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통제에 언론 자유 최악의 암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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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통제에 언론 자유 최악의 암흑기
군부, 언론인 64명 체포...33명 여전히 구금
2020년 언론자유 지수 139위까지 상승했지만, 10년만에 또다시 퇴행
  • 한 싸인 미얀마 해직기자
  • 승인 2021.04.16 13: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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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맞선 미얀마 시민들의 불복종 시위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폐쇄되면서 미얀마 기자들도 거리로 나왔습니다. 한 싸인(필명) 기자도 그중 한 명입니다. 미얀마의 봄이 올 때까지 한 싸인 기자가 전하는 미얀마 현지 소식을 전합니다. <편집자 주>
ⓒPhoe lone
지난 3월 5일 미얀마 양곤 산차웅 마을에서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쏜 최루탄이 도로에 떨어진 모습.ⓒPhoe lone

[PD저널=한 싸인 미얀마 해직기자] 미얀마는 2월 1일부터 군부 쿠데타가 발발한 후 민주주의가 사라지고 동시에 미디어 또한 불법적인 또는 불법 네트워크로 변질됐다. 최근 10년 동안 미얀마 미디어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라고 언론인들은 얘기한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그들이 매일 저지르고 있는 반인륜적인 강경 진압과 체포 ·감금·학살을 국내외에 알리지 않도록 특히 언론에 타깃을 두고 있다고 언론인들은 믿고 있다. “군부는 쿠데타에 저항하는 목소리와 활동이 미디어에서 나오면 그들이 권력을 유지하는 데 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디어를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탄압하고 협박하고 있다”라고 미얀마 언론인 네트워크 (Myanmar Journalist Network)총괄 책임자 우민쪼가 말했다. 군부 쿠데타가 발발하고 군부는 각 언론사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 경고성 메시지에서는 시민들의 저항운동이 일어날 수 있는 뉴스를 내보내지 않을 것과 ‘군부 쿠데타’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이후 군경은 언론인들을 주요 표적으로 삼아 2월 셋째 주부터 공격하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사의 사무실에 무단 침입하고 압수수색까지 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주요 언론 매체인 미얀마 타임즈(Myanmar Times), 이레븐 미디어(Eleven Media),  더 보이스(The Voice)를 포함한 중소 언론 매체들은 어쩔 수 없이 보도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운동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미얀마 나우(Myanmar Now), DVB(Democratic Voice of Burma), 미지마 (Mizzima), 세븐데이뉴스(7Day News), 킷띳 미디어(Khit Thit Media)도 3월 8일에 출판 취소 명령을 받았다. 그날부터 백명이 넘는 미얀마 언론인들이 실업 상태에 빠졌다. 미얀마 언론매체는 2020년 내내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제 침체에 직면하고 있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런 경기 침체에 직면하고 있던 시기에 2021년 2월 1일, 갑작스러운 군사 쿠데타로 미얀마 언론은 이중의 어려움에 빠지고 말았다. 

쿠데타가 발발한 후 미얀마 행정 의장(Chairman of the State Administration Council of Myanmar) 자리를 꿰차고 있는 군부 리더 민 아웅 흘라인은 언론은 국가의 네 번째 기둥이라는 것과 본인 또한 언론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다고 연설에서 자주 말하곤 한다. 그렇게 말은 하고 있지만 그가 이끈 군경은 매일 쿠데타 저항운동을 취재하고 있는 언론인을 실탄으로 쏘고, 체포하고 기소를 하며 언론인들의 주택을 야밤에 무단 침입하는 탄압을 진행하고 있다. 언론인의 체포, 감금, 기소는 언론인들의 안전과 자유를 크게 위협하는 것으로, 그 결과 언론인의 대부분이 사랑하는 가족과 집을 떠나 피신을 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월급이라는 유일한 수입원조차 사라져버렸다. 제한적으로 취재를 하고 있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현재 미얀마에서는 독립신문으로 스탠다드 타임즈(The Standard Times)만 유일하게 남아 있고 이 언론사 또한 군부의 분노를 살수 있는 ‘쿠데타’라는 용어가 나오지 않도록 ‘조심히’ 출판하고 있다. 최근 들어 미얀마 언론사들은 단문자 시스템 서비스 (Short Message System)를 통해 국민의 알권리를 복구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언론의 취재를 막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언론인을 체포하고 감금하는 케이스가 지난 두 달 동안 100건이 넘었다. 그리고 미얀마 언론인 64명을 체포했다고 기자복지위원회(Committee on Social welfare for Journalist) 대변인 꼬 텟나잉조 에야와디 기자가 말했다. 

