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인센티브 '비자금'으로 둔갑시킨 '가로세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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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김태호 겨냥한 근거없는 폭로...'유튜브 방송 금지' 청원까지 올라와
MBC "논평할 가치도 없어...민형사상 조치하겠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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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미나 기자] 강용석 변호사 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도마에 올랐다. 앞서 가수 김건모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이들은 방송인 유재석과 김태호 MBC PD 등을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르거나 터무니없는 흠집 내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가로세로연구소>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한 여성 배우의 스폰서라거나 교수 시절 미성년자인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을 것이라는 등 '아니면 말고' 식 의혹 제기로 논란을 부른 일이 적지 않았다. 

지난 7월 한 차례 김태호 PD를 언급했던 <가로세로연구소>는 최근 들어 다시 유재석과 김태호 PD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 18일 이들이 'MBC <무한도전>에 나왔던 바른 생활 이미지의 연예인'의 성추문을 언급한 뒤 유재석이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자, 19일 재차 자신들의 의혹 제기와 유재석의 기자간담회가 인과관계를 갖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기자간담회가 열린 경위를 따져보면 <가로세로연구소>의 의혹제기 때문에 기자간담회가 급히 개최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김태호 PD가 연출하고 유재석이 출연 중인 MBC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지난 17일 언론사를 대상으로 기자간담회 개최 공지를 돌렸다. 제작진은 메일에서 "'유산슬이 알지 못한 채' 방송 아이템을 전제로 갖는 간담회"라며 "간담회 개시 전까지 엠바고 필수 협조 부탁드립니다"고 밝혔다.

이 메일은 MBC를 출입하는 기자들에게 모두 전송됐고, 기자들의 비밀 엄수로 19일 기자간담회가 열리기까지 소식이 새어나가지 않을 수 있었다.

MBC가 지난 17일 출입기자들에 보낸 '유산슬' 기자간담회 공지 메일 ⓒ PD저널
MBC가 지난 17일 출입기자들에 보낸 '유산슬' 기자간담회 공지 메일 ⓒ PD저널

김태호 PD가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도 모르게 MBC로부터 '비자금'을 받았다는 주장에는 정치적인 의도가 의심된다. 

강용석 변호사는 MBC가 성과보상 제도에 따라 지급한 인센티브를 별다른 근거 없이 "비자금"이라고 지칭하며 '검은 돈' 이미지를 씌웠다. 

지난 2018년 10월 26일자 방문진 이사회 속기록을 보면 조능희 MBC 기획조정본부장은 김도인 이사의 "드라마·예능의 핵심인력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수인력 유출을 방지하는 것, 그런 것은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 것은 없애면 안 된다. 없애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김도인 이사는 2015년 MBC 편성국장에 임명된 뒤 2017년 MBC 편성제작본부장을 지낸 MBC 출신 이사다.

이 밖에도 <가로세로연구소>가 제기하는 의혹은 이들의 주장만 있을 뿐 별다른 근거가 없다. 의혹만을 제기하고, 이를 김태호 PD나 유재석에게 해명하라고 떠넘기는 식의 주장만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재석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좌편향 연예인'이라는 주장은 넌센스에 가깝다. 

'유재석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다'라는 주장의 근거는 그가 2018년 지방선거에서 파란 색 모자와 신발, 청바지를 입고 투표장에 나타났다는 게 다다. 그러나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도 비슷한 주장이 담긴 글을 SNS에 공유했다 '무리수'라는 여론의 지적을 받고 삭제한 바 있다.

<가로세로연구소>의 주장에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유재석은 노란 색이 상징인 정의당 지지자일 것이며,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빨간 모자에 빨간 정장을 입은 유재석의 또 다른 자아 '유산슬'은 자유한국당 지지자일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가로세로연구소>의 공세가 '관심 끌기'에 불과하다는 판단에 MBC는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다. 다만 무분별한 폭로에는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MBC 관계자는 <가로세로연구소>의 주장에 대해 "논평할 가치도 없는 내용"이라면서도 "그런 주장을 한 곳(<가로세로연구소>)에 대해선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이를 취재 없이 받아쓴 언론에도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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