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스핀오프 예능, 방송사 경계도 허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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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슬기로운 산촌생활' 드라마 스핀오프 예능 눈길
SBS '펜트하우스' 빌런 3인방 내세운 tvN '해치지 않아'
“드라마 스핀오프 예능 확대되겠지만, 저작권·상도덕 차원 문제 생길 수 있어”

'펜트하우스' 빌런 3인방의 본캐 찾기 프로젝트를 표방한 tvN '해치지 않아'
'펜트하우스' 빌런 3인방의 본캐 찾기 프로젝트를 표방한 tvN '해치지 않아'

[PD저널=장세인 기자] 스핀오프의 예능이 봇물을 이루면서 장르와 방송사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스핀오프 예능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자사 인기 예능을 변주해 파생 프로그램을 내놓는 방식에서 벗어나 드라마의 극중 인물의 캐릭터를 살려 스핀오프 예능을 제작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tvN이 최근 선보인 <슬기로운 산촌생활> <해치지 않아>는 각각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99즈’, SBS <펜트하우스>의 '빌런 3인방'이 주인공이다. 

<슬기로운 산촌생활> 포맷은 tvN 대표 예능 시리즈 <삼시세끼>를 따르고 있지만, 제목과 출연진을 보면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에 가깝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드라마 종영의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다는 점에서 ‘팬 서비스’의 성격도 있다. <슬기로운 산촌생활>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어 방송사 입장에서도 ‘가성비'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방송에서 새로운 스토리나 볼거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시청의 경험과 드라마를 보고 난 뒤의 여운을 다시 확장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앞으로 드라마와 접목한 스핀오프 예능 제작이 계속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해치지 않아>는 타 방송사에서 방송한 드라마의 스핀오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해치지 않아>는 <펜트하우스>에서 호연을 보여준 엄기준, 봉태규, 윤종훈이 폐가에서 살며 ‘본캐’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제작진은 “엄기준 씨가 절친한 윤종훈‧봉태규 씨와 함께 편한 모습으로 즐길 수 있는 예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펜트하우스> 팬들도 예능으로 돌아온 ‘빌런 3인방’을 반겼다.  

온라인에는 “팬들이 뭘 좋아하는지 기가 막히게 알아챈 프로그램”, “1년 반 동안 같이 하고는 다 같이 모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라도 보니까 좋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1년 동안 킬러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던 <펜트하우스>의 스핀오프 예능을 바라보는 SBS의 분위기는 복잡 미묘하다.  

“<펜트하우스>의 영향력이 컸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도 나왔을 것이라고 본다”는 의견과 함께 “드라마 캐릭터를 그대로 이용하는 만큼 작가나 방송사에 양해를 구하는 게 맞는데, 이런 절차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갈수록 원천 IP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방송사의 경계를 넘는 스핀오프 예능이 분란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기를 끈 경쟁사 프로그램의 출연자를 일회성으로 섭외하는 차원이 아니기 때문에 ‘포맷 베끼기’로 종종 발생하는 방송사 간 갈등이나 소송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인기 드라마의 스핀오프는 앞으로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따라 판권이나 저작권의 이슈가 생길 수 있다. 인기 영화의 굿즈나 캐릭터 상품도 예전에는 저작권 개념이 덜해 누구나 만들어 팔았지만 일반화되고 시장이 커지니 달라졌다”며 “법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상도덕 차원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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