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준 PD가 길어올린 제주도의 숨은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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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준 PD가 길어올린 제주도의 숨은 매력
37년 방송생활 마감한 뒤 '송일준 PD 제주도 한달 살기' 펴낸 송 전 광주MBC 사장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당장 짐을 쌀 일"
  • 손지인 기자
  • 승인 2021.06.04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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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준 전 광주MBC사장이 펴낸 '송일준 PD 제주도 한달 살기'(스타북스)
송일준 전 광주MBC사장이 펴낸 '송일준 PD 제주도 한달 살기'(스타북스)

[PD저널=손지인 기자] <송일준 PD 제주도 한달 살기>는 송일준 전 광주MBC 사장이 제주도에서 한달간 쓴 일기를 묶은 책이다. 

<PD수첩> PD로 대중에게 낯익은 송일준 전 사장은 MBC 도쿄PD특파원, 한국PD연합회장 등을 거쳐 지난 3월 광주MBC 사장을 끝으로 방송생활을 마감했다. 광주대 석좌교수로 활동하면서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송일준 PD 제주도 한달 살기>는 다양한 사회의 모습과 인간 군상을 카메라에 담았던 PD의 시선으로 제주도의 숨은 매력을 길어올린다.

추사 김정희 유배지를 방문한 날의 글, 나주에서 건너온 뱀이 제주도의 신이 된 이야기, 4.3 평화기념관 방문기는 다른 여행기에서는 못본 제주도의 인문지리 정보를 담고 있다.  

콘텐츠 발굴을 통해 지역을 살려야 한다는 그의 철학도 묻어난다. 비양도를 둘러본 뒤에는 “있는 자원에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를 만들고 그것을 셀링 포인트 삼아 지역을 프로모션하는 것. 비양도만이 아니라 어느 지역에서든 필요한 일”이라고 다이어리에 적었다. 

송 전 사장은 돌하르방 자판기를 보면서 “농업을 6차 산업이라고 하는데 나는 콘텐츠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을 콘텐츠 측면에서 바라보면 소재가 넘친다. 대도시에 없는 자원을 발굴해 매력적인 콘텐츠로 만들어내야 한다”며 콘텐츠와 연결 지었다. 

2008년 MB 정부 당시 <PD수첩>에서 미국산 소고기 논란을 다뤘다가 고초를 겪은 기억도 책에 스며있다. 당시 <PD수첩>을 연출했던 송 전 사장은 3년에 걸친 법정 투쟁 끝에 무죄를 선고 받았다.

오토바이를 타고 제주도를 활보하는 이들을 보고는 “MBC의 암흑기, 나를 지탱해준 것은 오토바이와 박사 공부였다. 다른 사원들도 나름대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었겠지만 적지 않은 사원들이 심리치료를 받았다”고 'MBC의 암흑기'를 떠올렸다. 

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것이 밤 빗길만은 아닐 것이다. 이명박 정권 초기. 평소처럼 해야 할 방송을 했는데, 심야에 체포되어 중앙지검으로 압송되어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이고 억지 기소를 당해 3년 재판에 시달릴 줄 어떻게 예상했겠는가”라면서 “앞길은 위험할 수도, 탄탄할 수도, 괴로울 수도, 즐거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마음을 졸이는 한편으로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적었다. 

'제주도 한달 살기' 경험자로서의 조언도 빠뜨리지 않는다. 

“더 나이가 들면 여행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 결국 가슴은 떨리지 않고 다리만 후들거리는 상황이 될 것이고. 영영 불가능해질 것이다.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당장 짐을 쌀 일이다. 아름다운 제주도가 기다리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제주도 한달 살기'를 '강추'한 글을 보면 절로 엉덩이가 들썩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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