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發 역주행 신화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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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걸스, 4년 전 발매한 '롤린'으로 음원차트 석권
"음원 소비 ‘소비자 중심’으로 이동...음악 더욱 다양해질 것"
"역주행, 억지로 만들 수 없어...사회적 분위기 맞아떨어져야"

유튜브 채널 '비디터'에 올라온 롤린 댓글모음 영상은 26일 현재 조회수 1300만을 넘겼다.
유튜브 채널 '비디터'에 올라온 롤린 댓글모음 영상은 26일 현재 조회수 1300만을 넘겼다.

[PD저널=손지인 기자] 유튜브발(發) 역주행 신화는 계속될까. 

걸그룹 브레이브걸스가 4년 전에 발매한 '롤린'으로 역주행 신화의 주인공이 될지는 한달 전까지만 해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브레이브걸스 '롤린'이 최근 한달 동안 세운 기록을 보면 입이 벌어질 정도로 기세가 무섭다. 

'롤린'은 가온차트(3월 14일~20일) 디지털차트·스트리밍차트 1위에 오르는 등 각종 음원 차트를 석권했고, 음악방송 1위 6관왕을 거머쥐었다. 지난 달 24일 유튜브 채널 ‘비디터'에 올라온 ‘롤린 댓글모음 영상’ 게시물에서 시작된 질주다.  

'롤린' 열풍은 역주행의 첫 사례로 꼽히는 2014년 EXID ‘위아래’와 비교되고 있지만, 속도는 훨씬 앞선다. 당시 EXID는 1위까지 11주가 걸렸는데, 브레이브걸스는 일주일 만에 주간차트 2위에 올랐다. '롤린'이 음악방송 정상에 오른 것은 댓글모음 영상이 게시된 지 20일도 채 지나지 않아서였다.

해체 수순을 밟던 브레이브걸스가 역주행의 주인공이 된 이유를 두고는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군대 위문공연에 주로 섰던 브레이브걸스에게 전현직 군인들이 보내는 응원이라는 평가가 많고, 코로나 시대에 필요했던 희망적인 스토리라는 의견도 있다. 

정익승 SBS <인기가요> PD는 “샤이니, 로제 등 소위 ‘음원깡패’로 불리는 1위 후보들을 제치고 브레이브걸스가 1위에 오른 것은 팬은 물론, 이들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대중들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은 좋은 노래와 감동적인 스토리, 코로나19로 지친 이들에게 희망이 필요했던 타이밍까지 맞아떨어지면서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역주행' 다음 타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튜브에 걸그룹 라붐의 '상상더하기' 무대를 댓글과 함께 올린 영상이 올라오면서 방송사 유튜브 채널도 역주행 '코인 탑승'을 노리는 영상을 속속 올리고 있다. ‘상상더하기’는 음원 차트 순위 1000계단 이상을 상승하며 각종 음원차트 차트인에 성공했다. 

브레이브걸스가 '롤린'으로 1위를 차지한 지난 14일 SBS '인기가요' 앵콜 무대 화면 갈무리.
브레이브걸스가 '롤린'으로 1위를 차지한 지난 14일 SBS '인기가요' 앵콜 무대 화면 갈무리.

음원 역주행이 '밈', '댓글놀이'를 타고 문화현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그동안 음원시장은 엔터테인먼트사들의 투자와 치밀한 마케팅으로 움직여왔는데, 아이돌 신곡 위주의 음원차트에 역주행곡들이 얼마나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음악 소비문화가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역주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덕현 평론가는 “이번 역주행을 통해 소비자들이 음원차트 순위를 마냥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 의견을 반영한 결과를 보고 싶어 한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소비자들의 능동적인 음악 소비가 이어지며 음악을 듣는 방식 역시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롤린'처럼 흥행 요소 삼박자를 고루 갖춘 경우가 흔치 않은 만큼 역주행 흐름이 지속적으로 나타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익승 PD는 "앞선 역주행 사례를 보면 억지로 만든 경우는 없었다. 좋은 노래와 스토리, 마지막으로 타이밍까지 충족되는 곡이 있다면 '롤린' 이후에도 역주행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정 PD는 "역주행이 일정한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이런 신드롬이 이어졌으면 좋겠고, 사회적 분위기와 많은 사람들이 원할 때 역주행이 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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