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특위 다큐' 제작 중단 논란 EBS 부사장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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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중 사장, EBS 내부 갈등 해소 안팎 요구에 결단한 듯
노조 "EBS 방송 공정성 논란 해소...논란 되풀이 말아야"

ⓒ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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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미나 기자] 박치형 EBS 부사장이 31일자로 해임됐다. EBS는 31일 오후 사내게시판을 통해 박 부사장의 해임을 공지했다.

그동안 EBS는 박 부사장의 거취를 놓고 내홍을 거듭해 왔다. 박 부사장이 2013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이하 반민특위)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김진혁 전 EBS PD가 해당 프로그램과 무관한 부서로 인사 조치됐을 당시, 방송제작본부장을 맡고 있었던 게 논란의 시초였다.

김진혁 전 EBS PD를 비롯해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이하 EBS지부) 등은 박 부사장이 반민특위 다큐멘터리 제작중단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치형 부사장은 "부사장 임명 이후 줄곧 노동조합의 '반민특위 제작중단 책임자', '적폐' 등의 왜곡된 프레임에 내몰려 왔다. EBS 부사장의 직무수행을 방해하거나, 허위의 목청으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내부 갈등이 길어지자 김명중 EBS 사장은 당시 다큐멘터리 제작 중단과 관련한 특별감사를 청구했으나, EBS 감사실은 박 부사장이 당시 담당 부서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징계시효 경과와 관련자들의 퇴직을 이유로 별다른 처분을 내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난 9월에는 독립유공자 후손들로 구성된 광복회와 민족문제연구소가 박 부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차원으로 EBS를 항의 방문하는 일도 있었다.

국정감사에서도 EBS 내홍이 언급됐다. 박 부사장은 '본인의 거취 문제로 EBS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에 "논란의 당사자로서 참담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특별감사 결과에 따라 사장님과 함께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노력하겠다"며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국정감사 당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빨리 매듭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김명중 사장 입장에서는 박 부사장을 해임하는 것이 빠르게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명중 사장은 이번 주 안에 박 부사장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EBS 안팎에 밝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김 사장과 박치형 부사장이 언쟁을 벌였고, 이것이 김명중 사장 사의설로 비화돼 언론에 보도 되기도 했다.

EBS 내부 규정에 따라 후임 인사는 한 달 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BS지부 관계자는 "과거 EBS를 둘러싸고 제기됐던 방송공정성 논란 중 가장 커다란 부분이 오늘부로 해소됐다고 본다"며 "앞으로 이 같은 논란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EBS로 거듭나기 위해 노동조합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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