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의혹 유감 표명에 보수언론 "책임 떠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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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장동 의혹 유감 표명에 보수언론 "책임 떠넘기기"
이재명 "개발 이익 민간 독식 막으려고 했으나 역부족"
조선일보 "‘최고 설계자’인 이 지사, 유씨가 뇌물을 받는 동안 무엇을 했나 밝혀야"
  • 박수선 기자
  • 승인 2021.10.05 08:5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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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서울공약발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서울공약발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지만, 언론은 대체적으로 미흡하다는 반응이다.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 수사가 윗선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보수신문 중심으로 이 지사 책임론을 키우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4일 서울 지역 공약 발표회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구속과 관련해 “과거 지휘하던 직원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개발 이익의 민간 독식을 막으려고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제도적 한계와 국민의힘 방해 때문에 개발이익을 완전히 환수하지 못한 점은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윤 전 본부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한 뒤 처음 나온 이 지사의 입장 표명이었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이 ‘개발이익 환수’라는 사업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제가 설계한 내용은 개발 사업에서 성남시의 이익을 얼마만큼 확실하게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이냐는 것"이라며 "지분을 나누고 어떤 사람이 참여할지, 개발 이익을 설계한 것은 민간사업자들이 스스로 설계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보수신문은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 설계자였다"고 강조하면서 "억지 논리" "책임 떠넘기기"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5503억 원의 개발 이익을 환수한 것”이라는 이 지사의 입장에 대해 “공사와 시민들에게 돌아가야 될 정당한 개발이익이 민간사업자 화천대유 측에 부당하게 지급됐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라고 반박했다. 
 
사설에선 이 지사가 “한전 직원이 뇌물 받고 하면 대통령이 사퇴하느냐”고 반박한 것을 두고 “윤 씨는 성남시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공기업을 사실상 총괄하면서 막강한 실권을 휘둘렀던 인물이다. 이 지사와 유 씨는 10년이 넘는 오랜기간 동안 이러저런 인연으로 얽혀온 사이”라며 “어떻게 수많은 공기업 중 한 곳인 한전의 직원과 국정 전반을 책임지는 대통령과의 관계에 비교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굳이 ‘정치인 중 한 사람’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직접적인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로밖에 읽히지 않는다. 성남시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지휘감독 책임은 성남시장에게 있다”고 강조하면서 “대장동 설계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시장 재임 당시 이 지사가 몰랐는지도 의문이지만, 설령 몰랐다고 해도 유감 표명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10월 5일자 5면.
중앙일보 10월 5일자 5면.

<중앙일보>는 5면 <유동규에 적용된 배임 혐의, 이재명에게도 불똥 튀나>에서 “일각에선 유 전 본부장의 혐의를 밝히는 과정에서 이재명 지사에게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며 “법조계는 유 전 본부장의 구체적 배임 행위에 이 시장의 관여 및 결재 여부가 배임 혐의 공범으로 처벌받을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이 윗선인 성남시에 보고도 하지 않고 화천대유에 막대한 이익을 보장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그만큼 손실을 보는 이익 구조를 최종 결정했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배임죄에 대해서 법원은 업무 위배 행위를 매우 폭넓게 보고 있다”는 익명 법조인의 의견을 덧붙였다. 

<조선일보>도 “떠넘기기와 꼬리 자르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대장동 사업의 ‘최고 설계자’인 이 지사는 유씨가 민간업자에게 수천억 원 이익을 주고 뇌물을 받는 동안 무엇을 했는지 소상히 밝힐 의무가 있다”며 “말장난 같은 논점 흐리기로 눈앞의 위기만 모면하려 한다면 국민의 의심과 분노만 커진다. 돈 한푼 받은 게 없다는 논리로 피해 나갈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이재명 지사의 “진솔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재명 지사가 그동안 대장동 공영개발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직접 관여했다고 밝혀온 점에서 이 지사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고 전망하면서 “이 지사가 유 전 본부장과의 관계뿐 아니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왜 관리가 안 됐는지 등에 대해 더 진솔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게 유력 대선 주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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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2e1 2021-10-05 11:34:56
이낙연 후보를 비롯한 세력과 국민의 힘의 정치 공작이 비상식적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이재명후보로 정권 교체하여 부패 척결해야 되겠습니다.

ㅇㅇ 2021-10-05 10:02:43
애써서 감싸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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