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흥행 공식 가져온 방송사들, 성패는 한 끗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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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흥행 공식 가져온 방송사들, 성패는 한 끗 차이
검증된 생존 서바이벌 장르 가져왔지만, '강철부대'만 화제몰이 성공
  • 김승혁 기자
  • 승인 2021.11.18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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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방송을 시작한 MBC '피의 게임' ⓒMBC
지난 1일 방송을 시작한 MBC '피의 게임' ⓒMBC

[PD저널=김승혁 기자] 방송사들이 유튜브 콘텐츠 트랜드를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큰 성공을 거둔 생존 서바이벌 장르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는데, 성패는 엇갈린다. 

웹예능 <가짜사나이>가 신드롬을 일으킨 뒤 채널A가 발빠르게 내놓은 <강철부대>는 화제성과 시청률을 모두 잡았다. 채널A 예능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강철부대>는 시즌2 제작을 확정 짓고, 출연자를 모집 중이다. 

오는 19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SBS <더 솔져스>도 ‘세계최초 특수요원 국가대표 선발대회’를 표방하면서 생존 서바이벌 붐에 가세했다.

지난 1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MBC <피의 게임>은 유튜버와 손잡고 기획·제작한 프로그램이다. 유튜브 서바이벌 예능 <머니게임>을 연출한 유튜버 진용진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기대감을 높였고, 실제 출연자들은 <머니게임>과 비슷한 규칙 속에서 게임에 참여한다. 

<피의 게임>을 연출하고 있는 현정완 PD는 “유튜브는 TV와 다르게 무엇이든 과감하게 시도해보면서 시청자 니즈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방송사 입장에선 위험 부담 없이 해당 콘텐츠의 흥행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며 “방송사는 어떤 장르와 소재가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있는지를 판단하고, 방송사 재원을 투입해 발전된 프로그램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최신 트랜드를 가장 빨리 만나볼 수 있는 유튜브 콘텐츠를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브스뉴스>와 <문명특급>를 총괄하는 하현종 SBS 디지털뉴스랩 크리에이티브 대표는 “몇 년 전만 해도 방송사 내부에선 인기 유튜브 채널을 봐도 넘기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등 구성원의 정서적인 변화가 생겼다”며 “지난해 <문명특급> TV판을 편성할 당시 유튜브 콘텐츠를 왜 굳이 TV로 송출하냐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컴눈명> 특집은 바로 편성을 받을 수 있었다. <문명특급>이라는 전례가 작용했겠지만, 그 사이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진 탓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는 19일 방송하는 SBS '더 솔져스' ⓒSBS
오는 19일 방송하는 SBS '더 솔져스' ⓒSBS

하지만 생존 게임 장르에 치우친 경향을 보이고 있어, 유튜브 콘텐츠 유행에 편승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오공훈 대중문화평론가는 “방송사의 제작규모나 역량은 유튜브보다 뛰어나지만, 현재 유행하는 포맷에 무작정 편승하거나 표절 시비 문제에 부딪히는 문제가 여전히 종종 있다”며 “기존 방송국의 우수한 인력이 유튜브와 OTT로 옮겨가거나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떨어지는 방송사 구조의 영향도 있을텐데, 방송사 고유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 흥행 공식이 방송사 프로그램에는 그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교훈도 얻었다. '재난 생존 프로젝트' tvN <나는 살아있다>는 2%대로 막을 내렸고, <피의 게임>도 1%대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정완 PD는 “유튜브 스타가 방송에 나온다고 해서 시청률이 급격하게 오르진 않는다"며 "방송사가 유튜브를 좇는 경향과 관련해 현장 PD들 사이에서도 무엇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많이 갈린다. 유튜브 콘텐츠를 어떻게 대중적으로 풀어낼 것인가에 대한 방송사의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지상파 PD도 "현재 방송가는 다른 플랫폼에서 성공한 콘텐츠를 기존 미디어로 가져왔을 때 흥행하지 못 할 수도 있다는 걸 깨닫는 과정에 있다"며 "<강철부대>가 <가짜사나이>를 따라했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더 정체성 뚜렷한 프로그램을 만든 것처럼 방송사들은 자신들이 시청자들에게 잘 소구할 수 있는 '오리지널리티'를 찾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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