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자 없이 막 내린 '미스터트롯', 정동원 불법 야간촬영 오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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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투표 폭주로 집계 못 마치고 종영..."19일 발표" 성토 쏟아지자 14일로 앞당겨
만 13세 출연자 정동원 자정 넘어 생방송 출연...방송심위 규정 위반 제재 가능성

TV조선 '미스터트롯' 결승 생방송의 한 장면 ⓒ TV조선
TV조선 '미스터트롯' 결승 생방송의 한 장면 ⓒ TV조선

[PD저널=이미나 기자] TV조선 <미스터트롯>이 실시간 문자투표 집계 지연으로 우승자를 발표하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TV조선은 우승자 발표를 일주일 뒤인 오는 19일 방송되는 <미스터트롯> 스페셜 방송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했다가, 시청자들의 원성이 쏟아지자 입장을 바꿔 "14일 오후 7시 뉴스가 끝난 즉시 이어지는 생방송을 특별 편성해 (결과를) 최종 발표하겠다"고 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미스터트롯>은 총 7명의 결승 진출자 가운데 우승자를 가리는 결승전이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연은 사전 녹화분을 방송하고, 우승자를 발표하는 과정은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우승자는 이날 방송이 시작될 때부터 받은 실시간 문자 투표 결과를 사전 녹화분의 심사 결과와 합쳐 가려질 예정이었다.

TV조선에 따르면 실시간 문자 투표수가 폭주로 집계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결국 방송 시간 내에 우승자를 발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생방송 중 "문자 투표 마감은 정확히 됐다. 전체 콜(문자) 수도 정확히 들어와 집계하고 있는데, 조금 지연이 되고 있다"며 시간을 끌었던 MC 김성주는 '우승자 발표를 연기한다'는 제작진의 통보를 받은 후 "최종 결과를 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투명하고 정확한 채점을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든 투표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최종 발표를 보류하기로 했다"며 "시청자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늦은 시간까지 결과를 기다리던 시청자들은 <미스터트롯> 시청자 게시판과 SNS 등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다중투표가 가능했던 데다, 종편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화제성이 높았던 만큼 제작진의 안일함이 이번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정성 문제와 겹쳐 사고를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반응도 적지 않다.

성토가 이어지자 제작진도 13일 오전 5시경 보도자료를 내고 "최종 773만 1781콜이라는 유례없는 문자 투표수가 단시간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결승진출자 7명의 표를 분류하는 과정에서 서버의 속도가 급격히 느려졌다"며 "최종결과가 발표된 후, 투명한 결과를 증명하기 위해 로우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TV조선 '미스터트롯' 결승 생방송의 한 장면. 가운데가 만 13세인 정동원 씨다. ⓒ TV조선
TV조선 '미스터트롯' 결승 생방송의 한 장면. 가운데가 만 13세인 정동원 군이다. ⓒ TV조선

방송 사고와 별개로 <미스터트롯>이 이날 방송에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승 참가자인 정동원 군은 2007년생으로 올해 만 13세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22조에 따르면 만 15세 미만의 청소년 출연자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방송 제작에 참여할 수 없다. 다음 날이 학교의 휴일인 경우에는 친권자 혹은 후견인의 동의를 받아 이를 연장할 수 있으나, 이 또한 자정까지로 제한된다.

이날 오전 1시 27분까지 진행된 생방송에 정동원 군을 참여하게 한 <미스터트롯> 제작진은 이 법을 지키지 못했다. 해당 조항에 강제성은 없어 처벌을 받지는 않으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등의 심의를 받을 가능성은 있다.

방심위의 심의 결과를 보면 지난 2018년 Mnet <아이돌 학교>가 두 차례, <프로듀스48>이 한 차례 미성년자인 출연자를 자정 이후에도 출연시켜 행정지도인 ‘권고’를 받은 사례가 있다. 이후 <프로듀스48> 제작진은 결승 생방송에 진출한 미성년자 출연자를 고려해 방송 시간을 오후 11시에서 8시로 변경하기도 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13일 오전까지 정동원 군의 자정 이후 출연 문제 등 <미스터트롯>과 관련해 18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2019년 김성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TV조선 제작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야간 촬영은 금지한다. 불가피하게 촬영 시간이 지연되거나 야간 및 휴일에도 촬영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보호자 동의하에 촬영을 진행하도록 한다" 정도로만 규정돼 있어, 현행법에 맞춘 가이드라인의 보완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편 지난 12일 오후 10시부터 13일 오전 1시 27분까지 방송된 <미스터트롯>은 1부 시청률은 34.016%, 2부 시청률은 35.711%(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했다. 지난달 20일 방송된 8회에서 종합편성채널 사상 처음으로 시청률 30%대를 돌파한 이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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