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이두영 회장에 명예박사 학위 수여..."故 이재학 PD 사건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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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23일 이두영 청주방송 회장 명예박사 학위 수여..."경영·사회 공헌 성과 인정"
이재학 PD 대책위 "이 회장, 합의 이행 어렵게 만들어...학위 수여 개탄스럽다"

충북대학교 교정 ⓒ충북대학교
충북대 교정. 충북대학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PD저널=이재형 기자] 충북대가 故 이재학 PD 사망사건과 관련한 청주방송의 합의사항 불이행에 책임이 있다고 지목받는 이두영 CJB청주방송 회장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기로 해 시민사회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충북대는 오는 23일 이두영 청주방송 회장에게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한다. 충북대는 두진건설과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이 모범적인 경영과 사회 공헌을 한 점을 높이 평가해 수여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충북대는 “이 회장은 서민들을 위한 주택건설에 주력하고, 청주방송을 지역의 영향력 1위의 언론사로 성장시켰다”며 “얻은 수익을 다시 지역에 환원한다는 마음으로 이웃 나눔을 실천하고 있으며, 충북대학교의 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던 2018년 청주방송에서 14년 동안 프리랜서로 일했던 이재학 PD가 부당해고를 당했고, 유족과 청주방송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이 회장이 명예박사 학위를 받을 자격이 있냐는 비판이 나온다.  

'故 이재학 PD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21일 성명을 내고 “이 회장이 대표이사였던 2018년 청주방송은 이재학 PD를 부당하게 해고했고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 위법부당하게 개입해 재판을 방해했다. 이 회장은 이재학PD대책위와 유가족 대표, 언론노조가 체결한 합의의 이행도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이어 “이런 상황에 이 회장에게 사회적 비판과 책임을 묻기는커녕 돈 몇 푼 기부했다고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충북대의 모습은 너무나도 개탄스럽다. 명예박사학위의 의미를 스스로 내팽개치는 것”이라며 “충북대가 사립대학이 아닌 공공적 가치를 추구해야 할 ‘국립대학’임을 생각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재학 PD가 세상을 떠난 뒤 청주방송은 유족 등과 책임자 처벌과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에 합의했지만, 주요 합의사항에 대한 이행을 하지 않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이두영 회장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주기로 한 충북대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이재학 PD 사망 사건'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다. 

충북대 경영대학원 관계자는 “이 PD에 대한 일은 처음 들었다"며 "이 회장이 지역에서 기업을 창립하고 상공회의소 회장도 하는 등 기업인으로서 모범을 보였고 대학에 여러 기여를 한 점을 평가해 경영학적 관점에서 학위 수여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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