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불붙인 '이재명 역사관' 논쟁...한겨레 "철 지난 색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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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불붙인 '이재명 역사관' 논쟁...한겨레 "철 지난 색깔론"
이재명 '미 점령군' 발언에 윤석열 "용납할 수 없는 역사 왜곡" 비판
'이재명 역사관' 검증대 올린 조선일보...한겨레 "구 시대적 색깔 공세 중단해야"
  • 박수선 기자
  • 승인 2021.07.05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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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7월 5일자 1면 기사.
조선일보 7월 5일자 1면 기사.

[PD저널=박수선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을 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5일 조간은 1‧2위 대선주자의 ‘역사전쟁’으로 공방을 전했지만, 비판의 초점은 달랐다.  

윤 전 총장은 4일 SNS에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세력의 차기 유력후보 이재명 지사도 이어 받았다”며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다는 것이 더 충격”이라고 적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일 고향인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을 찾아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의 정부 수립 단계와는 달리 친일 청산을 못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다시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한 발언이 '역사관' 논쟁으로 번진 것이다.  

지난 3일 이재명 지사의 발언을 두고 ‘건국논쟁’이라는 프레임을 짠 <조선일보>는 5일 지면에서도 이 지사의 역사관을 파고들었다. 

<조선일보>는 3면 <이재명 “이승만은 친일 매국… 美과 사드배치, 조선말 일본군 닮아”>에서 “이재명 지사는 과거  발언·저서 등에서 ‘대한민국 건국(建國)이 ‘친일(親日) 세력과 미 점령군의 합작’이라는 인식을 보여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2017년 1월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 직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 찾아가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에만 참배한 이유에 대해 ‘이승만 전 대통령은 친일 매국 세력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로 국정을 파괴하고 인권을 침해한 독재자였다’고 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4면 <대선1‧2 주자의 역사관 충돌…여야 전면전으로 번질 듯>에서 “이 지사의 발언은 1980년대 대학가에서 유행한 ‘해방전후사의 인식’과 같은 철 지난 민중사관의 답습이라는 게 역사 전문가들의 비판”이라며 “윤 전 총장 등의 미 점령군 반박도 해방 공간과 6‧25 이후의 미군을 혼용해 논점에서 비켜났다는 지적”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는 “집권 세력 사이에서 이 지사와 비슷한 주장이 반복되는 건 정치적 의도 때문이라고 본다”며 “특정 정치집단을 공격하고 편 가르기 위해 현 정부가 빈번하게 동원해 온 ‘친일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 7월 5일자 3면 기사.
한겨레 7월 5일자 3면 기사.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이념공세를 내세운 윤 전 총장의 ‘이재명 때리기’로 봤다.  
 
<경향신문>은 4면 <‘이재명 때리기’ 공세 취한 윤석열…‘처가 의혹’ 수세 국면 넘기>에서 “이 지사를 ‘역사전쟁’으로 끌고 들어오면서 보수 정체성도 확고히 드러낸 것”이라며 “이 지사와의 1대 1 구도로 전선을 좁히는 동시에 적극적인 공격으로 ‘처가 의혹’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외연 확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중심은 결국 보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며 “국민의힘 입당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상황에서 내부 경선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풀이도 이어진다. 대선 출마선언 이후 윤 전 총장의 행보를 보면 ‘보수 중심’의 기본 전략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겨레>는 윤 전 총장의 대응을 두고 <조선일보>의 주장을 반복한 ‘철 지난 색깔론’이라고 일축했다. 

<한겨레>는 3면 <진보‧보수 넘겠다더니…윤석열, 위기 닥치자 이념공세 ‘구태’>에서 “본격적인 정치무대에 나선 뒤 대선후보로서의 경쟁력을 의심받으면서 지지율이 흔들리는 상황에 직면하자, 여권 1위 후보인 이 지사를 공격해 ‘이재명-윤석열’ 양강 구도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며 “하지만 윤 전 총장의 이런 전략은 오히려 중도확장성을 가로막아 본선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설에선 “발언 직후엔 눈길을 끌지 못했지만 하루 뒤 국민의힘과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이 ‘점령군’ 표현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고 짚은 뒤 “사실 왜곡과 과격한 선동으로 점철된 구시대적 색깔 공세를 중단하기 바란다. 미래에 대한 비전과 민생 해법을 두고 경쟁하기에도 대선까지 남은 8개월은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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