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수선 기자] 정필모 전 KBS 부사장을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추천한 고찬수 한국PD연합회장(KBSPD협회장)이 추천 결정을 철회했다. 고찬수 회장과 함께 정필모 전 부사장을 더불어시민당에 추천한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입장을 번복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찬수 회장은 27일 “미디어 분야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해줄 비례대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정필모 전 KBS 사장을 더불어시민당에 추천했으나, 언론의 독립과 공정성에 미칠 부정적 영향과 파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며 "정필모 전 부사장의 비례대표 출마가 공영방송 KBS의 독립성과 신뢰성에 상처를 입혔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추천 결정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필모 전 부사장은 더불어시민당이 지난 24일 발표한 4‧15 총선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8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월 19일까지 KBS 부사장을 지낸 정필모 전 부사장은 한달여만에 더불어시민당 비례연합정당 비례대표 후보로 당선권 순번을 받았다.
정치권으로 직행한 정 전 부사장의 결정에 KBS 내부의 반발은 거셌다. 방송의 독립성을 강조했던 KBS 핵심 경영진이 퇴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후보로 나선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KBS 기자협회는 “공영방송 KBS가 독립성과 신뢰성을 얻도록 이끌어야 했던 부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자마자 정당에 줄을 섰다니 개탄스럽다"고 규탄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정당에 줄서기가 대체 무슨 언론개혁이냐”고 꼬집었다.
여기에 기자협회장과 PD연합회장이 정필모 전 부사장을 추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추천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KBS에 적을 두고 있는 고찬수 한국연합회장은 추천을 번복하라는 요구를 강하게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열린 KBS PD협회 운영위원회에서도 ‘정필모 전 부사장 비례대표 추천 건’을 논의한 결과 추천 철회로 입장이 모아졌다.
고찬수 회장은 더불어시민당 측에 정 전 부사장 추천 철회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정필모 전 부사장 추천과 관련해 “(언론인 출마는) 매번 총선 때마다 있었던 지적으로, 비판을 달게 수용하겠다”면서도 “정필모 전 부사장이 공직선거법을 어긴 것도 아니고, 과거 비판의 수위 등을 견줘봤을 때도 과한 측면이 있다. 추천 철회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