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신문 기자 2명 중 1명 "업무 늘어 기획·해설 기사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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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일간신문 종사자 531명 대상 노동실태 설문조사
"디지털 혁신, 기자 직무만족도에 악영향" 분석

지하철 가판대에 놓여있는 일간신문들. ⓒ뉴시스
지하철 가판대에 놓여있는 일간신문들. ⓒ뉴시스

[PD저널=이미나 기자] 일간신문 기자 두 명 중 한 명은 미디어 환경이 디지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기획·해설기사가 감소하는 등 업무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지난 8월 12일부터 9월 31일까지 일간신문 종사자 5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응한 기자들은 '디지털화'를 꾀하고 있는 보도 부문의 혁신, 이른바 '디지털 충격'이 취재보도 관행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사들이 디지털 전환을 꾀하면서 전보다 많은 양의 기사를 생산해야 하고, 동시에 양질의 기사를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미다.

설문에 응한 편집국 소속 기자들 중 49.8%는 지난 3년 동안 일주일 기준 기사 출고량이 증가했다고 답했고, 63.1%는 기사를 직접 취재한 비중이 60%에 미치지 못한다고 답했다. 늘어난 기사량에 직접 취재보다는 보도자료나 다른 매체의 기사를 인용하는 기사가 늘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과중한 업무는 기사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49.1%는 현재 취재·보도 관행의 문제로 '기획·해설기사 감소'를 들었다. 그 원인으로는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 증가'(42.4%) '지면을 메우기 힘든 현실'(26.5%), '디지털 속보 전쟁'(25.0%) 등이 꼽혔다.

언론노조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함량 미달의 취재·보도가 기자들의 직무만족도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이건혁 창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2019 한국언론정보학회 가을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할 논문 '디지털충격과 언론노동의 직무만족에 관한 연구'에서 언론의 디지털화와 언론종사자의 직무만족도에 관한 여러 가지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했다.

이 교수는 그 결과 "디지털 충격이 취재 관행에 미친 변화에서 기사가 부실하다고 느낄수록, 그리고 속보 중시 경향이 심하다고 느낄수록 직무만족도가 낮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포털이나 SNS 상에서 지나치게 속보성만을 강조하면 기사의 질이 나빠질 뿐만 아니라 기자 직업의 자긍심도 훼손된다"고 밝혔다.

이어 "더 나아가 언론 시장에서는 질 높은 기사를 밀어내고 질 나쁜 기사가 득세하며 언론 신뢰도가 낮아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며 "양질의 기사가 유통되고 질 나쁜 기사가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 그리고 시민단체가 법 개정을 비롯해 필요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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