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PD가 홍범도 장군 봉환 '국민특사'로 조진웅 적극 추천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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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PD가 홍범도 장군 봉환 '국민특사'로 조진웅 적극 추천한 까닭은
KBS '국민특사 조진웅, 홍범도 장군을 모셔오다' 26일 방송
"독립투사 열연한 배우 조진웅, 국민특사로 적격 판단"
  • 손지인 기자
  • 승인 2021.08.27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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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특집 다큐-국민특사 조진웅, 홍범도 장군을 모셔오다' ⓒKBS
KBS '특집 다큐-국민특사 조진웅, 홍범도 장군을 모셔오다' ⓒKBS

[PD저널=손지인 기자] 26일 방송된 KBS <국민특사 조진웅, 홍범도 장군을 모셔오다>는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 특사단에 함께한 배우 조진웅씨의 시선으로 홍범도 장군의 일생과 봉환 과정을 담았다. 

영화 <암살> <대장 김창수> 등에서 독립투사로 분했던 조진웅씨가 이번에 국민특사 자격으로 카자흐스탄을 다녀온 데에는 이번 특집 다큐를 연출한 류지열 PD의 역할이 컸다.  

류지열 PD는 27일 통화에서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갈 다큐멘터리 프레젠터가 필요했는데, 조진웅씨가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불같은 정의감, 털털한 성격 등 홍범도 장군과 영화 속 조진웅씨의 이미지가 비슷한 면이 많았다"며 "시청자들에게 홍범도 장군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조진웅씨 섭외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류 PD는 “독립투사 배역으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조진웅씨가 특사단 일행으로 함께 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주최 측에서 받아들여 조진웅씨가 국민특사 자격으로 카자흐스탄에 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2019년부터 기획에 들어간 '홍범도 다큐멘터리'는 코로나19로 유해봉환이 연기되면서 2년만에 전파를 탈 수 있었다. 방송에는 유해 발굴 과정의 우여곡절도 담겼다. 우리나라의 흙으로 만든 봉분과 달리, 홍범도 장군의 묘는 석재와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었다. 지하 2m에 유해를 묻고 흙을 덮은 후, 그 위에 40cm 두께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덮인 형태라서 관의 방향과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류 PD는 유해 발굴 현장을 담으면서 파묘에 대한 양국의 인식 차를 어떻게 다룰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류 PD는 “우리는 파묘를 할 때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하지만, 카자흐스탄 측은 좀 더 합리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을 중요시했다. 파묘 과정에서 보인 양국의 정서적 차이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KBS '특집 다큐-국민특사 조진웅, 홍범도 장군을 모셔오다' ⓒKBS
KBS '특집 다큐-국민특사 조진웅, 홍범도 장군을 모셔오다' ⓒKBS

다큐멘터리에는 홍범도 장군의 귀환을 기뻐하면서도 아쉬워하는 고려인 동포들의 모습도 담겼다. 고려인 동포사회의 ‘정신적 구심점’이었다는 홍범도 장군은 1920년대부터 러시아 연해주에서 독립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이주 정책에 따라 고려인 동포들과 함께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홍범도 장군은 이후 ‘고려극장’ 수위로 일하며 말년을 보내다 끝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류 PD는 "계속된 고난의 행군에 지쳤던 고려인 동포들에게 홍범도 장군이 얼마나 큰 위안이었겠는가. 고려인들도 홍범도 장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묘식 이후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실은 운구 행렬은 홍범도 장군이 머물렀던 ‘홍범도 거리’, 수위로 근무하면서 말년을 보냈던 ‘고려극장’ 등을 들러 작별 인사를 건넸다. 다큐멘터리는 다음 날 열린 유해 봉환식과 국립대전현충원에서의 안장식까지 서거 7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의 봉환기를 그려냈다. 

류 PD는 “홍범도 장군은 포수에 불과했지만, 나라가 위기에 처하자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 끝까지 싸웠다. 투쟁 과정에서 가족을 다 잃었지만, 끝까지 동포들을 다독이며 독립 투쟁에 나섰던 장군의 이야기를 통해 정의에 대한 가치를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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