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작가 의존 안해'...지상파, 신인 작가 발굴‧외부 협업 활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 '출사표'‧MBC '미쓰리는 알고 있다' 등 공모전 수상작품
MBC 'SF8', 한국영화감독조합과 공동기획...소재‧장르 다양성 확대

공모전 작품이나 외부 협업으로 탄생한 지상파 드라마. 왼쪽 위부터 SBS '스토브리그',KBS '출사표' MBC 'SF8' '미쓰리는 알고 있다'.
공모전 작품이나 외부 협업으로 탄생한 지상파 드라마. 왼쪽 위부터 SBS '스토브리그',KBS '출사표' MBC 'SF8' '미쓰리는 알고 있다'.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최근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 라인업을 보면 공모전 당선작이 부쩍 늘었다.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 협업을 시도한 작품도 눈에 띈다.

방송사들은 드라마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대중적으로 영향력이 큰 작가, PD 및 스타 배우의 출연을 흥행 요소로 고려해왔지만,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된 만큼 신선한 소재를 다룬 드라마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즉, ‘새로움’이 절실해진 것이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 드라마 왕국의 자리를 종합편성채널과 tvN에 내주면서 제작 환경이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한 신인 작가 발굴뿐 아니라 기획력을 앞세운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신인 드라마 작가의 등용문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좁았다. 방송사들은 신인 작가와 PD가 성장하는 발판으로 단막극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막상 제작비 부담을 이유로 단막극 폐지와 부활하는 수순을 반복하면서 신인이 데뷔하는 기회가 드물었다.

방송사들은 스타 작가를 모시는 데 공들이거나 대중적으로 성공을 거둔 웹툰을 영상화하고, 해외 드라마를 리메이크하면서 위험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콘텐츠가 범람하고 시청패턴이 바뀌면서 방송사들은 고착화된 드라마 장르와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러한 흐름에서 지상파 방송사는 기성작가보다 신인 작가 찾기에 힘쓰고 있다. SBS는 타사 극본 공모작인 <스토브리그>를 편성해 흥행을 거뒀고, 독특한 관계 설정으로 주목받은 MBC <꼰대인턴>은 2018년 MBC 극본 공모 수상작인 작품이다. MBC <미쓰리는 알고 있다>도 2019년 극본 당선작으로 건축 아파트에서 벌어진 의문의 죽음을 둘러싸고 용의자를 추적하는 미스터리 사건을 다룬다. 

KBS <출사표>는 2018년 방송콘텐츠진흥재단이 주최한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고, 오는 22일 방영되는 블랙 코미디 추리극 MBC<십시일반>도 MBC 극본 공모전의 최종 심사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단막극에 그치지 않고, 미니시리즈 부문에서도 신인 작가의 공모작을 적극적으로 편성한다는 데서 변화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박성제 MBC 사장은 지난 10일 신인 작가 발굴과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기획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웨이브를 통해 지난 10일 공개된 MBC 드라마 'SF8' ⓒ웨이브
웨이브를 통해 지난 10일 공개된 MBC 드라마 'SF8' ⓒ웨이브

MBC가 웨이브를 통해 지난 10일 공개한 <SF8>도 외부 협력이 돋보인 작품이다. 웨이브에서 먼저 공개하고 내달 17일부터 MBC에서 단막극 형태로 방영되는 <SF8>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기술 발전을 통해 완전한 사회를 꿈꾸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은 SF 앤솔러지 시리즈(8부작)다. 시리즈의 방향과 분위기는 다르지만, 영국 드라마 <블랙 미러>과 비교되면서 편중된 드라마 장르에 다양성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SF8>은 한국영화감독조합과 MBC가 공동으로 기획했다는 점에 주목할만하다. 이중 <우주인 조안>, <증강 콩깍지>는 콘텐츠 스튜디오인 ‘안전가옥’이 펴낸 소설이 원작으로, 영역의 경계를 가로질러 영상화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밖에도 지상파 방송사는 신인 작가의 확보와 공동 창작을 통한 새로운 물길을 만들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몬스터 유니온은 지난 5월 단막 합평 및 미니시리즈 기획 등 현직 프로듀서들의 멘토링 과정을 통해 참신한 드라마를 개발하겠다는 취지로 크리에이터 8명을 최종 선발했다.

SBS는 지난 4월 100% 자회사인 스튜디오S를 만들어 기획, 캐스팅부터 연출, 제작, 마케팅, 뉴미디어, 부가 사업 등 드라마의 제작부터 수익 창출까지 진행한다고 밝혔고, 동시에 OTT나 다양한 채널의 콘텐츠 제작, 유통까지 병행해 연간 총 20~30편의 드라마를 제작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스타 작가와 PD에게 전적으로 기대기보다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 나선 방송사의 선택이 향후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