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보도 참사 책임자' 이진숙, 한국당 '언론계 인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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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자유한국당 외부인재 영입식 참석...한국당, '여성 대표 언론인' '종군기자' 경력 강조
'언론장악 부역자' 평가도..."종군기자 이진숙은 사라진지 오래"

31일 제1차 자유한국당 영입인재 환영식에 참석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사진 맨 오른쪽) ⓒ 뉴시스
31일 제1차 자유한국당 영입인재 환영식에 참석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사진 맨 오른쪽) ⓒ 뉴시스

[PD저널=이미나 기자]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대비해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포함한 외부 인사 8명을 영입했다.

자유한국당은 "대한민국 대표 여성 언론인"이라 추어올렸지만, 세월호 보도 참사의 주역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이진숙 전 사장을 놓고 자유한국당 일각에서도 '쇄신정치와는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1일 자유한국당은 이진숙 전 사장의 영입을 발표하며 그의 종군기자 경력을 부각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자유한국당 영입 환영식에서도 자유한국당은 이 전 사장을 "전쟁 현장 속에서 보도 열정을 불태운 대한민국 대표 여성 언론인"이라고 소개했다. 황교안 대표도 "진실을 취재하기 위해 전쟁터 한가운데 들어가서 취재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했다. 

여기에 이진숙 전 사장은 "상식이 살아있는 사회를 위해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열심히 하겠다. 자유한국당이 잘 되는 것이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드리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 전 사장을 따라다니는 '꼬리표'는 만만치 않다. 2010년 이후 이진숙 전 사장은 당시 경영진의 입장을 대변하는 '입'으로 활약하면서 '부역자'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이 전 사장은 2017년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발표한 '공영방송을 망친 언론장악 부역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당시 이 전 사장을 발탁한 김재철 전 MBC 사장은 현재 황교안 대표의 언론‧홍보 특보로 활동하고 있다.

2012년 파업 중 MBC 사측이 구성원들의 동의 없이 컴퓨터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 집행부의 사적 정보 등을 불법으로 열람했다는 의혹도 빼놓을 수 없다. MBC본부는 이진숙 전 사장을 포함한 당시 경영진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법원은 이들이 MBC본부에 1500만 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또한 2012년 대선 직전 정수장학회를 찾아 MBC 지분 매각을 논의한 사실이 <한겨레> 보도로 알려지면서, 이 전 사장이 MBC 민영화를 실행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2015년 대전MBC 사장으로 임명된 이후에도 이 전 사장이 지역과 상관없는 중동 관련 뉴스 보도를 지시하거나, 부당징계·부당전보를 자행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최승호 MBC 사장 취임 이후인 지난해 1월 이 전 사장은 자신에 대한 해임 절차가 시작되기 직전 돌연 사임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MBC가 '전원 구조' 오보를 냈을 때 보도본부장을 맡았던 이력도 논란거리다. 2016년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는 그를 전원 구조 오보 및 유가족 폄훼 보도의 책임자로 지목했으나, 그는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여러 논란이 뒤따랐던 이진숙 전 사장의 정치 입문에 언론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대전MBC 노조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이 이진숙 전 사장을 아직도 종군기자로 포장하고 있지만, 종군기자 이진숙은 사라진지 오래고 출세를 위해 동료를 배신한 변절자 이진숙만 있을 뿐”이라며 "자유한국당의 이진숙 전 사장 영입은 민심과는 동떨어진 완벽한 실패작"이라고 평가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 언론자유를 짓밟은 장본인들이 속속 정치를 하겠다며 자유한국당으로 향하고 있다. 이러다가 자유한국당이 언론장악 적폐들의 집합소로 전락할까 우려된다"며 "이런 자들을 두고 '언론계 인재'로 추켜세우는 자유한국당이야 말할 것도 없고, 정당의 호출에 쪼르르 달려가는 모습은 차마 두 눈 뜨고 지켜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이번 외부인재 영입이 '쇄신 인사'와는 거리가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신상진 자유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31일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같은 경우는 보는 시각에 따라 평가가 좀 다를 수는 있으리라 생각한다"면서도 "굳이 많은 인물 속에서 이렇게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인물을 굳이 첫 인재영입 명단에 넣었어야 하는가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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