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적 논쟁만 부추긴 인천 흉기난동 사건 ‘여경 무용론’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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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적 논쟁만 부추긴 인천 흉기난동 사건 ‘여경 무용론’ 보도
언론, 경찰 부실 대응 본질 벗어난 '여경 혐오' 목소리 키우는 데 집중
"'대림동 사건' 학습 덜 된 탓...현장 매뉴얼 개선 등에 집중해야"
  • 김승혁 기자
  • 승인 2021.11.23 18:42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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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흉기난동 사건을 두고 다수 언론은 '여경'을 부각했다.
인천 흉기난동 사건을 두고 다수 언론은 '여경'을 부각했다.

[PD저널=김승혁 기자] 경찰 부실 대응 논란이 일고 있는 인천 흉기난동 사건을 두고 언론이 '여경 혐오론'을 재점화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현장에 있던 여성 순경이 경력 1년 미만의 '시보'라는 사실이 첫 보도 5일 만에 나올 정도로 언론은 '여경 혐오' 목소리를 퍼나르는 데 집중했다. 

인천의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일어난 흉기난동 사건은 현장에 있던 경찰이 가해를 제압하지 않았다는 게 드러나면서 경찰 부실 대응 논란으로 번졌다. 

지난 17일 논란을 처음으로 다룬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보도는 '경찰 현장 이탈'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후 현장에 나갔던 경찰 중 순경의 성별을 부각한 인용 보도가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이날 SBS 보도를 인용한 <층간소음에 흉기 휘두른 남성, 출동한 여경은 현장 벗어났다>에서 “조카의 비명을 듣고 올라가는데 여경이 허겁지겁 내려가는 걸 마주쳤다”는 피해자 가족의 진술에 주목해 제목을 붙였다. 

<층간소음에 흉기 휘둘렀는데.. "여경, 제압 안하고 나가">(파이낸셜뉴스), <“흉기 휘두르는데 경찰 이탈”…또다시 불거진 ‘여경무용론’[이슈픽]>(서울신문),<흉기 난동 중 현장 떠난 여경 논란…인천경찰, 공식 사과>(한국경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지난 1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한 이용자가 여경의 대응을 지적하는 게시물을 올리자, ‘여경 무용론’ 보도는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게시물엔 “현장에서 수년간 별 일 다 겪어본 일선 경찰들이 여경이랑 신고 나가는 걸 싫어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고, 여기에 동조하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여경 뽑을수록 피해 보는 건 국민" 커뮤니티서 누리꾼 와글와글>(파이낸셜뉴스), <"여경 뽑을수록 피해보는 건 국민들"…또 여경무용론 제기>(국민일보), <또 나온 '여경 무용론'…"흉기 휘두르는데 사라진 경찰">(쿠키뉴스) 등 다수 매체는 이런 주장을 받아쓰면서 논란을 재생산했다.  

일부 매체는 <경찰 도망 논란, 양평에서도 있었다?…영상 속 모습 보니>(한국경제, 11월 22일) <'양평 흉기 난동 사건' 진압 당시에도 대응 적절성 논란>(MBN, 11월 22일) 등 지난 2일 발생했던 양평 흉기난동 사건을 재소환해 어뷰징성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SBS 23일 '나이트라인' 보도
SBS 23일 '나이트라인' 보도 화면 갈무리

하지만 흉기난동 사건 현장에 출동했던 남성 경위도 부적절한 대응을 한 것으로 알려져 언론이 '여경 혐오'를 부추기는 선택적 비판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장에 나간 여성 순경이 임용된 지 1년이 안 된 시보라는 사실을 언론이 빨리 파악했다면 소모적인 '여경 무용론' 대신 경찰 교육 시스템 등 본질적인 문제에 취재력을 모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성 무용론’이 확산하자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경찰의 대응을 질책하면서 "이는 남경과 여경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기본 자세와 관련한 사안"이라고 본질을 짚었다. 

뒤늦게 언론도 '여경 혐오론'을 경계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22일 사설 <무장 경관이 범죄 현장에서 도망, 이런 경찰 왜 필요한가> 사설을 통해 “이 경찰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경 자질’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는 본질이 아니”라고 지적했고, <중앙일보>도 같은 날 사설에서 “이번 사안은 결코 젠더 문제가 아니다. 여성이건, 남성이건 경찰관이라면 응당해야 했을 기본 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게 근본적 원인”이라고 했다. 

조선희 민주언론시민연합 미디어교육팀장은 "지난 2019년 남녀 갈등 프레임을 씌워 비판을 받았던 '대림동 사건'의 학습이 안 된 탓"이라며 "경찰을 지탄하거나 커뮤니티 소식을 긁어오는 보도를 할 게 아니라 현장 지침이 어떤 방향으로 보완되어야 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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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c 2021-11-24 09:25:22
그래서 피해자 안데리고 지 혼자 소리처지르며 빤스런한건 되고?

킹주왕론짱민연합 2021-11-23 22:05:22
여경의 무능력함이 현재 지탄받고 있는 경찰조직의 문제점 그 본질같은데요!! ㅋㅋ

피디저널이뭐임 2021-11-23 21:40:54
피디저널이 뭐하는곳임?

이승건 2021-11-23 20:57:18
승혁아 좀
엄마가 4년제 보내서 이런거 쓰라고 보내주셨니?

디카프리오 2021-11-23 20:33:58
승혁아 개소리좀 싸지르지마라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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