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들이 보는 OTT, “방송시장 잠식”‧“자극제 될 것” 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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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연합회원 OTT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 42.7% “방송산업에 부정적 영향” 41% “긍정적“ 
34.8% “OTT가 TV 대체재 역할 할 것”...저연차일수록 위기의식 높아
즐겨보는 OTT는 넷플릭스...웨이브, 유튜브 프리미엄, 왓챠 뒤이어  
  
  

[PD저널=박수선이준엽 기자] 콘텐츠 소비의 중심축이 TV에서 OTT로 옮겨지고 있는 가운데 레거시 미디어에서 콘텐츠를 제작해온 PD들은 OTT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OTT가 미디어 생태계를 장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OTT가 방송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PD들의 시선은 긍정과 부정이 혼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PD저널>이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한국PD연합회 회원(지상파‧MBN 소속, 독립PD 포함) 227명을 대상으로 OTT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글로벌 OTT가 방송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견(42.7%)이 ‘긍정적인 영향’이라고 답한 비율(41%)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부정적으로 바라본 PD들은 자본력을 앞세운 OTT의 콘텐츠 시장 잠식을 우려했다. TV 시청자 이탈과 방송사 수익 감소뿐만 아니라 흥미위주의 콘텐츠 증가, 방송 프로그램 품질 저하 등의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거대 자본에 의한 콘텐츠 독점 가속화와 OTT 의존 심화로 자체제작 능력 감퇴’, ‘장기적으로 OTT 콘텐츠를 제작하는 채널로 위상이 하락할 것’, ‘비대칭 규제로 국내 사업자의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움’ 등을 부정적 영향으로 들었다. 

OTT를 긍정적으로 본 PD들은 방송산업에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따라 콘텐츠의 질이 높아지고, 다양한 실험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PD들은 ‘새로운 시도 증가‘ ’시청자들의 안목 상향평준화‘ ‘미디어산업의 양적 질적 팽창에 기여’, ‘기존 방송사와 제작사에 새로운 콘텐츠 개발의 자극이 될 것’ 등을 이유로 적었다. 

특히 방송사에 적을 둔 PD보다 방송사 밖에서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독립PD들이 OTT의 영향을 긍정적으로 봤다. 독립PD 가운데 68.5%가 OTT가 방송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매우 긍정 21.2%, 긍정 47.4%)이라는 의견을 냈다.   

PD저널이 한국PD연합회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OTT 인식조사 결과'
PD저널이 한국PD연합회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OTT 인식조사 결과'

앞으로 TV와 OTT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서는 OTT의 우위를 점치는 전망이 많았다. 

‘OTT가 TV의 대체재 역할을 할 것’이라는 문항에 동의한 답변(34.8%)이 ‘OTT가 TV의 보완재 역할을 할 것’(13.2%)이라는 답변보다 갑절 이상 많았다. 응답자의 26%는 ‘OTT와 TV의 동등한 경쟁관계’, 응답자의 19.9%는 ‘OTT와 TV의 협력관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OTT가 TV를 대체할 것이라고 본 응답은 저연차 PD일수록 높았다. 

‘1~5년차’ PD 중에는 절반에 가까운 45.7%가 ‘OTT가 TV의 대체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고, ‘11년~20년’ 연차의 PD는 35.1%, ‘20년 이상’ 고연차 PD들은 26.5%만 여기에 동의했다. 

OTT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필요한 방송사의 대응과 정부의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방송 심의 등 규제 완화’ ‘콘텐츠 투자 확대’, ‘상생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을 주문하는 의견이 나왔다. 
   
OTT 구독 경향을 묻는 질문에서는 ‘복수구독’과 ‘넷플릭스 대세’ 현상이 뚜렷했다. 

현재 구독 중인 OTT의 개수를 묻는 질문에 ‘3개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이 33.9%로 가장 많았고, ‘2개 이상’(32.6%), 1개(28.6%)가 뒤를 이었다. 복수 구독은 넷플릭스를 기본값으로 ‘넷플릭스+왓챠+웨이브’ ‘넷플릭스+웨이브+티빙’, ‘넷플릭스+웨이브’ ‘넷플릭스+유튜브 프리미엄’,‘넷플릭스+왓챠’ 등으로 조합하는 식이었다.  
   
즐겨보는 OTT는 넷플릭스(57.7%), 웨이브(15%), 유튜브 프리미엄(13.2%), 왓챠(4.8%), 티빙(3.1%) 순이었다.  즐겨보는 OTT의 장점으로는 ‘콘텐츠의 다양성’을 꼽는 응답이 53%로 가장 많았고, ‘접근성’과 ‘편의성’이 뒤따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 스틸.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 스틸.

최근 가장 인상 깊게 본 온라인 콘텐츠(유튜브 포함)를 묻는 질문에서도 넷플릭스 콘텐츠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PD들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최신작인 <보건교사 안은영>을 포함해 <킹덤> <종이의집> <소셜딜레마> <더 라스트 댄스> <바이킹스> <더 게임 체인져스> <올드가드> 등 넷플릭스가 제공한 다큐‧영화‧드라마 등을 인상 깊게 봤다고 답했다. 

유튜브 콘텐츠 중에는 하반기 최대 화제작인 <가짜사나이>와 에이앤이 네트웍스가 론칭한 달라스튜디오의 <네고왕><발명왕>을 재밌게 봤다는 답변이 많았다. 지상파 콘텐츠 중에는 MBC 최별 PD의 ‘시골살이 브이로그’ <오느른>과 뉴스 콘텐츠인 <14F> 등이 꼽혔다.     

글로벌 OTT의 공세에 맞서는 국내 OTT 사업자의 대응으로는 ‘전략적 제휴 모색’(54.2%), ‘개별 사업자의 경쟁력 강화’(20.7%)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18.9%) 순으로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국내 OTT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과 제도를 묻는 질문에는 규제보다는 진흥에 무게를 둔 의견이 많았다. ‘콘텐츠 투자 지원’(80.2%, 복수응답), ‘OTT 법안 마련’(37.9%), ‘해외 진출 지원’(27.8%), ‘글로벌 사업자 규제’(22%)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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