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보호시간대에 16분 동안 '음주방송' 내보낸 '노는 언니' 법정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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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얼굴이 그게 뭐냐” 낮은 성인지 감수성 보여준 ‘안녕 자두야’는 법정제재 '주의'

E채널 '노는 언니'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PD저널=안정호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16분 동안 출연자들의 '음주방송'을 담은 <노는 언니> ‘성지술례를 가다’ 편을 내보낸 E채널·드라마큐브·패션앤에 대해 법정제재인 ‘주의’를 결정하고 전체회의에 상정했다.

방심위는 6일 방송심의소위원회 회의를 열고 지난해 11월 10일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약 16분 간 음주 및 술에 관한 대화를 방송해 심의 대상이 된 E채널 <노는 언니>에 대해  서면 의견진술을 듣고 이같이 결정했다. 

<노는 언니> 측은 “기획의도를 강조해 방송하다보니 음주 관련 내용이 방송 총 분량에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며 “편집 시 면밀히 분석해 조율하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하며 해당 회차는 즉시 수정하겠다”고 했다.

허미숙 방송소위 위원장은 "경각심을 가지고 집중 심의한 흡연 노출에 대해선 방송사들의 큰 인식 변화가 있었는데 음주에 대해선 크게 바뀌지 않았다”며 법정제재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상수 위원은 “프로그램 제목부터 ‘성지술례를 가다’라고 정해놓고 술을 주제로 적나라한 대화와 마시는 장면을 16분 간 노출했다”며 “해당 과정에서 ‘마시자, 마시자’라는 노래까지 배경으로 넣으며 음주의 흥을 돋우는 음주 조장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방송심의 규정 ‘양성평등’ 조항에 저촉된 애니메이션 프로그램 <안녕 자두야>를 방송한 대교어린이TV와 애니원TV, 디즈니 채널, 챔프 4개 채널은 법정제재인 ‘주의’를 받았다. 애니메이션 프로그램 <안녕 자두야>의 에피소드 중 ‘예뻐지고 싶어’ 편에는 “자두야 밖에서 놀 땐 썬크림 좀 바르고 다녀. 여자 얼굴이 그게 뭐냐” 등 성인지 감수성이 낮은 발언이 포함됐다.

강진숙 위원은 “2011년 제작된 애니메이션을 2020년에도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개선 없이 그대로 방송했다는 것 자체가 우려스럽다”며 “여성의 가치를 외모에 두어 획일화된 성관념과 선입견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미숙 위원장은 “양성평등이란 성인지 감수성의 인식은 4기 방심위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인 항목”며 “이번 심의 결과를 통해 각 방송사들의 사전 내부 심의를 통해 올바른 성인지 감수성을 적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방심위는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로부터 공표 불가 판정을 받은 여론조사 결과를 자막으로 내보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건강검진 소견서에 적힌 의사명과 의사면허번호를 노출한 채널A <TV 주치의 닥터 지.바.고>, 출연자들의 얼굴에 다량의 고무줄을 끼워 가학적인 장면을 연출한 SBS <런닝맨>에는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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