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질타 쏟아낸 수신료 시민참여단 "KBS, 뼈를 깎는 반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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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질타 쏟아낸 수신료 시민참여단 "KBS, 뼈를 깎는 반성해야"
KBS 22일·23일 이틀 동안 시민참여단 참여한 '공론조사' 진행
"주인의식 갖게 돼" "말만 맏고 수신료 못 올려줘" 다양한 의견 혼재
공론화위원회, 숙의토론 결과 반영해 이사회에 권고안 제출
  • 박수선 기자
  • 승인 2021.05.23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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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수신료 인상에 대한 시민참여단 200명의 의견을 듣는 공론조사를 진행했다. KBS는 공론조사를 KBS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했다.
KBS가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수신료 인상에 대한 시민참여단 200명의 의견을 듣는 공론조사를 진행했다. KBS는 공론조사를 KBS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했다.

[PD저널=박수선 기자] “이런 토론회를 하는 이유도 KBS를 못 믿으니까 하는 것이다. 일단 믿어보겠지만, (약속한) 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에 맞는 (수신료거부운동 등) 행동을 할 것이다.” “큰 돈도 아니고 1500원 정도를 올리기 위해 KBS도 고생하고 국민들도 이런 힘을 들여야 하는 이유는 KBS가 국민에게 밉보였기 때문이다. 뼈를 깎는 반성을 해야 한다.” 
 
KBS가 수신료 인상을 위해 22일과 23일 양일간 진행한 공론조사 '국민께 듣는 공적책임과 의무'에서 나온 시민참여단의 의견은 냉정하고 매서웠다. 

KBS 이사회의 수신료 인상안 의결에 앞서 공론조사 방식으로 국민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힌 KBS는 시민참여단 200명을 선정해 이틀 동안 공영방송의 필요성과 역할, 공적책무 계획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KBS는 10년 전과 비교해 광고수익이 4000억원 감소하는 등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재정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공적책무 수행을 위해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KBS는 지난 1월 현행 2500원인 수신료를 384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KBS 이사회에 제출했다. 
 
줌을 통해 비대면으로 이뤄진 숙의토론에서 시민참여단은 대체적으로 KBS가 공적책무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지켜보겠다며 수신료 인상에 동의를 보냈지만, '코로나 국면에 부적절하다', ‘KBS 말만 믿고 수신료를 올려줄 수는 없다’는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다.       

‘수신료 제도와 공영방송 공적책무’, ‘더 나은 공영방송을 위한 쟁점과 과제’ ‘공적책무 확대계획 적정성과 우선순위’로 나눠 진행된 3개의 세션에서 'KBS의 신뢰성 회복'과 ‘고비용저효율 구조’ ‘콘텐츠 차별성’을 묻는 질문이 많이 나왔다. 

시민참여단이 KBS에 보인 불신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홍종윤 서울대 SNU 펙트체크센터 부센터장은 22일 ‘뉴스와 저널리즘’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KBS 뉴스의 낮은 신뢰도를 지적하면서 시청자들과의 소통 강화를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홍종윤 부센터장은 “K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KBS 뉴스 시사보도에 대한 기대는 86.6%로 높았지만, 평가 점수는 49.7%로 낮았다”면서 “한국은 언론 신뢰도가 가장 낮은 국가이고, 이용자들이 정파적인 뉴스를 선호한다는 점이 낮은 점수의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파성이 강한 한국 언론 상황에서는 정치적 대립과 사회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큰데, 공영방송은 정치적 이해관계와 상업적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적이고 공정한 뉴스로 사회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고 사회적 통합에 기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지금까지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보도‧시사에 대한) 국민 참여가 부족했다. 국민의 목소리와 요구사항을 반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민참여단의 지적과 전문가의 발표에 김종명 KBS보도본부장은 “보도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높은 기대치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언론 환경이 정파화‧상업화하고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속에서 KBS 뉴스도 크게 변화하지 못한 게 낮은 신뢰도의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저널리즘 기본원칙을 견지하면서 투명성 강화, 전문가 협업을 통해 심층적인 보도 확대 등에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KBS가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수신료 인상에 대한 시민참여단 200명의 의견을 듣는 공론조사를 진행했다. KBS는 공론조사를 KBS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했다.
KBS가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수신료 인상에 대한 시민참여단 200명의 의견을 듣는 공론조사를 진행했다. KBS는 공론조사를 KBS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했다.

