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키운 메달리스트 아파트 특공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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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권센터, “온라인 커뮤니티‘ 일부 의견 여론으로 둔갑시켜”

8월 3일 채널A 메인뉴스 뉴스A에서 보도한 “정당한 보상” vs “위화감”…올림픽 메달 특공 논란 리포트 화면 갈무리.
8월 3일 채널A 메인뉴스 뉴스A에서 보도한 “정당한 보상” vs “위화감”…올림픽 메달 특공 논란 리포트 화면 갈무리.

[PD저널=김승혁 기자] 언론이 일부 커뮤니티 의견을 부풀려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아파트 ‘특공’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주택 특별공급 자격이 주어진다는 사실은 김제덕 선수가 도쿄올림픽 2관왕에 오른 뒤 혜택을 소개하는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중앙일보>는 지난 7월 28일 <‘17세 군필’ 김제덕, 이번엔 아파트 특공 청약자격 받는다>에서 김제덕 선수가 받게 될 혜택을 다루면서 “선수메달을 딴 선수들이 아파트 특별공급 청약자격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주택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일경제>는 같은 날 특별공급 혜택 내용을 알리면서 “이 같은 제도가 부각된 것은 결국 아파트 가격 급등 때문이다. 최근 전세난과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주거 불안정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미 연금 등의 혜택을 받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특별공급을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통해 아파트를 구하게 되면 실수요자들의 박탈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특별공급 자격'은 일부 커뮤니티 글을 근거로 제시한 언론을 통해 ‘포상 갑론을박’ 논란으로 번졌다.   
  
언론인권센터는 4일 논평을 통해 “메달리스트 아파트 특별공급에 청년층이 가장 분노하는 이슈인 부동산과 공정을 엮어 논란으로 키우고 있는 것은 언론”이라며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를 확인한 결과 혜택이 알려진 초기에는 극소수 글만이 몇몇 커뮤니티에 올라온 상태였다. 기사화가 된 후부터 다른 커뮤니티에 특별공급 관련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특별공급에 대해 분노와 부러움을 댓글로 표시했던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가 청년층이자 무주택자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꼬집은 언론인권센터는 “메달리스트 아파트 특별공급이 정말 불공정한 사안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 기사의 제목을 보면 메달을 따면 바로 주택이 주어지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지만 실제로 메달리스트들이 주택공급을 받을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올림픽대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위 이상의 성적으로 입상한 선수는 국민주택 특별공급 대상이 된다. 다만 국민주택 건설량의 10% 범위 내에서 관계기관의 장이 정하는 우선순위에 따라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는 독립유공자, 철거민, 보훈보상 대상자, 다문화가족 등 27호에 걸쳐 특별공급 대상을 정하고 있다. 
  
언론인권센터는 “일부분만 강조해 기사를 쓰는 것은 청년들의 분노를 이용해 기자 또는 언론사가 하고 싶은 말을 하려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드는 이유”라면서 “청년의 분노를 키운 뒤 이를 현상으로 보도하는 것은 이를 해결해야 하는 주체들의 책임을 면제해 주는 것이다. 언론은 자신들의 보도가 청년들의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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