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학 PD 1주기 다가오는데...청주방송 '합의 이행' 의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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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 PD 1주기 다가오는데...청주방송 '합의 이행' 의지 있나
핵심 합의사항 일부 불이행...22일 진상조사위원회 이행점검
유족 “근로지위확인소송 조종문 수정 요구, 합의 파기한 것”
청주방송 “아직까지 중재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판단”
  • 안정호 기자
  • 승인 2021.01.22 14: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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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B 청주방송 앞. ⓒPD저널
CJB 청주방송 앞. ⓒPD저널

[PD저널=안정호 기자] 오는 2월 4일이면 故이재학 PD가 세상을 떠난지 1주기가 되지만, 유가족과 시민사회는 여전히 지난해 7월 청주방송이 약속한 합의사항 이행을 외치고 있다.

'이재학 PD 사망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던 청주방송은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조정 문안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유족과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책임자 후속 조치, 비정규직 고용 구조 개선 등 핵심 합의사항 이행도 시간을 끌면서 '합의 파기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청주방송과 유가족, 대책위,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청주방송과 노동자성을 싸운다 숨진 이재학 PD가 세상을 떠난 지 171일 만에 △고인에 대한 명예 회복 방안 △청주방송 비정규직 고용구조·노동조건 개선 △합의사항에 대한 성실한 이행을 골자로 합의했다.

당시 4자 대표가 합의한 이행안을 보면 청주방송이 '성실이행'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청주방송은 이재학 PD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면서도 근로자지위확인소송 강제조정문은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가족은 지난해 12월 “합의 이후 가장 중요한 항소심 문제에 대해 ‘사망 책임’, ‘부당해고’ 등 핵심 내용의 수정을 요구하면서 (청주방송은) 급기야 법원의 강제조정결정에 이의신청까지 했다”며 “스스로 했던 약속들과 합의서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 CJB청주방송은 이미 합의를 파기한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성토했다.

고인의 동생 이대로 씨는 통화에서 “법원의 강제조정문 합의로 가겠다는 것이 원래 사측의 요구였는데 이제와서 합의 내용을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주방송 관계자는 “강제조정문안에 대한 (회사와 유족 간의) 갈등이 있는 것인데 본안 소송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언론노조 등 외부 관계자들을 통한 중재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막판 타결의 여지를 열어놨다.

청주방송이 합의 이후 1개월 내에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던 '책임자들에 대한 인사 조치'도 현재진행형이다. 

사망 책임자로 지목된 4명 중 2명의 경우 아직까지 징계위원회 조차 열리지 않았다. 이재학 PD에 대한 부당해고·소송 방해 책임자로 지난해 10월 해고된 A PD는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넣은 상태다. 이재학 PD 가해 책임자로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은 B 전 경영국장도 청주방송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과 손해배상청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방송 관계자는 “이재학 PD 가해 책임자 4명 외에 직장 갑질 가해자 2명 징계 문제가 겹쳐 신속한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사는 계속 인사위원회와 관련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유가족 대표, 청주방송 대표이사, 이재학 PD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대표,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하 4자 대표)은 지난 7월 23일 청주방송에서 사건 진상조사 결과에 따른 이행안 합의문에 서명했다. ⓒPD저널
유가족 대표, 청주방송 대표이사, 이재학 PD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대표,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하 4자 대표)은 지난 7월 23일 청주방송에서 사건 진상조사 결과에 따른 이행안 합의문에 서명했다. ⓒPD저널

청주방송 비정규직 고용구조·노동조건 개선 약속은 작가 직군의 정규직화에 진전이 없는 상태다.  과거 용역 계약 근로자였던 청소·경비 노동자의 경우 촉탁직으로 전환됐고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던 PD·MD의 경우 PD 2명과 MD 1명이 이달 초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청주방송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해마다 1월 초에 진상조사위원회의 이행점검 결과를 유족대책위에 통보해야 한다'는 합의 사항에 따라 진상조사위원회는 22일 회의를 열고 청주방송이 합의사항을 이행했는지 점검을 진행한다.  

김혜진 청주방송 진상조사위원장은 “합의 사항 중 작가 처우개선 문제(작가TF)에 대해 청주방송 측은 계속 이행했다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이행하고 있는지 관련 자료를 내놓고 않고 있고 (진조위에서) 청주방송 작가들과 최종으로 맺은 계약서를 요청했지만 계약서의 구체적 내용 자료도 보내지 않고 있어서 해당 부분이 이행점검의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가족의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진행 결정에 대해 김 위원장은 “법원의 강제조정결정에 합의하지 못한 부분은 명백한 청주방송의 합의사항 위반”이라며 “회사가 일방적으로 시한을 어기면서 조정문안 합의를 후퇴시킨 것으로 (진조위에서는) 회사가 애초에 합의안을 지킬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부분을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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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021-01-22 22:08:36
언론계의 수치입니다. CJB청주방송이 아무리 민방이라지만 그래도 방송사인데 상식 이하의 결정과 상식 이하의 행동, 주장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두영이라는 대주주가 저렇게까지 쥐고 흔드는데 청주방송 경영진은 언론인으로써 최소한의 양심을 지킬 의지, 자신도 없어보이네요. 안타깝습니다. 그렇지않아도 방송산업의 구조와 니즈가 급속도로 변하는 시대에 저런 말도 안되는 짓을 벌이는 언론사는 자연스럽게 소멸될 것이 뻔합니다.
안타깝네요. 한심하고요. 청주의 다른 방송사들도 반성하고 청주방송에 더 이상 언론사 이미지를 망치지 말 것을 강요해야합니다.
이두영, 이성덕 두 대표는 자식들 보기도 안부끄러울까요? 특히 이두영 가족이 대주주 두진건설이죠? 그 자식들의 자식들도 어디가서 손가락질받고 다니기 딱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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