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방송, 현준호 전 이사 '신사업단장' 임명 이틀만에 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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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방송, 현준호 전 이사 '신사업단장' 임명 이틀만에 면직
방통위가 '경영 배제' 요구한 현준호 전 전무이사 신사업단장 임명했다가 내부 반발 일자 면직 처분
경기방송 노조 "14일 이사회서 사임 결정될 때까지 투쟁 이어갈 계획"
  • 이미나 기자
  • 승인 2020.01.0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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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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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미나 기자] 경기방송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로부터 사실상 퇴출 주문을 받은 임원을 신사업추진단장에 임명했다가 내부 반발이 일자 이틀 만에 다시 면직 처분을 내렸다.

지난달 30일 조건부 재허가를 받은 경기방송은 지난 4일, 이틀 전에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신사업추진단을 폐지하고, 현준호 신사업추진단장을 면직한다고 밝혔다. 경기방송은 지난 2일 실시한 조직개편에서 방통위가 '경영에서 배제하라'고 요구한 현준호 전 전무이사를 새로 신설한 신사업단장에 임명했다.

경기방송은 '현 전 이사를 결재 라인에서 배제했기 때문에 재허가 조건에 부합하다'는 논리를 폈지만 안팎에서 비판이 거세게 일자 이를 이틀만에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도 현 전 전무이사의 신사업추진단장 임명이 '조건부 재허가' 취지에 맞지 않다는 뜻을 경기방송 쪽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방통위는 경기방송에 현준호 전 이사를 경영에서 배제할 것 등 경영진·이사회 전면 교체를 조건부 재허가 조건으로 부과한 바 있다.

당시 방통위는 경기방송의 경영 투명성 문제가 심각함에도 경영진의 문제 인식과 개선 의지가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재허가 거부가 마땅하나 경기지역 청취자의 청취권 보호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건부 재허가한다"고 밝혔다. 대신 방통위는 경기방송에 강도 높은 재허가 조건을 걸고 경영진에 대한 수사의뢰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경기방송은 해외사업과 자회사 업무를 명분으로 지난 2일 신사업추진단을 설치하고 단장에 현준호 전 이사를 앉혀 논란을 일으켰다.

경기방송은 "결재 라인에서 배제했으니 경영에서 배제한 것"이라며 방통위의 재허가 조건을 이행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앞서 방통위의 재허가 조건을 접하고 현준호 전 전무이사와 대표이사의 퇴진 등을 요구했던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분회(이하 경기방송분회)는 '눈 가리고 아웅' 식 인사라며 크게 반발했다.

3일 경기방송분회는 성명서를 내고 "경영진은 있지도 않은 신사업추진단을 한 사람을 위해 하루아침에 뚝딱 신설했다"며 "더군다나 신사업추진단의 해외사업과 자회사 업무는 경기방송 보도·제작 업무와 절대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반발이 거세게 일자 현준호 전 전무이사는 신사업추진단장으로 임명된 뒤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방송 이사회는 오는 14일 현 전 이사가 제출한 이사직 사임서를 처리할 예정이다. 

경기방송분회는 지난 9월 현 전 전무이사의 사직서가 이사회에서 한 차례 반려된 선례가 있는 만큼, 14일 열릴 이사회까지 내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장주영 경기방송분회 위원장은 6일 통화에서 "14일 현준호 전 전무이사의 사직이 확정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기로 조합원들과 의견을 모았다"며 "향후 방침에 대해서는 조만간 조합원 총회를 열어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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