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7개 방송사 신조어 ‘예능 자막’에 제재 수위 낮춰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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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의 언어유희...방송사들 개선의 모습을 보여”
차별금지법 편파 대담 내보낸 극동방송, CTS 법정제재 ‘주의’

방송심의 규정 '방송언어' 조항 위반으로 심의를 받은 '놀면 뭐하니' 9월 12일 방송분 화면 갈무리.

[PD저널=이준엽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한글 파괴에 앞장섰다”며 방송소위원회에서 법정제재 ‘주의’ 의견으로 전체회의에 올라온 7개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행정지도 ‘권고’를 최종 의결했다.

방심위는 9일 전체회의에서 방송심의 규정 ‘방송언어’ 조항 위반으로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과 MBC <놀면 뭐하니>, SBS <박장데소>,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시즌2>, JTBC <장르만 코미디> tvN XtvN <놀라운 토요일 도레미 마켓> 등에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찐 성덕’ ‘댓츄롸잇’ ‘흑뽀ㅐㄱ’ ‘노우 The 뼈’ ‘ ‘푸핥’ 등 신조어와 외국어 혼용 표현을 사용해 심의 안건에 올랐다.

앞서 방송소위는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방송의 품위와 한글의 올바른 사용을 저해했다”며 법정제재 의견을 냈지만, 전체회의에서는 제재 수위가 행정지도로 한 단계 낮춰졌다. 방심위 위원들은 예능의 신조어 사용을 언어유희로 볼수 있고, 소위 의결 이후 방송사들이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심영섭 위원은 “언어는 고착화된 게 아니고 생물처럼 변한다”며 “비속어를 사용하거나 욕설, 과도한 부분이 있고 올바른 표현을 써야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어느 장르에 어떻게 쓰느냐는 방송사에서 결정해야한다. 방송은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하지만 예능 언어유희에 법정제재는 너무 과하다”며 7개 프로그램 모두에 권고 의견을 냈다.

방송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허미숙 부위원장도 “방송소위 의결 뒤에 방송사들이 지적 받은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추가 서면진술서도 보내왔고, 모니터링 결과 7개 프로그램 자막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며 “법정제재를 유지하지 않아도 방송사들이 향후 더 좋은 언어 사용으로 화답할 것이라고 보고 제재 수위를 권고로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강상현 위원장은 다수 의견으로 ‘권고’를 의결하면서 “지나친 시청률 경쟁으로 언어파괴가 일어나 젊은 시대,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방송사들이 시정노력을 계속 해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차별금지법안을 주제로 대담하면서 법안에 반대하는 의견만 내보내고 명확하지 않은 사실을 단정적으로 얘기한 극동방송 <행복한 저녁 즐거운 라디오>, CTS 기독교TV <[생방송] 긴급대담 - 포괄적 차별금지법 통과 반드시 막아야 한다>도 법정제재 ‘경고’의견에서 ‘주의’로 수위가 낮춰졌다.

방심위 위원들은 두 방송 모두 사전에 비슷한 사례로 제재를 받은 적이 없다는 점과 종교방송에 엄격하게 공정성, 균형성을 요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했다. 

이날 두 기독교방송의 제재 의결을 앞두고 복음법률가회, 복음기독언론인회창립준비위원회 단체 회원 30여명은 방심위 앞에서 집회를 열고 "두 기독교 방송에 대한 법정제재는 신앙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안건 철회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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