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백가쟁명 시대, 넷플릭스 아성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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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까지 뛰어든 OTT 시장, 국내외 사업자 각축전
국내 OTT 물적 토대 물리지만, 'K-콘텐츠' 저력 보여줘야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올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지형도는 어떻게 바뀔까. TV시청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유료 콘텐츠에 관한 거부감이 줄어든 데다가 코로나19로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면서 OTT 시장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OTT 지형은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의 파죽지세에 국내 OTT가 합종연횡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포털발 OTT의 선전과 유수의 기업이 OTT 시장 및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향후 OTT 시장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처럼 지식재산권(IP) 확보뿐 아니라 타깃별 프리미엄 콘텐츠, 역량 있는 크리에이터와의 협업, 다양한 유통 경로를 확보하는 등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 과제가 남아있다. 

지금까지 OTT 시장은 지난 2016년 한국에 진출한 넷플릭스의 독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넷플릭스 유료 사용자는 362만 명(와이즈앱 기준), 지난해 12월 월간 순이용자(MAU, 닐슨코리안클릭 기준)는 816만 명에 달했다. 실제로도 넷플릭스는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국내에 진출한 이후 7700억 원가량 투자하며 물량 공세를 펼친 데 이어

최근에는 약 1만6000㎡ 규모의 스튜디오를 마련하는 등 제작 입지를 다지고 있다. 넷플릭스가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인 <킹덤> 시즌1과 시즌2 모두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흥행했다. <인간수업>, <보건교사 안은영>, <스위트홈>도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이용자의 관심을 얻은 바 있다.

웨이브의 오리지널 시리즈.
웨이브의 오리지널 시리즈.

국내 OTT도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을 통해 성장을 노리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와 SK텔레콤이 뭉친 웨이브(WAVVE)는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3천억을 투자할 계획이다. CJ ENM 계열인 티빙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CJ ENM과 JTBC스튜디오는 재작년 합작 OTT법인 출범을 위한 MOU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 7일 본격적으로 JTBC스튜디오의 합류를 공식화하면서 OTT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tvN<사랑의 불시착>, JTBC<부부의 세계> 등 화제작을 내놓아 양사의 시너지가 기대되고, MZ세대를 겨냥한 숏폼, 미드폼, 스핀오프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입지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포털發 OTT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카카오TV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출범 당시 향후 3년 동안 약 2000억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론칭 직후 첫 회 게스트로 이효리, 박보영 등의 스타를 초대해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기존 OTT에 비해 모바일 콘텐츠의 특성과 명확한 타깃을 반영한 10~20분 분량의 숏폼 콘텐츠(예능·드라마)를 내놓았다.

예컨대 지창욱과 김지원이 출연하는 <도시남녀의 사랑법>는 16부작이지만, 30분 내외의 분량으로 모바일에 적합하다. 콘텐츠 유통도 자사에서 독점 공개하기보다 타 플랫폼과 협업하고 있다. <며느라기>, <연애혁명>, <아직 낫서른>은 웨이브에서, <도시남녀의 사랑법>과 <아름다웠던 우리에게>는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다. 

여기에 디즈니, 애플 등 글로벌 OTT도 연내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 등 대형 제작사를 인수한 만큼 키즈 콘텐츠뿐 아니라 젊은층, 중장년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애플 TV플러스도 4대에 걸친 한국인 이민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파칭코>를 원작으로 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며 국내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유통기업인 쿠팡은 지난해 말 ‘쿠팡플레이’를 론칭했다. 커머스와 콘텐츠를 결합한 형태다. 쿠팡은 넷플릭스뿐 아니라 영상물을 공급하는 왓챠플레이, 웨이브, KT의 시즌 등의 OTT에 비해 가성비를 앞세워 출사표를 던졌다. 다른 OTT에 비해 콘텐츠 종류는 적지만, 쿠팡의 와우 멤버십(월2900원)에 가입한 회원이라면 추가부담 없이 국내외 TV시리즈 등의 영상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시청할 수 있다. 

이러한 OTT 시장의 판도를 두고, 아직까진 국내 OTT가 글로벌 OTT를 대적하기엔 물적 토대가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국내 OTT는 공격적인 투자로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발 벗고 나서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과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지, ‘K-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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