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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국민제안에 부쳐
  • 승인 1998.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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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한때 ‘금모으기 캠페인’이 요원의 불길처럼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결과에 대해 모두가 반성하며 무거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생활절약’ 캠페인은 어땠는가. 근검절약만이 imf위기를 탈출하는 유일한 방편인 듯 언론들은 호들갑을 떨었지만 지금 어디에도 그러한 주장은 들리지 않는다. 그 효과가 imf탈출에 ‘약’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독’은 아니었는지 의구심마저 드는 지경이다. 이 모두가 우리 언론의 ‘빈곤한 철학’과 일회성 ‘떼거리 저널리즘’의 결과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서 항간에는 ‘너절리즘’이니 ‘거덜리즘’이니 하더니 이제는 ‘넌덜리즘’이라는 신조어 마저 등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 와중에 공영방송 kbs가 새로운 국민제안을 새롭게 내놓았다. ‘제2의 건국 새롭게, 힘차게’라는 짧은 구호가 바로 그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이 새로운 것이며 무엇을 힘차게 하자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제2의 건국이라면 ‘망국’을 초래한 이들은 또 누구란 말인가. 하지만 kbs는 아무런 말이 없다. 한마디로 죽은 자식 어루만져 무엇하겠느냐는 뜻이리라.하지만 ‘법과 양심 나부터 지키자’라는 부제로 ‘주차질서 확립’이라든지 ‘영수증 주고받기’등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망국의 책임은 일단 시민의식이 형편없는 국민들에게 있다는 것 같다. 국민의 반응이 냉담하건만 정작 kbs가 크게 개의치 않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혹시 kbs는 캠페인을 국민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contsmark1|‘제2의 건국’이라는 이념은 국민을 설득하기 위한 정권의 ‘정치적 프로파겐더’일 뿐이다. 따라서 그러한 프로파겐더에는 일정한 정치적 목적이 담겨있기 마련이다. ‘제2의 건국’이 일단 정치권의 공동이익에는 맞아떨어진다고 해도 그러한 정치적 목적은 일단 우리 관심사가 아니다. 다만 권력을 감시하고 공정한 시민여론을 수렴해야 하는 공영방송이 정권의 구호를 여과 없이 수용, 재생산하는 태도는 우리가 그 동안 일관되게 주장해온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정면 배치되는 심각한 문제라는 점이 중요하다. 그것은 50년만에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해서 정당화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더구나 최근 정부의 개정 방송법안이 과거로 회귀하려는 조짐을 보이는 시점에서 kbs가 정권의 프로파겐더를 충실히 대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당황케 하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설득력 없는 방송 캠페인 내용은 국민의 kbs에 대한 감성지수를 악화시켜 공영방송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kbs는 하루빨리 깨달아야 한다.
|contsmark2|지금 온 국민은 너나없이 생존의 위기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대략 900만에 달하는 실직가정이 파탄직전에 놓여있는 반면에 정작 오늘의 위기를 불러온 과거 가진 자와 쥔 자들은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그들은 imf의 위기를 이용해 또 다른 재기를 획책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래서 국민은 고통의 정당한 분담을 원하지만 그러한 국민의 마음을 알아주는 언론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들리지 않는다. 다만 오늘의 기득권자의 목소리만을 우리 언론은 복창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파국을 피하기 위해 국민들은 자신들의 분노를 침묵으로써 참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국민을 우롱해서는 안된다. 그러는 kbs는 법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가. 물론 kbs가 어떤 주장을 하든 그것은 kbs의 자유이겠지만 자신의 경솔함으로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의 불행이 될 것이다. kbs야 말로 우리사회의 진정한 공영방송을 담보할 수 있는 그 모든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우리는 믿기 때문이다.이제 kbs는 ‘사회정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혼란과 불평등의 시기에 무엇이 정의인지 고민해야만이 국민의 고통에 진정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의가 강물같이 흐르는 사회를 위해 kbs의 소명의식과 분발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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