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본부 분사 재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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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사장 드라이브에 드라마본부 구성원 69.35% '분사 찬성'
2020년 3월 출범 목표..."SBS, 분사회사 투자 확대" "상업성 치중" 기대와 우려 공존

ⓒ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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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미나 기자] SBS가 내년 3월 출범을 목표로 드라마부문 분사를 다시 추진한다.  

SBS 드라마본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드라마본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분사 찬반 투표 결과 과반 이상이 분사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SBS 한 관계자는 18일 "'과반 참여 과반 찬성'이 가결 조건이었는데, 17일 공개된 투표 결과 95%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69.35%의 찬성률을 얻었다"고 밝혔다.

분사는 드라마부문 인력들이 SBS 자회사인 더스토리웍스로 전적하는 방식으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과 JTBC가 각각 스튜디오드래곤와 제이콘텐트리를 통해 드라마 경쟁력을 키운 것처럼 자회사 형태로 기획과 제작을 도맡는 드라마 스튜디오를 차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SBS는 분사를 꾸준히 추진해 왔지만, 2017년에는 드라마본부 구성원의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나와 더 이상의 절차를 진행하지 못했다. 2018년 다시 실시된 찬반 투표에서도 전체 투표자 가운데 60%가량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SBS는 전년도와 비교해 분사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됐다고 판단하고 분사를 추진해 왔다.

이후 SBS는 추진단을 꾸리고 2019년 1월 출범을 목표로 드라마본부 분사를 논의했으나, 지난 3월 대주주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불거지면서 지금까지 교착상태에 빠져 있었다. 

논의가 재개된 건 박정훈 사장의 연임 도전 국면에서다. 박 사장은 지난 11월 사내 게시판에 "올 하반기에 수익 구조와 운영 방안에 대한 설계를 마무리짓고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며 드라마본부 분사안을 다시 언급했다. 

드라마본부 내부에선 SBS가 이번에 내놓은 계획안이 과거보다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SBS 드라마본부 한 PD는 "처우 부분에선 기존 안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지만, SBS에서 투자하는 금액이 늘어났고 (SBS와 분사 회사 간) 수익 분배 비율과 같은 조건도 개선됐다"며 "또 과거와 달리 추진 일정에 여유가 생겨 추가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구성원의 불안을 어느 정도 불식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의 의지와 함께 드라마 제작 환경이 더욱 악화된 점도 구성원들의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의 경영 위기가 심화되면서 지상파는 드라마 제작 편수를 줄이는 등 긴축경영에 나섰다. SBS만 해도 지난 여름에는 월화드라마 대신 예능을 편성했고, 최근엔 수목드라마 제작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드라마부문 분사로 연출 기회가 줄어들고 대중성에 치우친 제작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다른 드라마본부 소속 PD는 "드라마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달라지면서 구성원들도 (자회사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면서도 "드라마 편수 축소로 연출할 기회를 얻는 PD들이 줄어들고, 한두 번 실패했을 때 다음 기회를 얻기도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SBS)에 있을 때에도 시청률을 중요하게 따졌지만, 밖에 나가면 더욱 시청률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중성을 갖춘 드라마와 함께 공익성이 담긴 드라마도 제작돼야 하는데, 그런 드라마들을 (자회사에서) 제작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SBS는 다음 주께 실무단을 꾸려 2020년 3월 출범을 목표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SBS 관계자는 "현 상황은 '분사가 결정됐다'는 정도다. 세부적인 논의는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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