CJ ENM은 17일 합작법인 출범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통합OTT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CJ ENM이 운영하고 있는 OTT '티빙'을 기반으로 한 합작법인의 OTT는 내년 초께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합작법인의 1주주는 CJ ENM, 2주주는 JTBC다. 양사는 양해각서 체결 이후 구체적인 합작법인 조직 구성이나 자본 규모, 지분 구성 등에 대해서도 협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JTBC와 CJ ENM의 연합은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그동안 국내 OTT 서비스에 콘텐츠만 공급해왔던 JTBC는 디즈니, AT&T 등이 자체 OTT 서비스 확보에 나서는 흐름에 발맞춰 CJ ENM와 손을 잡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자체 플랫폼을 갖고 있으면 콘텐츠 이용자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콘텐츠 기획이나 유통에 여러모로 유리할 것이라는 계산도 작용됐다.  

앞서 지난해 7월 열린 '글로벌 OTT 사업자 비즈니스 전략 및 국내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임석봉 JTBC 정책팀장은 "단기적으로 넷플릭스와 같은 OTT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에겐 단비 같은 존재지만, 중장기적으로도 그런지는 고민"이라며 "넷플릭스를 통하지 않고 직접 콘텐츠를 갖고 해외로 나가면 더 많은 시청자에게 공급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CJ ENM와 JTBC가 국내 대형 제작사로 손꼽히는 스튜디오드래곤과 제이콘텐트리를 각각 거느리고 있는 만큼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처럼 대형 작품을 자체제작하고 통합OTT를 통해 서비스할 가능성도 크다. 양사 역시 합작법인 설립의 의미를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 확보' 등에 뒀다.

해외 OTT 사업자에  맞설 이른바 '토종 OTT'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국내 사업자간 합종연횡을 위한 움직임은 물밑에서 이어져왔다. 지상파 내부에서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평가하는 지상파 3사와 통신사인 SK텔레콤의 '웨이브' 또한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해외 OTT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동력이 됐다. 

글로벌 OTT 사업자들을 향한 국내 사업자들의 위기감이 한동안 잠잠했던 국내 OTT 시장의 주도권 싸움에 불을 당긴 것이다.  

국내 최대 OTT라는 규모를 앞세웠던 '웨이브'는 CJ ENM과 JTBC의 합작 OTT 소식이 달가울 리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에 가까운 콘텐츠를 제작하는 JTBC와 자체제작 능력을 갖춘 CJ ENM의 결합인 만큼 '웨이브' 입장에서도 경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노선을 걸었던 CJ ENM과 달리 넷플릭스 등 다양한 OTT에 콘텐츠를 공급했던 JTBC는 당분간 정책의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자체 OTT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타 OTT엔 배타적 입장을 취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SK텔레콤과 합작 법인을 세운 지상파 3사처럼 JTBC와 CJ ENM이 KT나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와 손잡을지도 관건이다. 올 초 CJ ENM은 KT-LG유플러스와 연합체 구성을 논의했다가 없던 일로 한 바 있다. JTBC와 CJ ENM이 17일 합작법인 설립을 알리면서 "추가 제휴 등 다양한 방식"을 언급한 만큼 불씨는 살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CJ ENM과 JTBC 간 연합 역시 한 차례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급물살을 탄 점을 감안하면 향후 환경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통신사와의 연합) 가능성은 살아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성동규 한국OTT포럼 회장(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지금까지 콘텐츠 투자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사업자 중 한 곳인 CJ ENM이 JTBC와 손잡고 OTT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웨이브'로서도 적극적으로 콘텐츠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동인이 생겨난 것으로 본다"며 "경쟁 구도가 지속되면 미국 시장과 같이 국내 OTT 사업자간 단계적 제휴, 합병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