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직전까지 공약 검증 보도 '가뭄에 콩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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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직전까지 공약 검증 보도 '가뭄에 콩나듯'
미디어감시연대, "선거 사흘 전까지 정책·공약 검증 보도 13.7% 불과"
"조선일보, 소수정당 정보 제공 없이 공약 폄훼 보도"
  • 손지인 기자
  • 승인 2021.04.07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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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5일 오전 구로역과 응암역에서 각각 선거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3월 25일 오전 구로역과 응암역에서 각각 선거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PD저널=손지인 기자] 4·7 재보궐선거 막판까지 후보의 공약 검증 보도는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소수정당 후보 언급은 다소 늘었지만 화젯거리로만 소비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7일 2021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미디어감시연대(이하 미디어감시연대)가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4일까지 3월 5주차 선거보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모니터 대상은 6개 종합일간지와 2개 경제일간지, 지상파 3사·종편4사 저녁종합뉴스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체 보도 3363건 중 선거보도는 472건으로 14%를 차지했다. 이중 정책·공약을 언급한 보도는 34%로, 27%였던 3월 4주차보다 다소 증가했다. 선거운동 막판에 진행된 토론회와 선거유세 현장에서 후보자들이 정책 및 공약을 언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디어감시연대는 "선거 일주일 전에도 정책‧공약을 언급한 보도가 34% 수준이라는 점은 첫 분석기간인 2월 4주차와 3월 1주차의 36% 수준도 되지 못하기 때문에 선거보도 질이 크게 향상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결국 선거 시작부터 끝까지 유권자는 정책‧공약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고, 필요한 보도를 찾아서 봐야 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정책·공약 보도 중 검증이 이뤄진 보도는 13.7%에 불과했다. 지난 3월 4주차에 오세훈·안철수 후보 단일화에 보도가 집중되면서 검증보도가 4.3%까지 떨어진 이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정도였다. 일부 매체가 후보자 정책을 검증하는 기획을 보도한 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보도 중 정책·공약 언급 개수 및 검증 여부 분석결과(3/29~4/4) ©민주언론시민연합
서울시장 보궐선거 보도 중 정책·공약 언급 개수 및 검증 여부 분석결과(3/29~4/4) ©민주언론시민연합

선거일 직전까지 가장 많이 다뤄진 정책은 '부동산·개발'이었다. 정책을 언급한 보도 중 부동산·개발 정책은 50%를 차지했다. 청년, 성평등·소수자, 여성, 환경 정책에 대한 언급은 소폭 늘었는데, 거대 양당 후보가 청년을 대상으로 한 정책을 발표하며 이를 다룬 보도도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소수정당과 무소속 후보들도 보도가 되긴 했지만, 대부분 화젯거리로 소비됐다. 지난 2일 <조선일보>는 <신지예·신지혜 '원조 페미니스트' 경쟁… 민생당 이수봉, 빅2와 TV토론 출연도>에서 신지혜, 신지예 후보를 각각 "'페미(니스트) 시장'으로 소개한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 "'최초의 페미니스트 후보'라며 나섰던 무소속 신지예 후보"라고 설명하며 "두 후보의 이름이 비슷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누가 진짜 페미니스트냐'는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미디어감시연대는 "<조선일보> 보도는 소수정당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 제공이 아니다"며 "소수정당, 무소속 후보들이 내세운 의미 있는 공약과 가치관을 폄훼하는 보도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권자가 두 후보의 이름이 비슷해 헷갈려 한다면 언론은 두 후보를 구별할 수 있도록 정책·공약 차이를 비롯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너무나도 당연한 언론의 역할을 조선일보에서는 선거 막판까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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