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진 온라인 제작발표회, 평가는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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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 높아 방송사·제작사 긍정적 평가...기자들 '일방적 진행·질문 제약'에 불만
온라인 제작발표회 "코로나19 이후로도 안착할 것" 전망 많아

온라인으로 진행된 SBS '더 킹 : 영원의 군주' 제작발표회
온라인으로 진행된 SBS '더 킹 : 영원의 군주' 제작발표회

[PD저널=김윤정 기자] 방송사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선택한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석 달째 이어지면서 방송사와 취재진 간에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방송사 측에서는 온라인 행사에 대한 반응이 나쁘지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취재진은 일방적인 진행 등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방송사 신작 드라마·예능을 홍보하는 제작발표회·기자간담회는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 홍보 방식으로 바뀌면서 제작진과 배우들을 앞에 두고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던 과거 제작발표회와는 풍경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온라인 제작발표회는 취재기자들이 이메일 등을 통해 보낸 사전 질문을 현장 MC가 정리해 출연자나 감독에게 대신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팬들도 온라인으로 함께 중계를 시청할 수 있고, 실시간 댓글 등을 통해 소통할 수 있어 팬들 사이에서는 호응이 좋다. 지난 16일 카카오TV 등에서 중계된 SBS <더 킹: 영원의 군주>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도 많은 팬들이 첫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채팅창에 남겼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기자 대상 홍보 이벤트였던 제작발표회가 시청자들과의 쌍방향 소통 행사로 변모한 것 같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은 “사전에 질문을 숙지하고 답변을 준비할 수 있어 배우들 반응은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특정 출연진이나 감독에 집중되던 질문이 자연스럽게 분산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했던 신인이나 조연 출연자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방송사나 제작사도 비용 절감 차원에서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반긴다. 제작발표회는 대개 호텔을 대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관료만 천만 원 안팎이 들어가는 오프라인 행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17일 VLIVE를 통해 중계된 tvN 신작 드라마 '화양연화' 온라인 제작발표회 화면 갈무리.
17일 VLIVE를 통해 중계된 tvN 신작 드라마 '화양연화' 온라인 제작발표회 화면 갈무리.

하지만 일선 취재기자들은 반응은 썩 좋지 않다. 현장 분위기에 따라 질문도 다양해지는데, 온라인에서는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한 인터넷매체 기자는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자리잡으면서 PD가 안나오는 경향이 생겼다"면서 "오프라인 행사와 다르게 온라인 행사는 굳이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사 측은 PD와 작가가 편집, 집필로 불참했다고 양해를 구하지만, 배우만 참석하는 제작발표회에선 기획의도 등 작품과 관련한 질문을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연예매체 기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일시적인 이벤트라면 서로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감당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지속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이런저런 불만들을 쏟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의 불만이 많은 일방적인 진행 방식을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우선 오는 20일 첫 방송을 앞둔 KBS 2TV <본 어게인>은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진행하면서 사전 질문 취합 외에 취재진 전용 실시간 오픈 채팅방을 개설하기로 했다.

평가는 엇갈리지만,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코로나19 이후로도 또다른 홍보 방식으로 안착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온라인 행사가 오프라인 행사의 보완제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온라인 제작발표회로 바뀌면서 행사 자체의 재미나 생동감도 함께 줄어들면서 화제성도 함께 줄었다“면서도 "오프라인 행사를 대체할 순 없지만, 온라인 프레스 행사가 하나의 선택지가 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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