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폭력적 연출 논란 '부부의 세계’에 행정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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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시점 폭력 장면·성상품화 관련 1686건 민원 접수
방송소위, 불법촬영 연상케 하는 장면 방송한 애니메이션 '안녕 자두야' '권고' 의결

지난달 18일 방송된 JTBC '부부의 세계' 8회 화면 갈무리 ⓒ JTBC
지난달 18일 방송된 JTBC '부부의 세계' 8회 화면 갈무리 ⓒ JTBC

[PD저널=박상연 기자] 폭력적이고 여성을 상품화한 연출로 논란이 된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27일 회의에서 JTBC <부부의 세계>가 방송심의 규정 ‘양성평등’ ‘폭력묘사’ ‘수용수준’ 조항을 위반했다며 다수 의결로 행정지도 ‘권고’를 결정했다.

지난달 18일 방송된 <부부의 세계> 8회에서 극중 여성 주인공이 괴한에게 습격당하는 장면을 VR 게임처럼 괴한의 1인칭 시점에서 연출하고, 한 등장인물이 성관계를 대가로 명품백을 요구하는 서사를 내보냈다. 11일 방송된 6회에서는 여성 주인공이 집에서 남편에게 머리채를 잡히는 등 폭력당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8회는 ‘15세 이상 시청가’로 방송돼 논란이 컸다. 두 회차 모두 본방송 다음날 일요일 오후 5시 10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재방송되기도 했다. 논란만큼 <부부의 세계> 민원도 많았다. 방송 이후 방심위에 안건이 상정되기 전까지 접수된 민원은 총 1,686건으로, 8회 폭력묘사 장면에 대해서만 1,543건 민원이 나왔다.

이날 회의에 출석한 김지연 <부부의세계> CP는 “(주인공을) 협박하는 남성이 누구인지를 감춰야 하는 과정이 있어서 연출에서 등장인물을 감추는 헬멧캠을 사용했다”면서도 “(폭력성) 지적에 대해서 면밀히 다시 보고 깊이 반성했다”고 말했다.

위원들은 폭력 수위 등을 창작의 자유로 어디까지 용인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견이 갈렸지만, 시청 등급과 청소년 보호에 관해서는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이소영 위원은 “19세로 (시청 등급을) 정해놓고 청소년 보호시간대에 별다른 조치없이 재방송하거나 이후 방송 다시보기 등에서는 반영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재영 위원도 “재방송을 내보내며 재편집했다고 하지만 충분하지 않았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허미숙 위원장은 “제작자 의도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문제 소지가 될 수 있는 연출에 대해서는 시청자 입장에서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녕 자두야' 시즌1 7화 화면 갈무리. ⓒ 안녕자두야TV
'안녕 자두야' 시즌1 7화 화면 갈무리. ⓒ 안녕자두야TV

어린이 시청자에게 불법 촬영 범죄를 연상케 하는 내용을 방송한 애니메이션 <안녕 자두야>도 이날 회의에서 행정지도 ‘권고’를 받았다.

지난달 6일 브라보키즈와 챔프, 대교어린이TV에서 방송된 <안녕 자두야> 시즌1 7화 ‘좋으면 좋다고 말해’ 편은 주인공 ‘자두’가 용변 보는 모습을 다른 반 남자아이가 사진 촬영하고 이를 빌미로 자두를 괴롭히고, 사진을 보면서 남자아이가 웃는 장면이 담겼다.

의견진술자로 참석한 박진경 대교어린이TV 미디어서비스팀장은 “<안녕 자두야>는 2011년부터 꾸준히 방영됐고, 자체 심의를 거쳐왔다”며 “이번을 계기로 방송이 (사회의 성인지 감수성 등에) 좀 더 앞서나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을 잘 인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위원들은 해당 에피소드가 2009년에 제작된 점 등을 고려해 다수 의견으로 ‘권고’ 의결했지만, 아동 시청자의 수용성 문제나 불법 촬영 범죄의 심각성 등을 방송사와 제작자가 자각하고 인식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권고했다.

박상수 위원은 “방송사가 디지털성범죄에 대해 인식이 좀 둔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전광삼 위원은 “방송사들이 모든 어린이 프로그램에 대해 교육 목적에 부합하는지, 방송해서는 안 되는 내용이 있는지 등을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방송소위는 '무주택자 인터뷰'로 논란이 된 MBC <PD수첩> ‘2020 집값에 대하여 3부: 커지는 풍선효과 불안한 사람들’(2월 11일자 방송)은 의견진술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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