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돌파구 찾는 지상파...KBS '초심으로' EBS '펭수 세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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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악화·환경 변화 등 위기 상황 직시한 지상파 4사 신년사
'공영방송 역할' '콘텐츠 경쟁력' 강조하며 재도약 다짐

ⓒ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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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미나 기자] 긴 침체기를 보내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 수장들이 새해를 시작하며 '초심' '새로움'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지상파 4사(KBS·MBC·SBS·EBS) 사장들은 새해 신년사에서 만성화된 경영 위기와 신뢰도·영향력 하락을 무겁게 받아들이면서도 지난해 쌓은 성과와 가능성을 토대로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연임에 성공한 이후 임기 2년차를 맞은 양승동 KBS 사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역경을 견디는 방법은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며,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수많은 처음'을 꾸준히 만들어 내는 길밖에 없다"는 고 신영복 선생의 말을 이용하며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해 KBS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산불 재난방송을 시작으로 조국 전 장관 임명 전후에 일어났던 보도 관련 논란,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당시 영상제공 지연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가수 정준영의 불법촬영 혐의로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 1년 가까이 제작 중단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지난 1년은 힘든 시간들의 연속이었다"고 자평한 양승동 사장은 편성규약 개정·상위직급 폐지·하반기 광고실적 회복 등 주요 성과를 들며 "우리는 역경의 시간들을 잘 견뎌냈다"고 강조했다. 또 양 사장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언론매체 신뢰도 및 영향력 조사에서 KBS가 모두 1위를 했다"며 "참으로 오랜만의 낭보이고, 새해를 앞둔 시점에 KBS 구성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일이었다"고 평했다.

마지막으로 '2020 새로운 시작, 공정·창의·혁신 KBS'를 올해의 방송지표로 내건 양승동 사장은 공영방송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되새길 때라고 강조했다. 양승동 사장은 "2년 전, 2018년을 새롭게 시작할 때 우리는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또 높아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KBS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지난해의 성과는 물론 시행착오까지 밑거름 삼아 2년 전 ‘처음의 마음’으로 2020년을 새롭게 힘차게 시작하자"고 다짐했다.

퇴임 앞둔 최승호 MBC 사장 "새로운 성공 사례 만들어야"

퇴임을 두 달여 앞둔 최승호 사장은 2일 시무식에서 사원들에게 '새로움'과 '진정성'을 당부했다. 앞서 최승호 사장은 연임 도전을 포기하겠다며 새로운 리더십이 구축될 때까지 조직을 안정되게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먼저 최승호 사장은 "새해에는 국민이 주고 있는 신뢰를 바탕으로 명실상부하게 최고의 MBC로 도약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며 "우리가 늘 추구해온 것처럼 어느 누가 만드는 것보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 사장은 "디지털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만들어서 디지털 분야에 확고한 MBC 거점을 마련해야 한다"며 "콘텐츠뿐 아니라 사업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승호 사장은 "우리가 늘 추구해온 것처럼 어느 누가 만드는 것보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올 상반기 중 새로운 임금 체계에 대한 협상이 마무리되고, 일 많이 하는 사람들이 더 보상 받는 임금체계가 자리 잡는다면 MBC의 조직 경쟁력은 최고로 올라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최 사장은 '초심'을 강조했던 양승동 KBS 사장과 같은 맥락에서, 공영방송 역할에 대한 고민도 직원들과 공유했다.

최승호 사장은 "지난 2년 동안은 변화된 환경 속에 적응해야 하고, 지금 당장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고민들을 하다 보니 우리 사회에 대한 더 깊은 고민이 조금 모자라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연말에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 사회가 처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해법을 미디어가 제시해야 하고, 우리 MBC야 말로 그런 역할을 가장 잘 할 수 있다"며 "특히 공정성에 절망하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와 대안들을 다양한 콘텐츠에 담는 것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책무"라고 덧붙였다.

'생존과 성장의 기로" 강조한 SBS·'펭수의 세계화' 천명한 EBS

창사 30주년을 맞은 박정훈 SBS 사장은 경영목표 설명회를 열고 새해 경영 방침을 밝혔다. 대주주의 경영 개입 의혹으로 시작된 박 사장에 대한 불신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이 자리에서 박 사장은 '4년 연속 프라임타임 2049 시청률 1위' '웨이브 유료가입자 2배 이상 달성' '그룹 유튜브 매출 상승' 등 2019년의 주요 실적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의 2020년 목표로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 및 디지털 성장 가속화, 글로벌 사업 확장, 지속 가능한 흑자 기반 조성 등이 꼽혔다. 노조와 팽팽한 긴장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박정훈 사장은 특히 지속 가능한 흑자 기반 조성을 위한 조건으로 노사 화합을 꼽기도 했다.

박정훈 사장은 또 "올해는 창사 30주년의 해이면서 미디어 업계의 빅뱅이 일어날 해다. SBS가 생존하느냐 성장하느냐 몰락하느냐 기로에 서있는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과거에서 교훈을 얻고, 현재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며, 화합과 신뢰의 문화를 구축해 직원들이 행복한 1등 기업을 만들자"고 밝혔다.

지난해 '슈퍼 크리에이터'로 거듭난 펭수를 탄생시킨 EBS는 올해를 '펭수 세계화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김명중 EBS 사장은 2일 신년사에서 "펭수가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펭수의 세계화는 대한민국 콘텐츠와 캐릭터 산업에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며 EBS의 무한한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 EBS의 존재 이유를 되새기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EBS가 되기 위해 프로그램 내용뿐만 아니라 제작과정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은 지난해 말 불거진 <생방송 톡! 톡! 보니하니> 출연자 막말·폭행 논란을 의식한 대목으로 보인다.

미성년자 출연자에 대한 보호 조치가 부족했다는 질타가 쏟아지자 EBS는 사장 이름으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제작을 일시 중단한 뒤 미성년자 출연자 보호를 위한 제작 가이드라인을 강화하고, 성인 출연자 선정 과정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명중 사장은 "아직은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올해에는 터널 끝의 밝은 빛을 볼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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