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 2명 중 1명, 코로나19로 '계약해지, 임금 삭감 등'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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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유니온, 방송작가 152명 대상 '코로나19 피해 설문' 실시
정부 '프리랜서 지원 대책' 내놨지만, "사회안전망에서 소외...보완 절실"

방송작가유니온이 진행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방송작가 피해 설문' 결과 보고서.
방송작가유니온이 진행한 '코로나19로 인한 방송작가 피해 설문' 결과 보고서.

[PD저널=김윤정 기자] 방송작가 2명 중 1명은 코로나19로 무급휴직, 계약 해지, 임금 삭감 등의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아래 방송작가유니온)는 지난 3일부터 열흘간 방송작가 15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방송작가 피해 설문 조사’를 진행해 27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전체 응답자의 28.3%는 기존 방송 중이던 프로그램과 프로젝트가 중단됐으며, 25.5%가 신규 기획·제작 중이던 프로그램과 프로젝트가 취소됐다고 답했다. 섭외 및 촬영 불가로 방송일과 납품일이 연기된 경우도 21.4%에 달했다.

프로젝트가 중단됨에 따라 응답자 중 41.5%는 금전적 보상 없는 계약 기간 연장 상태에 놓였고, 28.1%는 원치 않은 무급 휴직을 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15.6%는 해고, 계약 해지 등으로 아예 일자리를 잃었다고 답했다.

실질 소득도 급감했다. 2020년 1분기 수입이 지난해와 비교해 5년 차 이하 작가는 122만 원, 5년 차~10년 차는 285만 원, 10년 차~15년 차는 312만 원 줄어들었다.

중단된 프로그램 및 프로젝트의 재개 여부에 대해 ‘구체적 예정 없음’이라는 응답이 58%였다. 코로나19로 상당수의 외주 프로그램 제작이 하반기로 연기되면서 프로그램 기획·섭외·원고 작성을 해온 작가들까지 ‘제작 중단 및 대기’ 상태에 놓였다고 방송작가유니온은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 22일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특수고용직 종사자,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해 내놓은 지원 대책에 작가들은 “보완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지원금을 신청하려면 소득 감소를 증빙할 자료와 함께 계약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방송작가의 75%(2019, 방송작가 유니온 실태조사)가 서면 계약 없이 구두 계약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작가유니온은 특히 ‘코로나19 가족돌봄비용 긴급지원’ 대상에 특수 고용직이나 프리랜서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방송작가들은 코로나19뿐 아니라 홍수·폭설과 같은 천재지변, 올림픽·월드컵 등의 대형스포츠 이벤트, 정상회담과 선거 등의 정치 일정 등으로 수시로 피해를 입어왔다”면서 “방송사의 사정으로 프로그램 제작과 편성이 변경돼 작가들은 소득이 줄거나 일자리를 잃었지만 그 피해는 오로지 작가 몫이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프리랜서들이 사회안전망에서 소외돼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면서 “현금 지원이라는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말고, 고용보험 등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 구축에 나서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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