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삶 라이프' 비추는 예능, 공감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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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만세' '온앤오프' '아무튼 출근' 등 다양한 삶의 모습 담아
느슨한 연대감과 호기심 충족하며 공감대 높여

한번도 혼자 살아본적 없는 연예인들이 최초로 독립에 도전하는 JTBC '독립만세'
한번도 혼자 살아본적 없는 연예인들이 최초로 독립에 도전하는 JTBC '독립만세'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1인 가구’에 주목한 예능이 부부‧트로트 예능의 범람을 비집고 나타나고 있다. 2020년 인구 통계에 따르면 세대 수 중 1인 가구가 급증하며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39.2%로 가장 높다. 이미 MBC <나 혼자 산다>가 1인 가구’를 주목한 대표 예능으로 자리매김했지만, 화제성과 논란 사이를 오가며 굴곡을 겪고 있다. 

최근 편성된 MBC<아무튼 출근>, JTBC<독립만세>, tvN<온앤오프> 시즌2 등은 기획 취지와 포맷이 다르지만, 기저에는 ‘혼삶 라이프’가 진하게 깔려있다. 그간 TV에서 가족과 제도를 정상성으로 규정하고, 결혼과 육아를 보편적인 삶의 양식으로 강조해왔던 것과 달리 ‘1인 가구’의 다양한 삶을 들여다보게 한다.

지난달부터 방영을 시작한 JTBC<독립만세>는 방송 직후 호평을 받았다. 화려하게 살 것만 같은 연예인이 생애 최초 ‘독립’을 하면서 겪는 좌충우돌을 보여주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악동뮤지션, 송은이, 재재와 <싱어게인>의 출연자 이승윤‧이무진 등의 다앙한 출연자가 나온다. 단순히 누군가의 일상을 주목하는 게 아닌 처음 독립할 때 겪는 ‘초보 자취러’의 고난이 주요하다.

악뮤는 한집에서 살 때만 해도 몰랐던 가구 구매부터 배치까지 남매의 성향 차이를 깨닫고, 수십 년을 어머니와 같이 살다가 독립한 송은이는 거실에서 홀로 듣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틀어놓으며 ‘소확행’을 누린다. <독립만세>는 그럴듯한 ‘독립’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출연자의 서투른 ‘독립’을 겹쳐서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MBC<아무튼 출근>은 ‘일하는 현장’에 주목하고 있다. 첫 방송에서는 한창 일하는 20~30대 일반인 출연자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직장인 브이로그’ 콘셉트를 내세워 은행원, IT 엔지니어, 기관사 등 직장인의 밥벌이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고, 그 결과 시청률 3.9%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화려해 보이는 직업과 직장 뒤에서 겪고 있는 출연자들의 고충과 고민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향후 1인 가구뿐 아니라 다양한 직종을 소개할 수 있는 만큼 프로그램의 확장성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밥벌이 브이로그를 표방한 MBC '아무튼 출근'
밥벌이 브이로그를 표방한 MBC '아무튼 출근'

스타들의 ‘일’과 ‘일상’을 담은 tvN <온앤오프>에서는 1인 가구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곳곳에서 보여준다. 연예인을 ‘보여주기’식으로 다루기보다 각자가 지닌 가치관, 취향, 취미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한 사람을 채우는 각양각색의 요소를 주목한다. <하트 시그널>의 스핀오프 격인 채널A<프렌즈>는 출연자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지만, 20~30대 출연자의 직업관, 가치관, 라이프스타일을 다루고 있다. 특히 시즌별 출연자들을 역어내며 관계성을 보여주는 데 방점을 맞추고 있다. 

이밖에도 TV에선 다양한 연령대의 1인 가구의 출연이 이어지고 있다. 시즌3로 방영 중인 KBS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는 우여곡절을 겪은 뒤 혼자된 배우들의 동거 생활을 담아 실버 세대의 인생 후반전을 그리고 있다. EBS에서도 지난달 다큐멘터리 <다큐 잇it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 1인 가구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3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1인 가구의 모습을 비췄다. ‘홀로 살기’를 삶의 방식으로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이처럼 TV 프로그램에서는 나이를 불문하고 ‘1인 가구’가 보편적인 삶의 형태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대부분 출연자 개인의 시선으로 하루를 보내는 ‘관찰 예능’ 방식을 취하면서 시청자의 공감대를 높이고 있다. 프로그램의 구성도 일과 삶에서 자신을 위한 활동에 좀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비하고 싶은 1인 가구의 욕구를 반영하고 있다.

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물리적으로 만남이 어려워진 가운데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혼삶’을 경유하고 있는 이들의 스토리텔링으로 느슨한 연결과 소소한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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