KBS 직원 46.4%가 ‘억대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신료 인상 반대 여론의 근거가 된 ‘방만경영'과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임병걸 부사장은 “평균연봉이 9800만원까지 떨어졌고 이는 동종업계와 비슷하거나 적은 수준”이라면서 “넷플릭스와 카카오 등이 우수한 인력을 스카우트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봉을 낮추면) 경쟁력을 갖춘 인력을 뽑거나 유지하는 게 어렵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5년동안 평균 인건비 인상률이 0.795% 정도로 인건비를 줄이는 노력을 해왔다”며  “5년 내에 현재 전체 예산에서 34%를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을 30%까지 줄이고, 업무 고도화 등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상업방송과 차별화하는 고품격 콘텐츠’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한창록 KBS 편성본부장은 “KBS는 국가기간방송사로서 재난방송주관방송과 공론장 역할 등의 기본 책무가 있다. 여기에 상업방송은 할수 없는 고품격 프로그램도 해야 한다”며 “2016년부터 제작비 부담 때문에 대하드라마의 명맥이 끊겼다. 수신료 현실화로 재원을 확보해 대하드라마나 대기획 다큐 등을 적극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영방송은 차별성이 중요하지만, 보지 않은 공영방송 역시 존재 이유가 없다”며 “EBS에 (수신료를 더) 더 주고 싶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는 KBS가 시청자 눈높이에 맞춰 차별적 콘텐츠를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수가 보는 차별적 콘텐츠를 내놔야 수신료 납부의 정당성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KBS는 시만참여단에 수신료 인상안과 함께 공적책무 12대 과제도 제시했다. KBS는 현재 전체 예산에서 47.3% 비중인 수신료 수입을 수신료 인상으로 58.4%까지 높여 공적책무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국가 재난방송 중추 역할 확립 △저널리즘 신뢰 구축 △고품격 콘텐츠 제작 확대 △차세대 미디어 서비스 역량 확대 등이 주요 과제다.  

20개 조로 나눠 토론을 진행한 뒤 모아진 조별 의견은 다양했다. “공영방송 주인의식을 가진 계기가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부터 "국민과 KBS 상호 신뢰가 회복된다면 (수신료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조건부 찬성 의견도 나왔다. KBS의 설득 노력에도 “수신료 거부운동에 적극 동참하자”는 결론을 내렸다는 조도 있었다. 

아울러 시민참여단은 시청자 참여와 정보 공개 확대를 포함해 △펀딩을 통한 콘텐츠 재원 확보 △ 정기적인 시청자 의견 수렴의 장 마련 △ 다문화가정 외국인을 위한 콘텐츠 제작 △코미디 프로그램 부활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양승동 KBS 사장은 “시민참여단이 이틀 동안 날카로운 질책도 해주시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 격려도 해주셨다”며 “KBS가 국민의 KBS로 거듭나는 밑거름이 되는 소중한 말씀을 모두 기억하겠다. 이런 소통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적책무와 수신료 공론화위원회 위원인 이재진 한양대 교수는 “지금까지 공영방송 책임과 의무는 정치권의 공방으로만 논의되어 국민의 의견은 반영되지 못했다”면서 “이번 토론회는 국민이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처음 직접 참여해서 의견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행사였다”고 말했다. 

수신료 인상 공론화 절차를 담당한 공론화위원회는 오는 27일 회의를 열고 숙의토론 내용을 취합해 KBS 이사회에 전달할 권고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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