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대상 맞다' 이틀 뒤 TBS 찾아간 감사원..."독립성 침해" 반발
상태바
'감사 대상 맞다' 이틀 뒤 TBS 찾아간 감사원..."독립성 침해" 반발
김어준 "라디오 진행자 때문에 감사한 사례 있나"
감사원 "보도 계속 나와 모니터링한 것...감사 계획 없어"
  • 박수선 기자
  • 승인 2021.04.22 16:1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BS 사옥의 모습.ⓒ김성헌
TBS 사옥의 모습.ⓒ김성헌

[PD저널=박수선 기자] 감사원이 김어준씨의 출연료 논란과 관련해 지난 21일 TBS 감사실을 방문해 관련 근거 규정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독립성 침해라는 비판이 거세다.  

TBS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21일 TBS 감사실을 방문, TBS 관계자들과 김어준씨 출연료 근거 규정, 결재 서류, 최종 결정자 확인을 하는 면담을 진행했다. TBS 감사가 가능한지를 묻는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감사원이 “TBS는 감사원법 규정에 따라 회계감사 및 직무감찰 대상”이라고 답했다는 보도가 나온지 이틀만에 이뤄진 방문이다. 

방문 전날 감사원 감사관은 TBS에 전화를 걸어 “김어준씨 출연료가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어 사실관계를 파악해 위에 보고를 드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어준씨는 22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어제 감사원에서 정식 감사 이전에 사전조사 명목이라면서 TBS를 방문했다”며 “정식 감사 여부는 아직 모르겠지만, 일개 라디오 진행자 때문에 감사원이 특정기관을 감사한 사례가 감사원 역사상 있었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 때 정연주 KBS 사장을 찍어내기 위해 감사원을 동원했던 것처럼 특정 정치세력이 마음에 안드는 진행자를 방송에서 퇴출시키겠다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김어준 퇴출'에 힘을 쏟고 있는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의 압박에 감사원이 동조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언론계에선 감사원이 'TBS가 감사 대상'이라고 답변한 뒤 방문까지 하자 2008년 정연주 KBS 해임 사건과 비교하며 반발하고 있다.  

2008년 당시 정연주 사장은 감사원의 특별감사 결과에서 ‘부실‧방만 경영’ 등 현저한 비위를 저질렀다는 결정이 나온 뒤 이사회에서 해임됐다. 정연주 전 사장은 2012년 대법원에서 배임혐의와 관련해 무죄를 확정 받았다. 정연주 해임 사건은 MB 정부가 감사원과 검찰 등 사정기관을 동원해 언론장악을 시도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언론노조는 22일 성명을 내고 “김어준씨의 출연료 책정 문제가 감사원의 감사 범위에서 제외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20일과 21일 벌어진 사태는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지역 공영방송 TBS에 대한 독립성 침해”라고 규탄했다. 

언론노조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감사원의 이번 행태로 국회의원 한 마디라면 KBS, MBC, EBS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언제라도 침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틀 동안 벌어진 TBS 감사의 근거가 무엇인가”라고 감사원에 답변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지난 21일 TBS를 방문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정식감사 여부 등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계속 언론 보도가 나와 무슨 내용인지 모니터링하는 차원에서 여쭤본 것이지 감사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통상적으로 감사 관련 이슈가 있으면 (해당 기관에) 자료를 요청하기도 한다. TBS를 겁박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2 2021-04-25 19:51:55
독립성 침해, 언론탄압이 분명함
감사원은 그 권한을 과용하지말고 공평히 써라
조중동 TV조선 모든 언론매체를 다 감사한 후에 TBS도 감사를 하든지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