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스포테이너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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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스포테이너 전성시대
'뭉쳐야 쏜다' '쓰리박' 등 스포츠 선수 출신 방송인 활약
  • 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1.02.27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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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이 방송 예정인 MBC '쓰리박: 두개의 심장' 예고화면.
오는 28이 방송 예정인 MBC '쓰리박: 두개의 심장' 예고화면.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TV 속 ‘스포테이너’(스포츠+엔터테이너)의 행보가 활발하다. 스포테이너의 원조 격인 강호동을 필두로 서장훈, 안정환 등 스포츠 스타들이 능숙한 진행자이자 방송인으로 안착한 데 이어 최근 몇 년 새 새로운 스포테이너 발굴을 위한 섭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끼와 재능을 갖춘 스포츠 스타들도 게스트로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호응을 얻고 본격적으로 방송에 뛰어들고 있다. 방송사들이 스포츠 스타를 섭외하는 배경에는 이미 널리 알려진 대중성과 나름의 신선함으로 프로그램의 흥행을 북돋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화제의 스포츠 스타는 단연코 골프 여제 박세리다. 박세리는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나선 SBS<집사부일체>보다 MBC<나 혼자 산다>를 시작으로 대중적으로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아침엔 먹어도 살찌지 않는다”라는 각별한 음식 사랑과 무엇이든 통 크게 구매하는 스타일을 두고 ‘리치 언니’라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E채널<노는 언니>에서는 게스트가 아닌 예능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웹예능 <인생 한 번 쎄리박>에서는 ‘취미 활동 찾기’라는 콘셉트에 매번 낯선 환경에서도 툴툴거리면서도 기대 이상으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예능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생존 퀴즈 버라이어티 MBN<와일드 와일드 퀴즈>에도 합류하는 등 여느 방송인보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방영 중인 MBC<쓰리박: 두 개의 심장>에서는 박찬호, 박세리, 박지성이 한꺼번에 출연해 시청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들 모두 각자 분야에서 화려한 스토리를 일궈낸 스포츠 스타이지만, 새로운 도전을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리부팅 프로젝트’로 인생 2막을 여는 여정을 시작했다.

박찬호는 은퇴 후 우울증을 고백하며 골프 프로 테스트에 도전하고, 박지성은 사이클에 관한 관심을 드러냈다. 예능계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박세리는 ‘먹는 즐거움’을 설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셰프’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첫 방송이 다소 다큐멘터리 느낌이 짙어 시청률이 3%대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거뒀지만, 향후 이들의 도전에서 예능의 재미를 어떻게 만들지 관건이다. 

오는 28일 방송 예정인 JTBC '뭉쳐야쏜다' 예고편.
오는 28일 방송 예정인 JTBC '뭉쳐야쏜다' 예고편.

스포츠 스타의 본연의 역할을 살린 스포츠 예능도 좋은 성적표를 거두고 있다. JTBC<뭉쳐야 찬다> 시즌이 종료되자마자 지난 7일부터 <뭉쳐야 쏜다>가 새롭게 편성됐다. 허재가 ‘상암 불낙스’ 팀의 감독을, 현주엽이 코치를 맡았다. 축구 선수 출신 이동국도 KBS<슈퍼맨이 돌아왔다> 이후 첫 고정 예능으로 나섰고, 김기훈(쇼트트랙), 방신봉(배구) 홍성흔, 김병현(야구), 이형택(테니스), 여홍철(기계체조) 등이 합류했다.

각 분야의 스포츠 스타들이 농구 테스트에서 의외의 재능을 보여주거나 허당미를 발산했고, 이를 보여주듯 팀 대항전을 다룬 3회 방송분은 시청률 7.6%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앞서 <뭉쳐야 찬다>에서 낯선 구기 종목으로 연패를 하다가 점점 성장해 준우승까지 차지하는 각본 없는 드라마를 그렸듯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스포츠 스타들이 일회성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데 그치지 않고, 속속 연예 기획사와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방송에 진출하고 있다. 남현희(펜싱), 이형택(테니스), 윤석민(야구) 등은 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윤석민은 이미 TV조선 <아내의 맛>에서는 야구선수 윤석민은 톡톡 튀는 입담과 남다른 예능감을 선보인 바 있다.

이처럼 방송가에서 스포테이너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다소 정적인 관찰 예능 붐 속에서 색다른 변화를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스타들은 팬덤을 확보할 정도로 대중성이 입증됐을 뿐 아니라 선수로서 겪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소재도 풍부하다.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 간 호흡도 볼거리다.

무엇보다 기성 연예인과 비교해 방송 문법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솔직하고 친숙한 화법은 오히려 대중에게 신선함을 선사한다. 대중성과 가성비를 앞세운 스포테이너의 활약이 어느 정도까지 예능 프로그램을 견인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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