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제재 피한 MBC 도쿄올림픽 방송사고...야당 추천 방심위원 항의성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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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방송소위 9일 회의 열고 MBC에 행정지도 '권고'
MBC 관계자 징계 등 후속조치 고려...이상휘 위원, '권고' 결정되자 "받아들일 수 없다" 퇴장

지닌달 23일 MBC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 방송화면.
지닌달 23일 MBC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 방송화면.

[PD저널=김승혁 기자] 도쿄올림픽 참가국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은 MBC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이 법정제재를 피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9일 회의를 열어 MBC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이 방송심의 규정 ‘문화의 다양성 존중’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한 결과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앞서 MBC는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진을 넣고, 아이티 선수단 입장 시에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을 삽입하는 등 부적절한 자막과 이미지 사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MBC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중계방송으로 법정제재를 받은 바 있지만, 위원들은 도쿄올림픽 중계방송 논란 이후 MBC가 진상조사를 거쳐 관계자 징계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한 점을 감안해 다수의견으로 행정지도를 결정했다. MBC는 사고의 책임이 있는 스포츠국장과 담당 부장, 총괄PD에게 감봉 1개월~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방송심의소위원회 회의에 출석한 박준우 보도본부장은 “시청자들의 높아진 감수성 기준을 따라가지 못했다”고 사고 배경을 설명했다. 

박준우 보도본부장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으로 주의를 받은 적이 있었지만, 경각심이나 문제의식이 지속되지 못했고 2016년 리우올림픽 기준으로 올림픽을 준비한 잘못이 컸다”며 “10년간 겪은 MBC의 특수한 상황도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광복 위원장은 “지난 4년 동안 MBC 조직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송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MBC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라고 질책하면서 "지금이라도 지상파 책무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다수 위원들은 MBC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이 방송 심의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면서도 적극적인 후속조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정민영 위원은 “방송 내용을 보면 국가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선정적으로 다루려는 의도나 다른 국가들을 폄하하려는 목적으로 방송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당시 아나운서 말을 들어보면 ‘어려운 상황이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진지하게 언급했다”며 “다만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자막 사용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MBC의 후속조치는 나름대로 해당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인 것이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윤성옥 위원은 “국민은 (의식 수준이) 바뀌고 있는데 미디어는 여전히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하는 행태를 보여 이번 MBC 건이 크게 부각됐다고 본다”면서 “이번 제재가 다른 방송사들이 앞으로 소수 국가를 소개하지 말자는 제재로 받아들여질까 우려스럽다. MBC는 후속조치도 비교적 빠르게 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상휘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권고 의견을 낸 위원들에게 “가볍게 보시는 것 같다”고 이의를 제기하면서 “의도가 문제가 아니라 결과가 문제다. 사장이 왜 나와서 사과를 하고 관계자 문책을 먼저 했겠나. MBC는 사안의 중대성과 어떤 매를 맞아야하는지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법정제재 '경고'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 이상휘 위원은 다수결로 제재 수위가 결정되자 “받아들일 수 없다”고 퇴장했다. 또 다른 야당 추천 위원인 황성욱 위원은 이날 개인적인 사유로 회의에 불참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소위는 남성이 샤워하는 장면 등을 선정적으로 연출한 MBC <오!주인님>과 나경원 전 의원이 당대표 선거 출마를 주제로 노루발못뽑이(빠루)를 사용한 주체에 대해 허위사실을 전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MBN <아침&매일경제>에는 '의견 제시'를 결정했다.

위원들은 출연자가 장애인을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하고, 이를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희화화한 TV조선 <화요 청백전>에는 '의견 진술'을 결정하면서 장애인 단체 등 전문가 자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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