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도 ‘잠시 후 계속됩니다’ 중간광고 도입...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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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지상파 중간광고 전면 허용...'대화의 희열3'·'맛남의 광장' 등 PCM 없애고 '60초' 중간광고
인기 프로그램 묶고 할인 폭 늘려 구매 유도...'펜트하우스' 패키지 청약금액 5.5억~6억원으로 인상
"중간광고 매출 6월 수준도 미치지 못해"..."PCM으로 미리 효과 봐 급격한 수익 증가 없을 것"

지난 1일 방송된 KBS '대화의 희열3'에서 중간광고 전에 등장한 자막 고지 화면 갈무리.
지난 1일 방송된 KBS '대화의 희열3'에서 중간광고 전에 등장한 자막 고지 화면 갈무리.

[PD저널=박수선 기자] 7월부터 지상파에도 중간광고가 허용됐지만, 즉각적인 매출 상승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상파 안팎에선 나온다.  

1973년부터 지상파에 금지해온 중간광고를 매체 구분 없이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방송법 시행령이 시행됨에 따라 1일부터 지상파 프로그램에서도 ‘잠시 후 계속됩니다’ 문구의 중간광고 고지가 등장했다.    

KBS <대화의 희열3> MBC <미치지 않고서야> SBS <맛남의 광장>은 지난달까지 2,3부로 쪼개 분리편성광고(PCM)을 끼워넣은 프로그램이었지만, 1일 방송에선 PCM 없이 중간광고를 두차례 삽입했다. 1,2부로 나눠 보내던 MBC <뉴스데스크>와 SBS <8뉴스>도 PCM을 없애고 중간광고를 넣었다. 중간광고 허용으로 지상파도 종합편성채널과 유료방송과 동일하게 1회당 1분 이내로 최대 6회까지 중간광고가 가능하다.   
 
PCM과 비교하면 중간광고 편성 횟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판매를 대행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코바코)와 SBS M&C는 90분 이상의 인기 프로그램은 3회 편성을 전제로 중간광고를 판매하고 있다. 90분짜리 프로그램이 ’완판‘됐을 경우 시청자들은 15초 광고를 12개까지 봐야 한다.   
 
코바코와 SBS M&C는 중간광고 도입에 맞춰 인기 프로그램을 묶거나 할인 폭을 늘린 패키지 상품으로 광고주들의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KBS 프로그램의 경우 주말드라마 <1박 2일> 등 SA급 중간광고 패키지를 3억원에 판매하면서 보장 횟수를 PCM(26회)보다 많은 30회로 늘렸다. MBC 대표 예능 <놀면 뭐하니> 중간광고 10회를 보장하는 패키지는 4억 5천만원에 나왔다. SBS M&C는 <펜트하우스3>가 포함된 패키지 최소 청약금액을 4억 5천만원에서 이번달에 5억 5천만원~6억원으로 상향조정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맛남의 광장' 중간광고 자막 고지 화면 갈무리.
지난 1일 방송된 SBS '맛남의 광장' 중간광고 자막 고지 화면 갈무리.

하지만 광고주들의 호응은 썩 좋지 않은 분위기다.    

SBS M&C 관계자는 “시장의 니즈를 반영해 <펜트하우스> 등의 패키지 단가가 일부 올랐다”며 “하지만 전체적인 수급 상황에 따라 중간광고 물량이 줄어든 부분도 있고, 7~8월은 광고시장의 비수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중간광고 효과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바코 관계자도 “중간광고 청약 상황을 보면 6월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비수기인데다 코로나19 상황이 개선이 안 되면서 기업이 마케팅 비용을 줄인 영향도 있다. 중간광고 도입이 많이 늦어졌기 때문에 광고 효율 개선을 꾀하면서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코바코는 지난 5월 마케팅 판매정보지를 통해 KBS‧MBC 방송사의 주요 프로그램 5개씩을 추려 평균 26%가량의 광고 증가를 추산하기도 했지만, 실제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PCM 집행으로 중간광고 시행 효과를 미리 본 측면이 있고,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매출 증대를 낙관할 수 없다는 관측이 많다. 
 
곽혁 광고주협회 상무는 “이미 지상파는 중간광고와 유사한 PCM을 집행해오고 있었고, 기업의 광고비도 한정되어 있다 보니 중간광고 허용으로 광고가 급격하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곽혁 상무는 “다만 인위적으로 프로그램을 쪼갠 PCM은 단가 인상 명분이 약했는데, 이번에 제도적으로 중간광고가 허용된 것”이라며  “7월 한달 동안 시행을 해보면서 중간광고 시청률과 비용 효율성 등을 따져 수요와 공급의 접점을 찾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으로 시청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을 반영해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7월 2주 동안 지상파 중간광고 편성 실태를 살핀 뒤 오는 15일부터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방통위는 중간광고 허용에 따른 시청자 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시청권 보호를 위한 추가적인 제도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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