구금된 언론인 중 31명은 풀려났지만, 33명은 여전히 구금되어 있다. 미얀마 군부는 허위정보를 선동하고 유표한 혐의를 적용해 형법 505(a)에 따라 언론인을 기소하고 있다. 언론인 14명은 형법 505(a)에 따라 체포영장까지 발부됐다.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3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뉴스를 그들이 보고 싶지 않는 거죠. 시민 혁명을 강경 진압하는 것에 대해 자기네들의 진압은 정당하다는 보도를 내놓고 싶은 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 것과 반대되는 뉴스가 나오면 그 언론사를 탄압하고 싶은 것입니다”라고 미얀마 미디어위원회 전 부회장 우텟미얏은 지적했다. 29명으로 구성된 미얀마 미디어위원회는 언론인들을 대표하는 최고의 기관이며 정부에서 노조 수준의 위원회로 인정을 하고 있다. 쿠데타 이후 언론 자유의 상실로 위원 27명이 사임했는데, 이 중 우텟미얏도 포함되어 있다. 그는 미얀마 군부가 자행하는 언론 자유 탄압과 군경의 강경 진압으로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사실을 숨기는 것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군부는 미디어 보도로 반쿠데타 저항운동의 열기가 더 강해졌다고 믿고 있다. 지난 9일 군부 대변인 조민툰 준장은 언론인들이 지금의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고 언론인을 비난했다. 그는 “일부의 언론인들이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로 오라’고 선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위법한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언론사의 출판을 취소하고, 언론인들을 체포·감금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언론이 진실된 보도, 공평한 보도, 정의가 있는 보도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에 대해서는 막을 생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국민들을 혼란에 빠지게 하고 선동할 목적으로 거짓된 보도를 한 언론사들은 우리가 법적인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입니다”라고 조민툰 준장이 말했다. 

군부는 미얀마 미디어가 거짓된 보도를 하고 있다고 모함하며 국영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직접 만들어 내보내고 있는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진실과는 전혀 상반된 내용이다. 미얀마 현 상황에 대해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는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ssistance Association for Political Prisoners)에서 발표한 기록에 따르면 2월 1일 부터 4월 9일까지 군경의 강경 진압으로 인해 희생자 618명이 속출했다. 그렇지만 군부는 지난 9일까지 사망자는 248명이라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민 아웅 흘라인 총사령관이 “우리 군경은 실탄을 사용하지 않고 최소한의 방법을 써서 진압을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CNN 특파원 클라리사 워드 기자가 지난 5일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다.
CNN 특파원 클라리사 워드 기자가 지난 5일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인정을 희망하고 있는 군부는 미국에 본부를 둔 CNN 기자의 입국을 허가하고 취재에 동의했다. CNN특파원 클라리사 워드(Clarissa Ward)의 인터뷰에 응해준 일반 시민들은 4일 동안 체포 구금했다. 클라리사 워드는 CNN 뉴스에서 “군부가 미리 마련해 준 곳에 가서만 취재를 할 수 있고 취재하는 과정에서도 수많은 군경에 둘러싸인 채 취재를 해야 되기 때문에 ‘언론의 자유’는 없었다”며 “미얀마 땅에 닿자마자 우리의 모든 활동이 통제를 받았다. 우리의 모든 취재는 무기를 든 군경차 6대가 동원되고 통제를 했다”라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21세기에 쿠데타를 일으키고 미디어를 탄압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 국민들이 접할 수 있는 모든 뉴스를 중단시키기 위해 인터넷을 제한적으로 통제해 왔고 쿠데타 60일째 날에는 광케이블(FTTH: Fiber to The Home)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광케이블 서비스는 양곤, 만달레이, 네피도 같은 대도시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나머지 지역에 있는 시민들은 미얀마에서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라디오를 통해서만 겨우 접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인 미얀마의 시민들은 그동안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15일부터 전국에 있는 모바일 인터넷이 중단됐다. 

이런 상황들을 보면 과거의 독재시대로 역행하고 있는 것 같다. 2011년 이전에는 전국적으로 미얀마의 인터넷 사용자는 십 만명 안팎이었다. 미디어 또한 군부의 통제하에 있었다. 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2010년 미얀마의 언론자유 지수는178개국 중에 175위였다. 떼인세인 대통령(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미얀마 제8대 대통령으로 재직)이 취임한 2011년도에 언론 통제가 풀리고 언론의 자유가 시작됐다. 10년이 지난 2020년도에는 미얀마 언론자유 지수는 139위까지 상승했다.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고 언론의 자유는 또 다시 상실됐다. 10년 전의 모습으로 다시 역행하고 있는 미얀마가 됐다. 모든 시민들이 한 손에 휴대폰 한 대씩 사용하고 있는 21세기에 군부는 미디어 언론 통제로 얼마나 오랫동안 진실을 숨길 수 있을까. 지난 3월 12일 미국 대사관에서는 미얀마 군부를 향해 다음과 같이 말을 전했다. “미디어를 통제한다고 해서 군부가 저지르는 잔인한 학살들을 미얀마 시민들이 모르고, 세계가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군부의 큰 오판이고 착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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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17 12:15:53
세계에서 제재가 가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차별 한 탄압이 계속되어 많은 국민들이 고생이네요. 더 큰 문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세계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상황이 얼른 나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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