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세계관 확장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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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원정대' 마무리한 MBC '놀면 뭐하니'....tvN '신서유기' 파생 숏폼 콘텐츠 인기
캐릭터 성장에 호응 높아져...시청자와의 소통이 관건

지난 14일 막을 내린 '환불원정대' 프로젝트ㅡ 방송 화면 갈무리.
지난 14일 막을 내린 MBC '놀면 뭐하니-환불원정대' 프로젝트 방송 화면 갈무리.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MBC<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편이 지난 14일 13주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환불원정대는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의 조합으로 관심을 모았고, 최종회 시청률이 9.4%, 11.2%(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 지었다.

환불원정대가 부른 ‘돈 터치 미’(Don't touch me)도 국내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OTT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까지 숏폼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며 방송사가 채널 브랜드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서 <놀면 뭐하니?>의 연이은 흥행은 방송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유산슬’, ‘싹쓰리’, ‘환불원정대’까지 다양하게 변주한 <놀면 뭐하니?>는 ‘세계관 예능’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방송 채널 간 경쟁을 넘어 유튜브를 포함한 각종 모바일 플랫폼과 OTT의 급격한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방송사들의 위기가 가시화됐다. 특히 포털사이트가 10~20대를 겨냥해 20분 이내 분량의 숏폼 예능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모바일 최적화에 나섰다. 지난해 론칭한 네이버의 ‘네이버 나우(NOW)’는 정형돈·박나래 같은 예능인은 물론 송민호·피오 등의 아이돌, 중견배우 김응수까지 참여했고, 누적 시청자 수 2000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9월 론칭한 카카오의 카카오TV는 이경규, 이효리 등을 앞세워 초반 흥행을 달궜고, 연령, 라이프스타일, 사회적 관심 이슈를 반영한 콘텐츠를 기획하며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과 포털사이트는 방송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의 및 규제 제약이 덜한 점과 이용자의 접근성이 높은 플랫폼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유연하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달리 방송사의 경직된 편성 등 제약을 안고 출발한 <놀면 뭐하니?>는 지상파 콘텐츠 변화의 단초를 제공한다. <놀면 뭐하니?>는 초반에 고정 출연자 유재석의 카메라 릴레이를 통해 확장성을 마련하고, 다양한 부캐(부캐릭터)를 탄생시키며 ‘유(YOO)니버스’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트로트 신인가수 유산슬이 방송가를 장악했다면, 올해는 ‘라섹’, ‘유르페우스’, ‘싹쓰리’, ‘지미유’까지 틀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콘셉트를 선보이며 프로그램에 다채로운 색깔을 입히고 있다. 

tvN '신서유기'에 출연 중인 조규현의 '조정뱅이' 캐릭터를 살려 만든 스핀오프 콘텐츠 '언제까지 어깨 춤을 추게 할 거야' 화면 갈무리.
tvN '신서유기'에 출연 중인 조규현의 '조정뱅이' 캐릭터를 살려 만든 스핀오프 콘텐츠 '언제까지 어깨 춤을 추게 할 거야' 화면 갈무리.

<놀면 뭐하니?>가 유재석의 캐릭터쇼로 ‘세계관 예능’을 구축하고 있다면, 이미 방송가에서는 출연자와 콘텐츠 브랜드를 발판 삼아 프로그램의 세계관을 확장한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스핀오프와 숏폼 콘텐츠를 적절히 배합해 콘텐츠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는 <신서유기>가 대표적이다. 스핀오프 콘텐츠인 <강식당>의 경험을 살려 이수근이 식당을 홀로 운영하는 <나홀로 이식당>까지 콘텐츠를 확장하는 식이다. <신서유기> 게임에서 ‘아이슬란드 여행 상품권’을 따낸 이수근 은지원은 <신서유기 외전: 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를 따로 찍었고, 조규현은 '조정뱅이' 캐릭터를  살려 <언제까지 어깨 춤을 추게 할 거야>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어드벤처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며 시즌3까지 방영한 <대탈출>도 시즌별 에피소드를 넘나들며 차별화된 브랜드를 구축했다. 그간 <대탈출>을 본 시청자들이 호응할 수 있도록 복선과 스토리텔링을 선사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방송사가 아닌 콘텐츠의 힘으로 귀결되는 ‘세계관 예능’은 방송사들이 모바일 플랫폼처럼 트렌드를 바로 반영하기 어렵더라도 나름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부캐’를 통해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변주하거나 포맷과 포맷의 결합 혹은 포맷 내 스토리의 확장성을 기반으로 대중성과 마니아층의 기대를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마냥 플랫폼 문제만으로 치환할 수 없다.

현재 콘텐츠 소비자가 원하는 요소를 프로그램에 어떻게 녹여내느냐가 관건이다. 모바일 플랫폼이 미디어 이용자와의 소통에 방점을 둔 숏폼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제작하고 있듯이 ‘세계관 예능’에서도 출연자의 활약뿐만 아니라 시청자 참여 요소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놀면 뭐하니?>도 시청자들이 라이브방송을 통해 그룹명 아이디어를 냈고, 환불원정대의 마지막 공연에서 ‘떼창’ 이벤트를 연출하는 등 시청자 참여 통로를 열어뒀다.

‘세계관 예능’에서 출연자들이 차별화된 캐릭터로 조금씩 성장해나갈 때 대중의 호응을 핵심으로 삼은 것처럼 프로그램의 형태뿐 아니라 콘텐츠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호흡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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