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OTT, ‘언택트 시대’ 대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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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식의 OTT 세상 ①] 코로나19로 '집콕' 늘면서 넷플릭스 등 OTT 신규 가입자 급증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 서비스는 매체 중심의 시장을 소비자인 시청자 중심으로 옮겨놓고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넷플릭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 서비스는 매체 중심의 시장을 소비자인 시청자 중심으로 옮겨놓고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넷플릭스

[PD저널=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팀장] 코로나19 첫 환자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지 7개월, 국내에서는 5개월이 지났으나 여전히BC(Before Corona)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국내에서는 통제 가능한 50명 이내에 머물고 있으나, 글로벌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Untact) 시대가 열리면서 OTT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인간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듯이 사회적 동물로서 공동체를 이루어 서로 부대끼며 살아왔다. 그러나 디지털 사회가 되면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지능형 로봇, 자율주행, 3D 프린팅,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바탕으로 공동체의 중요한 특성인 접촉(Contact)이 사라지고 있다. 

접촉을 뜻하는 ‘Contact’와 부정어 ‘Un’을 조합한 ‘언택트’는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최근 ‘날카로운 상상력연구소’ 김용섭 소장은 <언컨택트>에서 ‘언택트’를 ‘언컨택트’로 부르면서 이것은 인류가 진화해왔던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며, “'불안하고 편리한' 시대에 우리가 가진 욕망이자, 미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메가 트랜드”라고 진단했다. 

언택트는 ‘온택트’로 확장하고 있다.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바이러스 트렌드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에서 ‘온택트’를 ‘언택트’에 ‘On’을 더한 개념으로 대면을 최소화하면서 온라인을 활용한 연결로 소통하는 의미로 사용했다.

자연이나 인간 사회에는 항상 자정 기능이 작용하고 있다. ‘언택트’는 인간의 사회적 본성에 위배되는 것이므로 소외, 우울증 등의 부작용도 일어났다. ‘달도 차면 기운다’는 주역의 월만즉휴(月滿則虧)라는 글귀처럼 다시 인간애의 가치가 관심을 받았다. 이어령 교수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자본은 물질이나 산업 기술이 아니라 애정을 통한 가치”라고 주장했듯이 일정정도 회귀의 사회적 분위기도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변증법의 반(反)처럼 이러한 흐름을 끊은 것이 코로나19다. 전쟁이나 감염병은 일상의 법칙을 뛰어넘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국에서 넷플릭스의 존재감과 가입자를 급증시킨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을 보면서 규칙을 지키는 것보다 살아남는 것이 더 소중한 일이라는 것을 절감할 수 있다. 코로나19 환경에서는 누구나 생존을 위해 접촉의 즐거움을 향유하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지하철 혼잡 시간 마스크 미착용 승객에 대한 탑승 제한이 시작된 13일 오전 서울 사당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하철 역사를 오가고 있다. 혼잡의 기준은 지하철 정원 대비 탑승객 수가 150% 이상이며 이때부터 마스크 미착용자는 지하철에 탑승할 수 없다. ⓒ뉴시스
마스크를 쓴 시민들. ⓒ뉴시스

집콕(lock-down)이 늘면서 TV 등 동영상 시청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에 KBS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인의 70.2%가 코로나19로 인해 TV 시청을 더 많이 했다. 넷플릭스는 2020년 1분기 동안에 1,577만 명의 신규 가입자가 증가해 3월 말 현재 전세계 가입자가 1억 8,286만 명이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디즈니+도 1분기에 2,860만 명이 늘어 가입자가 5,450만 명으로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된 시기(2~5월)에 넷플릭스에는 210만 명, 티빙은 56만 명, 왓챠는 29만 명이 신규 가입했다. 

이제 OTT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네트워크 기술이 발달해 어느 공간에서도 쉽게 OTT를 이용할 수 있는 시대다. 휴대폰을 항상 몸에 지니고 있는 현대인들은 잠시 틈이 날 때 OTT에 접속할 수 있다. TV 방송처럼 특정한 시간을 기다릴 필요가 없고 가족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리모콘 주도권을 다툴 필요도 없다. 거실에서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예의를 차릴 필요 없이 가장 편안한 자세로 있으니 흐트러질 수 있는 엔트로피 법칙을 따를 수도 있다. 

코로나19는 한국에서 앨빈 토플러가 예상한 전자 오두막이라는 벽을 깨뜨려 재택근무와 원격근무를 활성화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때문에 코로나19가 종식이 되어도 OTT가 뉴노멀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미디어업계 종사자들도 이용자가 미디어 생태계의 핵심이 되었다는 것을 유념하고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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