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최적화 예능, 판도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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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옴니버스 예능 ‘금요일 금요일 밤에’ 등 숏폼 제작 활기...SBS '진짜 농구, 핸섬 타이거즈' 등 스포츠 예능 제작 붐 지속 
광고 수익 줄어든 방송사들, 예능 포맷 수출 등으로 수익 창출 방안 모색할 듯     

오는 10일 첫방송 예정인 tvN 옴니버스 예능 '금요일 금요일 밤에' 예고화면 갈무리.
오는 10일 첫방송 예정인 tvN 옴니버스 예능 '금요일 금요일 밤에' 예고화면 갈무리.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2020년 새해에는 어떤 예능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까. 우선 유튜브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습관을 반영하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읽으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무엇보다 기존처럼 세대별 특성으로만 시청자의 니즈를 파악하기 어려워지면서 방송사들은 세분화된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숏폼 예능 정착할까= 숏폼(short-form) 콘텐츠의 제작이 확대되면서 올해 방송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숏폼 콘텐츠는 5분 내외의 완결된 기획과 스토리텔링을 담아낸 짧은 콘텐츠다.

지난해 tvN에서는 <신서유기 외전: 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 <라면 끼리는 남자> 등 5~6분 내외로 제작한 숏폼 콘텐츠를 편성해 TV를 통해 내보냈다. 풀영상을 보길 원하는 시청자들을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으로 유입을 유도하는 등 정교하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과거에는 TV로 내보낸 콘텐츠를 하이라이트만 요약해 웹과 모바일 영상으로 제작해 유통했다면, 날이 갈수록 기존 방식을 탈피해 숏폼 콘텐츠에 무게를 두고 제작에 나선다는 점에서 올해 방송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첫 타자로 새로운 숏폼 콘텐츠가 안방극장을 찾는다. 나영석 PD는 오는 10일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를 선보인다.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스포츠, 과학, 미술, 여행, 요리, 공장 등 각기 다른 소재를 담아낸 6개의 숏폼 코너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다.

각 코너는 10분 내외로 짧은 콘텐츠로 구성되며 저마다 다른 출연자들이 등장한다. 출연자마다 특화된 분야를 맡아 만들어가는 콘텐츠들이 흥미진진한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밖에 지상파 PD들이 숏폼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는 카카오M으로 대거 이적하는 등 모바일 환경에 맞춘 숏폼 콘텐츠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가 시도하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가 기존 예능 문법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해외로 눈 돌린 방송사, 포맷 수출 늘어날 듯= 광고수익 악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방송사들은 '예능 포맷 수출'로 수익 창출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새 국내 예능은 관찰 예능과 같은 ‘리얼리티’ 위주의 예능에 제작이 집중됐다. 자연스럽게 일상을 보여주는 관찰 예능은 육아, 부부관찰, 요리, 여행 등 다양한 소재와 결합해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주요 장르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관찰 예능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면서 시청자에게 피로감을 안기는 부메랑이 되기도 했다. 더구나 방송 광고시장이 축소되면서 시청률로만 수익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른바 ‘내수용’(국내 시청자)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 창출이 필요한 시점이다. 

돌파구는 멀리 있지 않다. 해외에서 흥행한 오디션 포맷을 구매해 국내에서 리메이크하던 과거를 거쳐 몇 년 새 국내 포맷이 해외 각국으로 판매되며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MBC<복면가왕>은 세계 30개국 이상에 포맷이 판매돼 국내 TV 포맷 수출 사상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포맷 판매 랭킹 베스트 100에도 처음으로 진입했다.

종편과 케이블 채널에서도 포맷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TV조선 <미스 트롯>도 자사 예능 최초로 중국에 판권을 판매했다. tvN에서도 이미 <꽃보다 할배>, <수상한 가수>, <노래에 반하다>의 포맷을 판매했고, 최근 <유 퀴즈 온 더 블록>도 베트남에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포맷 판매가 수익 창출 효과를 견인하는 만큼 올 한해 참신한 포맷을 선보이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일 방송 예정인 SBS '핸섬 타이거즈' 미리보기 화면 갈무리.
오는 10일 방송 예정인 SBS '진자 농구, 핸섬 타이거즈' 미리보기 화면 갈무리.

지난해 이어 스포츠 예능 제작 붐= 올해 예능의 아이템으로 본다면 스포츠 예능의 붐을 예고할 수 있다. 사실 예능과 스포츠의 결합은 새로운 형태가 아니지만, 대중적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소재이다. 지난해 JTBC <뭉쳐야 찬다>는 스포츠 1인자들이 축구 종목에 도전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축구로 시작된 스포츠 예능은 다양한 종목으로 넓어지고 있다.

KBS는 경량급 씨름 선수들의 대결을 담은 <씨름의 희열>을 통해 팽팽한 긴장감 속 예상치 못한 과정과 결과를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비인기 스포츠 종목이더라도 이를 어떻게 기획해 선보이느냐에 따라 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 TV에서 볼 수 없었던 스포츠 선수들의 색다른 모습은 참신함을 추구하는 예능에서 좋은 자원이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새해에 방영을 시작한 tvN <RUN>은 ‘달리기’를 내세웠다. 배우 지성, 강기영, 황희, 이태선 등이 러닝 크루가 되어 달리는 즐거움을 담은 리얼리티이다. 이들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리는 국제 마라톤 대회 도전까지 예고하고 있다. 오는 7일 방송되는 KBS<날아라 슛돌이-뉴 비기닝>에서는 다양한 실력을 갖춘 아이들이 축구를 통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성장 스토리를 담아낼 예정으로, 과거 ‘슛돌이’ 열풍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된다.

SBS는 오는 10일 <진짜 농구, 핸섬 타이거즈>를 선보인다. ‘농구계 전설’인 서장훈이 감독을 맡고, 배우 이상윤, 서지석, 유선호, 강경준 등이 합류한다. 이처럼 스포츠의 생동감을 앞세운 스포츠 예능이 예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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