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방송, 방통위가 '경영 배제' 주문한 임원 '신사업단장'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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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방송, 방통위가 '경영 배제' 주문한 임원 '신사업단장' 임명
'조건부 재허가' 받은 경기방송, 조직개편 통해 신사업추진단 ·편성위원회 신설
"현준호 전 전무이사 결재 라인에서 배제"...노조 "눈가리고 아웅...현 전 이사 사퇴해야"
  • 이미나 기자
  • 승인 2020.01.03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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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재허가'를 받은 경기방송.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재허가'를 받은 경기방송.ⓒ노광준

[PD저널=이미나 기자] 조건부 재허가를 받은 경기방송이 조직개편을 단행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경영에서 배제하라'고 주문한 현준호 전 전무이사를 신사업추진단장에 임명했다. 방통위가 인사 전횡 등을 이유로 사실상 퇴출 명령을 내린 임원의 자리를 다시 챙겨준 경기방송의 조직개편과 인사에 내부 구성원들은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기방송은 지난 2일 조건부 재허가에 따른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신사업추진단과 편성위원회를 신설했다. 경기방송은 "현준호 전무이사의 사임으로 전무이사 직제를 폐지하고 경영에서 배제"한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새로 설치한 신사업추진단의 단장에 현 전 이사를 앉혔다.   

지난달 30일 방통위는 경기방송 경영진의 청문 진술 등을 토대로 현준호 전 전무이사가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으면서도 방통위의 승인을 받지 않아 방송법을 위반했다며 현 전 전무이사를 경영에서 배제할 것을 재허가 조건으로 걸었다.

당초 재허가 거부까지 논의했던 방통위는 경기지역 청취자의 청취권 보호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재허가 조건으로 경영진과 이사회의 교체라는 강도 높은 쇄신도 함께 요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분회 조합원들이 2일 오후 경기방송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분회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분회 조합원들이 2일 오후 경기방송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분회

방통위가 내건 재허가 조건에 현 전 전무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의 퇴진 등을 요구했던 경기방송 노조는 사측의 후속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분회(이하 경기방송분회)는 3일 성명을 내고 "신사업추진단의 해외사업과 자회사 업무는 경기방송 보도·제작 업무와 절대적으로 연관돼 있다"며 "이같은 꼼수 인사를 묵인하고, 수수방관하고 있는 대표이사 역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주영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분회장은 "현 전 전무이사가 어떠한 형태로든 경기방송에 있는 이상,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 조합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현준호 전 전무이사가 용퇴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성명을 발표했음에도 이 같은 인사발령이 이루어진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앞서 경기방송분회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방통위의 조건부 재허가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과 함께 현준호 전 전무이사·사장의 퇴진과 재허가 조건 이행을 촉구했다.

노측은 경기방송의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가 '재허가 조건 불이행'에 가깝다고 보고 있지만, 경기방송 측은 현준호 전 전무이사를 결재 라인에서 제외했으니 방통위의 조건을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정수열 경기방송 사장은 2일 통화에서 "현준호 전 이사는 지난달 말 (이사에서) 사임했고, 직제에서 빠졌으니 경영권을 실제로 행사할 수 없는 자리로 간 것"이라며 "방통위에서 부과한 재허가 조건은 모두 성실히 이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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