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 구청 배경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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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표', 구청 배경 이유 있었네
취준생의 구의원 도전기 담은 KBS 수목 드라마 '출사표'
'정치적 편향성' 우려 나왔지만, 시민의 눈높이에서 바로본 기성 정치에 초점
구청 주민들 일상적으로 겪는 불편함·부조리로 공감대 높여
  • 김윤정 기자
  • 승인 2020.07.03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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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새 수목드라마 '하라는 취업은 안 하고 출사표' 스틸 사진. ⓒKBS
KBS 2TV 새 수목드라마 '하라는 취업은 안 하고 출사표' 스틸 사진. ⓒKBS

[PD저널=김윤정 기자] 1일 베일을 벗은 KBS 드라마 <하라는 취업은 안 하고 출사표>(이하 <출사표>)가 일상성과 공감대를 높인 '청년의 구의원 도전기'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미래통합당은 방송 전 <출사표>에 등장하는 ‘애국보수당’과 ‘다같이진보당’ 소속 정치인들의 성향이 ‘진보는 선, 보수는 악’으로 설정됐다며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2회까지 방송된 <출사표>는 주인공 구세라(나나 분)가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고, 기성 정치인의 부정과 부조리에 반기를 드는 이야기로 채워졌다.  

애국보수당 소속 마원구의회 의장 조맹덕(안내상 분)이 자식의 죽음까지 정치에 이용하는 인물로 그려지지만, 다같이진보당 소속 마원구청장 원소정(배해선 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 구청장이 된 원소정은 자신의 눈에 거슬리는 공무원 서공명(박성훈 분)의 출셋길을 막는가 하면, 불리한 정치적 국면에서 교묘하게 자신의 이미지만을 챙기는 인물로 설정돼 있다.

제작진은 첫 방송에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당적을 가지고 나오는 인물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대부분 선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한 바 있다. 

뚜껑이 열린 드라마에서 이목을 끈 부분은, 극 중 인물들의 선악 구도나 정치적 편향성 같은 것들이 아니었다. <출사표>는 ‘정치’라는 장르를 택하면서, 청와대나 광화문이 아닌 ‘구청’을 배경으로 택했다. 여기에서 오는 작고 사소하지만, 우리 삶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정치 이야기가 극의 재미 요소다.

<출사표>의 일대 사건은 '테러의 위협'이나 '거대 비리'가 아니라 내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앞에 5톤 트럭이 오가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드라마는 이를 막기 위해 촛불을 드는 마원구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신호등이나 버스정류장 안내판 문제 등 사소하지만 우리의 삶과 맞닿은 지점을 포착해냈다. 

취업 대신 ‘1년에 90일 일하고 연봉 5천만 원 받는’ 구의원이 되겠다 출사표를 내던진 구세라의 선택은 분명 판타지다. 유튜브 스피치 영상을 보면서 선거 유세를 준비하고, 변변치 않은 조직력도 없는 청년 정치인의 구의회 입성은 그야말로 드라마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이직 평판 조회가 두려워 부당해고 당하고도 제대로 항의 한 번 하지 못하는 권우영(김미수 분)들에게, 해고당할 때 당하더라도 할 말은 하고야 마는 구세라의 당당함과 오지랖은 판타지라 하더라도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대단한 신념이나 소신이 아닌, 그저 연봉 5천만 원이 탐나 출마했다는 구세라. 하지만 “5천억이 넘는 구 예산 중 연봉만 욕심내고, 나머지 돈이 제대로 쓰이는지 눈 똑바로 뜨고 제대로 감시하겠다”는 공약만큼 유권자들이 기다리던 것이 있었을까. 

관건은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한 <출사표>가 젊은 층을 포함한 시청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느냐다. 

제작진은 “방점은 로맨틱 코미디다. 정치는 거들 뿐”이라고 <출사표>를 소개했지만, 시청자들이 또 배경만 다른 '기승전연애' 드라마를 원할지는 의문이다. 방송이 나간 뒤 포털사이트 <출사표> 톡방에는 남여주인공의 안정적인 연기에 합격점을 주면서 '사이다 캐릭터'에 응원을 보내는 글이 특히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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