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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26 17:01
  • 수정 2021.04.29 10:00

세상에서 가장 큰 교실 연 EBS PD들...원격수업 연착륙의 숨은 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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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회 한국PD대상 '올해의 PD상' 수상한 EBS '코로나19 긴급대응팀'
“매일 새벽 4시에 집을 나서 오전 9시 정각에 12개 학교 수업종 울렸죠”

2020년 3월 30일부터 4주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된 'EBS가 함께합니다' ⓒEBS
2020년 3월 30일부터 4주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된 'EBS가 함께합니다' ⓒEBS

[PD저널=박수선 기자] 지난해 교육현장은 코로나19의 여파로 큰 혼란을 겪었다. 등굣길이 막힌 유치원생들과 초중고등학생들은 원격수업이라는 생소한 변화에 맞닥뜨렸다. 사회 곳곳에 코로나19의 숨은 영웅들이 있지만, 학습결손을 우려하는 목소리 속에 원격수업이 자리를 잡기까지는 EBS PD들의 공이 컸다. 

EBS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교육지원비상대책단’을 구성, 교육공백을 막고 코로나19로 발생할 수 있는 교육격차를 줄이는 데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했다. 제33회 한국PD대상 올해의 PD상을 수상한 ‘EBS ’코로나19 긴급대응팀‘ 소속 PD들은 EBS 인근 숙소에서 숙박을 해결할 정도로 ’온라인 수업'과 원격교육 지원에 몰두했다. 

‘코로나19 긴급대응팀’을 이끈 김광범 EBS 학교교육본부장은 서면 인터뷰에서 “교육방송사로서 해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부족하지만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 교육 중단 없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면 다행”이라며 “EBS뿐만 아니라 PD들 개인적으로도 큰 보람을 느꼈고, 의미 있는 상까지 받아 감사하다”고 '올해의 PD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EBS는 24시간 가동되는 비상상황실을 1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한시적으로 꾸려진 조직이었지만, 코로나19 국면이 길어지면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EBS는 지난해 개학일이 연기되면서 3월 23일부터 초1~고3 전학년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생방송 <라이브 특강>을 전격적으로 편성했고, 개학이 불가능해지자 올해까지 <온라인 개학>을 이어오고 있다. 
  
<라이브 특강> <온라인 개학>을 담당했던 조혜경 PD는 “코로나19로 학생들이 등교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초1부터 고3까지 커버하는 세상에서 가장 큰 교실을 열었다”며 “매일 새벽 4시에 집을 나서 오전 9시 정각에 12개 학교 수업종을 울렸다”고 말했다. 

조혜경 PD는 “모든 제작진이 혹시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되어 방송이 중단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집과 스튜디오 외의 공간에 가지 않고 외부인도 만나지 않으며, 절제된 생활을 유지했다”며 “집이 먼 선생님들과 제작진은 밤까지 일하고 새벽에 출근하는 부담과 코로나19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사 앞 호텔에서 출퇴근을 했다”고 전했다. 

영유아 보육을 위해 제작된 '우리집 유치원' ⓒEBS
영유아 보육을 위해 제작된 '우리집 유치원' ⓒEBS

영유아의 보육과 교육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특별생방송 <우리집 유치원>도 지난해 4월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우리집 유치원>은 아이들의 기본적인 놀 권리를 보장하고, 즐거운 놀이 경험을 지원하는 동시에 부모들의 보육·교육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자 기획됐다. 당초 2020년 5월까지 7주간 방송을 목표로 제작됐지만,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제작지원을 결정, 올해 12월말까지 방송될 예정이다. 

정영홍 EBS 유아‧어린이특임국장은 “아이들이 TV 앞에서 50분간 교육적인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어 부모님들의 반응이 뜨거웠다”며 “코로나 정국에 하루종일 집안에만 있어야 하는 어린이들과 부모님께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못다한 보육과 교육공백을 조금이나마 채워주기 위해 EBS가 자그마한 역할을 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육아에 지친 부모들을 위해 2020년 3월 30일부터 4주 동안 <코로나19 특별 생방송-EBS가 함께 합니다>도 내보냈다. 김우철 PD는 “준비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고 당장 투입될 인원 역시 많지 않았지만, PD들은 자진해서 생방송팀에 지원했고, 본인 프로그램의 업무와 생방송 업무까지 겸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도 기꺼이 특별 생방송에 뛰어들었다”라고 전했다.

김우철 PD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케어 해야 할지 몰라 힘들어 할 때 EBS 생방송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격려와 감사문자를 받고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23일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제33회 한국PD대상에서 올해의 PD상을 받은 EBS 코로나19 긴급대응팀 소속 PD들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성헌
23일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제33회 한국PD대상에서 올해의 PD상을 받은 EBS 코로나19 긴급대응팀 소속 PD들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성헌

하지만 '온라인 클래스' 도입 초기에는 잦은 오류 등으로 교사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김광범 본부장은 “세계적으로 드문, 동시접속 300만 명 규모의 대규모 교육 플랫폼을 처음으로 만들어 내야 했다”며 “다큐멘터리도 제작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통 1년 이상 걸릴 플랫폼 구축을 5개월안에 끝내야 하는 촉박한 일정이었다”고 돌아봤다. 

김광범 본부장은 “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으로 ‘온라인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많다보니 모든 네트워크 환경과 디바이스, OS에도 작동이 원활해야 했는데 이 부분에서도 어려움이 있었다”며 “초기에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광범 본부장은 마지막으로 원격수업이 일상이 된 학생들에게 “코로나19로 원격교육이라는 생소한 환경에 적응하느라 고생이 많았다”며 심심한 위로를 전하면서 “다른 세대들이 결코 겪지 못했던 원격교육의 시대를 열어간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EBS는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소통 도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 학생들도 코로나19를 잘 이겨내서 멋진 꿈을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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